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손홍석 교수팀, 막걸리 속 유산균 존재 확인
시판 생막걸리 100여종 분석해 충분한 수의 유산균 확인
손홍석 고려대학교 발효식품학연구실 교수 연구팀이 시중에 판매되는 100여종의 생막걸리를 분석한 결과 한 병의 막걸리 속에는 유익한 유산균이 충분히 존재한다는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우리 전통 발효주인 막걸리에 유산균이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통계적으로 그 수와 종을 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한국막걸리협회는 2022년부터 고려대학교와 막걸리산업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매년 5000만원의 연구비를 지원해 왔다. 고려대 연구팀은 이 사업으로 막걸리에 함유된 유산균과 건강 및 피부미용과의 상관관계 등을 연구해 왔다.
연구팀은 막걸리 속에 유산균이 얼마나 많이 존재하는지, 어떤 종의 유산균이 포함돼 있는지 정확히 밝히기 위해 차세대염기서열 분석을 했다. 또 지속적인 발효가 일어나는 막걸리의 특성을 고려해 저온에서 보관하며 시간 경과에 따른 유산균의 변화 및 유산균이 막걸리의 품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생막걸리에 존재하는 평균 유산균 수는 약 5.6 log CFU/mL이었으며(최대 8.95 log CFU/mL). 30일 냉장보관 후에도 유산균 수는 거의 변화하지 않았다. 또 막걸리에서 총 10속, 25종의 유산균이 검출됐다. 가장 높은 비율로 존재하는 유산균 속은 락토바실루스로 평균 32.6%의 비율로 포함돼 있었다. 막걸리에서 검출된 유산균 중 프로바이오틱스 균주 및 그 특성을 갖는다고 보고된 종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 것도 확인했다. 제조일로부터 30일 동안 저온(4도)에서 보관한 막걸리의 유산균 수는 평균 5.4 log CFU/mL 이상이었다. 이는 막걸리 한 병(750 mL)을 마실 경우 1억~10억 마리 이상의 유산균을 섭취함을 뜻한다. 프로바이오틱스의 한국인 1일 섭취 권장량이 1억~100억 마리인 것을 고려하면 막걸리 1병에 충분한 양의 유산균이 포함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손 교수는 “막걸리 속 유산균을 제어하는 기술을 통해 막걸리 품질의 다양화를 시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전문학술지인 푸드 케미스트리 X저널2023에 게재됐다.
남도희 한국막걸리협회 사무국장은 “이번 연구결과로 막걸리의 효능과 품질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초연구가 결실을 보고 있는 것 같다"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인 지원으로 막걸리의 우수성을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연구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병태 기자 pian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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