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에 무시당하고 이집트에 한 소리 들은 美 외교
빈 살만 왕세자, 접견 전 몇시간 동안 기다리게 해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고통 강의
폴리티코 “미국의 중동 영향력 줄어들어 발생한 일”
16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이날 사우다아라비아에 도착한 블링컨 장관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만나기 위해 몇 시간 동안 기다려야 했다. 빈 살만 왕세자가 미국 주요 인사들을 접견하기 전 기다리게 한 적은 기존에도 자주 있었지만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라는 긴급 상황이 벌어진 와중에도 블링컨 장관을 기다리게 만든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라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블링컨 장관은 사우디 측에서 원하는 답변도 듣지 못했다. 사우디 측 회의록에 따르면 빈 살만 왕세자는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지상군 투입 작전에 대해 “무고한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갈 군사 작전”이라고 비판하고 이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의 중재로 추진 중이었던 이스라엘과의 국교 정상화 협상도 중단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사우디, 미국과 대립각을 세워온 이란과도 최근 외교관계를 복원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후 며칠 뒤에는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대화를 나눴다.
이집트에서는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에게 이스라엘 점령하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겪은 고통에 대한 일장 강의를 들어야 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이스라엘에서 발생한 일들이 매우 지나쳤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는 팔레스타인이 해결책을 찾을 희망이 없었던 지난 40년간의 누적된 분노와 증오의 결과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집트에서는 유대인들이 박해받은 적이 없다는 거짓 주장까지 펼쳤다.
폴리티코는 “블링컨 장관은 사우디 왕세자에게 거의 유령 취급을 당했고 이집트 통치자에게는 기이한 역사 강의를 받았다”며 “아랍 지도자들에게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잔혹한 공격을 비난하거나, 이스라엘의 군사적 대응을 지지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게 할 수도 없었다”고 전해다.
이같은 상황은 미국이 러시아, 중국과 영향력 다툼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힘을 잃어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특히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분명한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는 것이 중동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에서 가장 큰 장벽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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