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한방에 1300만원’...통증보다 더 고통스러운 고가 치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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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약값 때문에 이민까지 고민할 만큼 희귀병 환자와 가족이 고통받고 있다.
키너렛주는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공급돼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고, 1일 1회 환자 체중에 맞춰진 용량을 정해진 시간에 주사해야 한다.
CAPS 투병 중인 아내를 둔 B씨는 "한 여자의 남편으로, 한 아이의 아빠로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함에 많이 울었다"며 "환자와 보호자의 힘으로는 감내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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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 미적용...제조사 “등재신청”
환자·가족 “약값부담 이민 생각도”
“일본으로 이민까지 고려하는 부모도 있어요.”(환자 부모 A씨)
비싼 약값 때문에 이민까지 고민할 만큼 희귀병 환자와 가족이 고통받고 있다. 그 중 하나가 희귀병 중에서도 극희귀병으로 불리는 ‘크라이오피린 연관 주기 (발열) 증후군(CAPS)’이다.
이 병은 국내에서 약 50명이 투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적으로도 36만~100만명 중 1명이 발병하는 희귀병이다.
문제는 치료제가 있어도 너무 비싸다는 데에 있다.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의 치료제 일라리스주(사진)는 주사 1회 가격이 1300만원에 달한다. 연간 1억원 이상이 필요하다. 건강보험 적용에 사활을 걸고 있는 환자와 가족들이다.
1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CAPS는 가족성 한랭 자가염증증후군(FCAS), 머클-웰 증후군(MWS), 신생아 발생 다기관 염증질환(NOMID), 만성 영아 신경 피부 관절 증후군(CINCA) 등으로 나뉜다.
CAPS는 발열, 발진, 결막염 등 경증부터 청력 장애, 무균성 뇌수막염, 만성적인 신경유두부종 등 중증에 이르는 병이다. 대표적인 치료제로는 키너렛주(아나킨라), 일라리스주(카나키누맙) 등이 있다.
키너렛주은 구매 절차가 복잡하고 치료제 보관 방식이나 투약 방식도 불편하다. 키너렛주는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공급돼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고, 1일 1회 환자 체중에 맞춰진 용량을 정해진 시간에 주사해야 한다.
주사제를 냉장 보관해야 하고, 보호자 혹은 환자가 직접 주사해야 한다는 점에서 감염 위험도 있다. 비용은 한 달에 약 200만원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환자들이 선호하는 건 일라리스주다. 특히나 키너렛주 사용 후 부작용에 시달린 환자들은 남은 선택지가 일라리스주 뿐이기도 하다.
일라리스주가 주사 1회에 1300만원이란 고가도 난관이지만, 더 큰 문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전까진 국내 반입 계획이 없다는 데에 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국가에만 판매한다는 게 제조사 노바티스의 방침이다. 현재 임상시험까지 포함해 일라리스주의 국내 투약 사례는 전무한 실정이다.
일라리스주는 200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최초 허가 이후 이탈리아, 스위스, 영국, 캐나다, 일본 등 국가에서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환자들이 약을 구하고자 해외 이민까지 심각하게 고려하는 이유다.
현재 노바티스는 4월 세번째로 일라리스주 건강보험 적용을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일라리스주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환자 소득에 따라 상이하지만, 본인부담금상한제가 적용돼 연간 최대 780만원에 치료제를 이용할 수 있다.
CAPS 투병 중인 아내를 둔 B씨는 “한 여자의 남편으로, 한 아이의 아빠로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함에 많이 울었다”며 “환자와 보호자의 힘으로는 감내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호소했다. 고재우 기자
k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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