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를 흔든 두번의 ‘11구 승부’···KIA로 흐름 돌린 김선빈의 4타석 ‘34구’
야구 경기의 승부처는, 때로는 찐빵이나 만두 같다. 표면에서부터 조금씩 열어보다 보면 맛의 결정체인 ‘소’에 이른다. 드러난 모양으로는 그 속을 쉽게 알아보기 어려울 때도 있다.
지난 16일 광주 NC-KIA전의 드러난 하이라이트는 8회였다. KIA는 0-2로 끌려가던 8회말 1사 1·3루에서 고종욱의 2루타로 동점을 만든 뒤 김선빈과 이우성의 적시타로 4-2로 전세를 뒤집었다. KIA 타선이 경기 후반 집중력을 보이며 최근 약세이던 NC 불펜을 단번에 무너뜨린 것이 이날 경기 최대 승부처였다.
경기를 한 꺼풀 더 벗겨보면, NC 외국인 에이스 에릭 페디가 6회 2사 후 고종욱의 직선타구에 오른 팔뚝을 맞고 계획보다 서둘러 내려온 것이 경기 중후반 흐름에 크게 작용했다. 여기서 조금 더 들어가면 KIA 김선빈이 이날 4차례 타석에 들어서며 두번의 타석에서 11구 승부를 벌인 것이 ‘나비효과’를 만들었다.
김선빈은 3안타 1타점을 올린 가운데 4타석에서 상대 투수들이 도합 34구를 던지도록 했다. 3번타자로 나온 김선빈은 1회 첫 만남에서 페디와 7구 승부를 벌인 뒤 4회에는 11구 승부를 벌였다. 4회 2번째 타석에선 11구째에 페디 글러브를 맞고 옆으로 흐르는 투수 앞 내야안타를 만들었는데, 페디가 급하게 공을 잡아 1루 송구 실책까지 하는 장면까지 이어져 상대 에이스에 2중, 3중으로 충격을 입혔다.
김선빈은 6회 페디가 타구에 맞아 급하게 교체된 뒤 올라온 NC 좌완 김영규의 첫 상대 타자로 타석에서 들어서도 11구 승부를 벌였다. 다시 투수 앞 내야안타로 진루하면서 흐름을 끌고 갔는데 그 여파로 김영규는 다음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까지 상대하며 아웃카운트 1개를 잡는 동안 15구를 던졌다.
NC의 불펜 운영 계획이 틀어진 지점이 바로 이때일 수 있다. NC는 7회 새로운 이닝을 맞으며 최근 불펜에서 가장 믿을 만한 카드인 류진욱을 올려 2-0 리드를 지켰지만, 임정호와 김시훈이 등판한 8회 불펜이 무너지며 경기를 놓쳤다.
NC의 이날 경기는 불펜진 투입을 최소화하는 싸움이기도 했다. ‘20승 투수’인 에이스 페디가 등판하는 경기이기도 했지만, 최근 불펜진의 약세가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NC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김영규를 내보내는 등 불펜 유출이 이어진 10월 들어 5승8패로 부진한 가운데 불펜 평균자책이 6.04로 바닥이었다. 전체 시즌 불펜 자책이 3.82(2위)로 상위권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치명적 수치가 됐다. 이날 경기도 결국에는 불펜 싸움에서 승부가 기울어졌다. 불펜싸움으로 승부처를 끌고 간 게 바로 김선빈이었다. 8회에도 5구 승부 끝에 적시타를 쳐낸 김선빈의 긴 싸움이 숨은 분기점이 됐다.
상대 투수의 공을 많이 던지도록 하는 것 자체가 재능이다. 사실, 김선빈은 시즌 전체로는 타석당 투구수 3.71개로 전체 40위권으로 리그 평균(3.91개) 수준이다. 올시즌 타석당 투구수가 가장 많은 선수는 4.26개의 최주환(SSG)과 정은원(한화)이다. 그 뒤로는 두산 정수빈(4.21개)과 KT 김상수(4.20개)가 뒤를 잇는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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