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육상 천재 조엘진의 아픔과 부담…그림 그리며 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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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를 망라하고 '신동'(神童)이라고 평가받은 이들이 성장을 멈추고 평범한 인생을 사는 경우는 흔하다.
한국 육상 단거리 기대주 나마디 조엘진(17·김포제일공고)도 천재라고 평가받는 선수다.
조엘진은 다소 늦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육상에 입문했으나 최근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한국 육상계를 흔들고 있다.
조엘진이 느끼는 부담감과 스트레스는 다른 '천재 선수'들이 받은 수준보다 훨씬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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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학원 다닌 적 없지만…그림 그리며 마음 잡았다"
(목포=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분야를 망라하고 '신동'(神童)이라고 평가받은 이들이 성장을 멈추고 평범한 인생을 사는 경우는 흔하다.
특히 스포츠계가 그렇다. 매년 수많은 '천재'들은 주변의 지나친 기대감과 관심을 이겨내지 못하고 스스로 날개를 꺾곤 한다.
지금도 많은 유망주는 꽃을 피우지 못하고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있다.
한국 육상 단거리 기대주 나마디 조엘진(17·김포제일공고)도 천재라고 평가받는 선수다.
조엘진은 다소 늦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육상에 입문했으나 최근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한국 육상계를 흔들고 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평범한 선수였던 조엘진은 지난 8월 10초36의 남자 고등부 100m 신기록을 세우며 주변을 깜짝 놀라게 했다.
최근 전남 목포종합경기장에서 열린 제104회 전남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 육상 남자 고등부 100m(10초47)와 200m(21초04)에서는 경쟁선수들을 멀찌감치 따돌리며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특히 200에선 대회 신기록을 세웠다.
조엘진이 관심을 받는 건 비단 실력 때문만은 아니다.
한국인 어머니와 나이지리아 출신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조엘진은 눈에 띄는 외형과 서구적인 이름으로 대중의 눈길을 끈다.
한국에서 나고 자란 조엘진은 또래 친구들과 다른 게 없지만, 주변의 시선 탓에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조엘진이 느끼는 부담감과 스트레스는 다른 '천재 선수'들이 받은 수준보다 훨씬 크다.
지난 16일 목포종합경기장에서 만난 조엘진은 여론 노출과 관련한 질문에 "솔직히 말씀드리기가 어렵다"라며 조심스러워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엘진은 주변의 지나친 기대와 관심, 시선을 본인 스스로 잘 이겨내고 있다.
기록과 숫자, 경기력에만 매몰되지 않기 위해 다양한 취미 활동을 하며 멘털을 관리한다.
조엘진은 "평소 기타를 치거나 그림을 그리며 스트레스를 푼다"라며 "예능 활동이 즐겁고 재밌다"고 말했다.
조엘진의 그림 실력은 수준급이다. 입시 준비를 하는 미술 전공 학생들 못지않다.
그는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라며 "미술 학원에 다닌 적은 없지만 계속 그림을 그리다 보니 실력이 늘었다"고 말했다.
그림은 조엘진이 압박감에서 벗어나는 탈출구다. 그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내가 좋아하는 우사인 볼트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그리면서 마음을 잡았다"라며 "매번 중요한 대회를 앞둘 때마다 부담감을 느끼지만 스스로 잘 이겨내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건강한 취미생활로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고 있는 조엘진은 "앞으로 잘 성장하겠다"라고 의젓하게 말했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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