가을야구 출정식에 야유라니…'미라클' 외친 국민타자, 뜻밖의 차가운 팬심 대면 [잠실스케치]

김영록 2023. 10. 17.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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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타자'의 뒷모습이 조금은 쓸쓸하게 느껴졌다.

천하의 이승엽도 7년 연속 한국시리즈의 '미라클'을 경험한 두산 팬들 앞에선 부임 1년차 '초보 사령탑'일 뿐이었다.

다만 이 감독을 향한 두산 팬덤 일각의 시선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두산은 와일드카드 1차전 선발로 곽빈이 준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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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정규리그 홈 최종전을 치른 두산 이승엽 감독이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10.16/

[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국민타자'의 뒷모습이 조금은 쓸쓸하게 느껴졌다.

천하의 이승엽도 7년 연속 한국시리즈의 '미라클'을 경험한 두산 팬들 앞에선 부임 1년차 '초보 사령탑'일 뿐이었다.

16일 잠실구장. 두산 베어스의 올해 정규시즌 마지막 홈경기였다.

가을야구는 확정지었지만, 마지막까지 치열한 순위싸움이 이어졌다. 두산은 이날 SSG 랜더스에 2대3으로 석패, 17일 인천 원정 최종전과 무관하게 5위가 됐다. 오는 19일 와일드카드 1차전을 시작으로 가을야구에 돌입한다.

패배라는 결과 못지 않게 과정도 아쉬운 경기였다. 팀의 핵심인 양의지와 허경민이 경기 도중 타구에 맞아 고통을 겪기도 했다.

2023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포수 양의지가 타구에 맞은 뒤 통증을 참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10.16/
2023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7회초 2사 1,2루 SSG 에레디아의 강습 타구에 얼굴을 맞은 두산 3루수 허경민이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10.16/

경기 전 만난 이승엽 두산 감독의 표정은 보기 드물게 어두웠다. 전날 LG 트윈스전 패배의 아쉬움이 남은듯 했다.

그는 "142경기를 치르면서 아쉬웠던 부분이 많다. 미숙한 점도 있었고, 선수들과의 융화나 경기를 풀어나가는 과정 등 내가 부족했다. 내가 좀 더 똘똘했다면 지금보단 높은 순위에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 속에 부임 첫해를 돌아봤다.

이어 "1년 차니까 당연히 부족한 점이 있고, 올 한해 많은 경험을 쌓았다. 우선 올시즌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내년엔 더 좋은 지도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선수들에겐 "두산 하면 미라클 아닌가. 선수들 가슴속에 새겨져 있을 것"이라는 신뢰도 표했다.

경기 후 두산 구단은 팬들 앞에서 출정식을 가졌다.

시즌 전만 해도 지난해 9위에 그친 두산을 5강 후보로 뽑는 관계자는 많지 않았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이끌었던 김태형 전 감독이 떠났다. 양의지가 돌아오긴 했지만, 베테랑이 많은 만큼 평균 연령도 높아졌다. 전력누수도 적지 않았다.

2023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정규리그 홈 최종전을 치른 두산 선수단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10.16/

코칭스태프 경험이라곤 '최강야구' 뿐인 이승엽 감독이었다.

부임 직후 선수단과 한명한명 면담을 가지며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때론 과감한 승부수도 던졌다. 그 결과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다.

평일임에도 잠실에 1만5850명의 야구팬들이 집결했다. 그만큼 많은 관심이 집중된 경기였고, 경기 후 예정된 출정식 역시 팬들의 이 같은 현장 관람을 부른 요인이었다.

다만 이 감독을 향한 두산 팬덤 일각의 시선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이날 전광판을 통해 방송된 두산의 2023시즌 결산 영상. 이 감독의 취임식 모습이 나오자 환호와 박수 대신 야유를 던지는 팬들도 일부 눈에 띄었다.

김재환 조수행 김재호 등 베테랑에 치우친 선수 운용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정철원을 비롯, 김명신 홍건희 등 불펜진의 피로도도 상당하다. '국민타자'에게 기대했던 화끈함 대신 번트 위주의 스몰 볼 팀 컬러도 불만 대상이다.

2023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정규리그 홈 최종전을 치른 두산 선수단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10.16/

KBO리그 토종 감독 초유의 11연승을 기록하며 2위를 노리기도 했다.

하지만, 연승 과정에서 쌓인 무리로 인해 곧바로 연패에 빠져들곤 했다. 안재석 김대한 양찬열 김민혁 이유찬 등 젊은 야수들 중 라인업에 제대로 자리잡은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두산은 와일드카드 1차전 선발로 곽빈이 준비중이다. 브랜든 역시 올시즌 기세가 좋다. SSG 랜더스와 NC 다이노스는 마지막까지 총력전이다. 오히려 두산이 한걸음 우위에 선 모양새.

올해 이 감독이 보여준 모습은 선수들과 세리머니를 함께 하는 등 '뜨거운 남자'의 면모에 가까웠다. 이제 차가운 승부사로 변신할 시간이다.

잠실=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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