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서 불붙은 HD현대중공업 페널티 논란..."방산 경쟁력 약화"

김태환 2023. 10. 17. 11:2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방위사업청 신형 호위함 사업서 벌점 페널티로 탈락
특수선 사업 존립 위기…한화오션 독점 문제 제기

HD현대중공업이 공개한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 모형. KDDX 개념설계 당시 HD현대중공업 직원이 한화오션의 설계도를 불법촬영, 공유해 실형을 받는 사건 이후 방위사업청의 벌점 페널티를 받게 됐다. 이로 인해, 지난 7월 울산급 Batch-Ⅲ 5, 6번함 우선협상대상자에서 HD현대중공업은 기술 평가에 앞섰음에도 벌점을 받아 한화오션이 선정됐다. /김태환 기자

[더팩트 | 김태환 기자] 방위사업청의 신형 호위함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HD현대중공업이 '설계도 유출' 문제로 페널티를 받아 한화오션이 선정된 것과 관련해 국회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과한 감점 규정으로 HD현대중공업의 특수선 사업이 어려워지면, 특정 기업이 관련 시장을 독점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조선업계와 국회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방사청의 과도한 벌점 페널티로 불이익을 받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날인 16일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방위사업청 국정감사에서 신형 호위함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HD현대중공업의 벌점과 관련해 "주요 탑재 장비에 대한 기술적 우위를 확보한 한화오션이 경쟁입찰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다른 경쟁업체들은 배제되어 함정 분야의 복수 방산업체의 구조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방사청은 지난 7월 울산급 Batch-Ⅲ 5, 6번함 건조 사업제안서 평가를 하고, 기술평가 점수와는 상관없는 보안사고 감점을 HD현대중공업에 적용, 0.1422차이로 한화오션이 수주하게 됐다.

HD현대중공업은 과거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 사업 관련 개념설계 등 군사기밀을 촬영해 사내 공유한 회사 직원이 2020년 9월 기소됐고, 지난해 11월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에 따라 방사청은 이번 경쟁입찰의 무기체계 제안서 평가에서 1.8점의 보안 감점을 적용했으며, 향후 3년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HD현대중공업 측의 주장으로는 지난 2019년 국무총리실의 기업 현장 애로 개선 과제로 보안 감점 비중을 축소하고 기간을 완화했음에도, 2020년 방사청은 HD현대 직원 기소 직후 감 범위를 오히려 최대 -1.5점으로 늘렸다. 이후 2021년에는 '인원 감점' 항목을 추가해 문제를 일으킨 인원 1인당 -0.1점을 추가했고, 2021년 말에는 형 확정 1년까지였던 감점기간을 3년으로 확대하고, 배점도 최대 -2점으로 늘렸다.

이 의원은 "함정 무기체계 연구개발 업체선정시 대부분 1점 미만에서 수주가 결정된다"면서 "잠수함을 제외한 함정에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HD현대중공업을 배제하기 위해 강화한 조치이며, 업체가 3년간 수주 배제가 된다면 군수 분야는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어 폐업까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도 방사청과의 질의에서 벌점 규정 개선을 촉구했다.

배 의원은 "HD현대중공업은 그 동안 받지 않았던 감점을 앞으로 받게돼 입찰경쟁에 제한이 생기고 한화오션은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면서 "정부정책에 따라서 기업의 운명이 왔다갔다하는 상황이기에, 앞으로 방사청이 철저한 자기 원칙을 갖고 중심을 갖고 일관성있고 지속적으로 밀고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방사청은 HD현대중공업을 특정해 벌점 규정을 수정하지 않았으며, 군사기밀보호법을 어긴 업체에 대해선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엄동환 방위산업청장은 "방사청이 업체에 유불리에 따라서 감점을 수정하거나 조정하거나 확대하지는 않았다"면서 "군사기밀보호법은 엄중히 지켜야된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고, 업체가 군사기밀보호법을 위반함에도 불구하고 기술적인 우위에 있다고 해서 그 업체가 선정되는 것 또한 저희는 배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독점 논란과 관련해 조선업계는 과한 해석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수상함 부문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독과점 지위를 가지고 있으며, 해군 호위함 사업도 1·2번함은 HD현대중공업, 3·4번함은 SK오션플랜트가 선정됐다. 5·6번함이 한화오션이 된 것과 관련해 HD현대중공업이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이 감점을 적용받더라도 SK오션플랜트, HJ중공업, 강남 등 다수의 조선사가 존재한다"면서 "이미 현대중공업 독과점 업체의 지위에 있어 오션의 독점이 우려가 된다는 것은 터무니 없는 주장이다"고 지적했다.

국회에서도 HD현대중공업이 KDDX 개념설계 당시 설계도를 유출하고 군사기밀보호법을 위반한 것이 명백하기에 페널티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안규백 민주당 의원은 방사청 국정감사 질의를 통해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에서 나스 서버 통해 은닉하고 따로 분리 저장도 했으며, 불법 취득한 군사 기밀이 총 12건이다"면서 "철저히 조사하고 전반적인 보안감사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지적했다.

kimthin@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Copyright © 더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