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수가 갑자기 빨리…” KIA 34세 핵인싸 포수 진정한 효과, 자연스러운 ‘안방 리빌딩, 3년’[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준수가 갑자기 빠르게 클 수 있었던 건…”
KIA 타이거즈와 김태군의 비 FA 연장계약은 약 3개월간의 줄다리기였다. 지난 7월 트레이드로 KIA 유니폼을 입은 직후부터 시작됐다고 보면 된다. 결국 양측은 3년 최대 25억원에 연장계약을 맺었다. 이로써 KIA는 안방 고민을 해결하고 포수 왕국으로 거듭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심재학 단장은 16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현장과 공감대 형성을 했다. 올해 (한)준수가 47경기 소화했다.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내년에 주전으로 가려면 부족한 모습이 있다. 주전을 채워줄 선수는 김태군 밖에 없다고 생각해 다년계약을 했다”라고 했다.
당연히 협상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심재학 단장은 처음엔 금액 차이가 컸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협상 자체가 깨지지는 않았다. 김태군은 이적 후 수 차례 “KIA가 마지막 팀”이라고 했다. 더 이상 팀을 옮기고 싶지 않아 했고, KIA에서 꾸준히 주전으로 뛰면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고 싶어한다. 김태군으로선 당연한 바람이다.
심재학 단장은 “에이전트를 통해 액수를 들어보니 큰 차이였다. 조금 낮춰주긴 했지만 쉽지 않은 금액이었다. 그래도 며칠 전에 세부내용, 옵션에 합의했고 발표하게 됐다”라고 했다. 그렇게 3년 25억원 계약이 체결됐다.
올 시즌 김태군은 113경기서 307타수 78안타 타율 0.254 1홈런 40타점 23득점 2도루 OPS 0.598 득점권타율 0.330이다. 애버리지는 떨어져도 득점권에선 강하다. 바깥쪽 코스를 밀어서 우측으로 안타를 만드는 능력이 좋아졌다는 평가다. 수비, 투수리드 등에서도 기존 KIA 포수들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걸 확인했다.
추가로 심재학 단장은 그라운드 밖에서 김태군이 미치는 영향을 높게 평가했다. 김태군은 MZ식 소통을 거부하며, 자신을 믿고 따라와달라고 투수들에게 주문한다. 한준수의 성장에 김태군의 지분도 있다는 게 심재학 단장 판단이다.
심재학 단장은 “태군이가 보여준 워크에식, 보이지 않는 기여도가 높다. 준수가 갑자기 빠르게 클 수 있었던 건 코칭스태프의 역량이 크지만, 태군이도 굉장히 많은 조언을 해줬다. 볼배합 관련해서도 얘기를 많이 하더라. 그런 것도 태군이 몸값 책정에 도움이 됐다”라고 했다.
단, 옵션 5억원은 내용을 어렵게 설정, 김태군의 목표의식을 고취했다. 심재학 단장은 “옵션 5억원을 다 가져가려면 정말 태군이가 열심히 해야 할 것이다. 3년 정도 꾸준히 해줘야 가져갈 수 있는 옵션이다”라고 했다.
3년의 의미는 리빌딩까지 자연스럽게 완성되는 시간이다. KIA가 현 시점에서 김태군을 넘어설 젊은 포수는 없다. 그러나 기존 한승택, 주효상, 신범수, 김선우에 권혁경이 제대한다. 포수 최대어 이상준도 뽑았다. 김태군이 이들의 성장에 직, 간접적으로 좋은 영향을 미치고, 실제로 이들이 성장하면서 김태군과 자연스럽게 자리 싸움을 하는 시기로 3년을 본 것이다.
심재학 단장은 “태군이가 앞으로 2년은 무조건 주전으로 뛰어 줘야 한다. 3년째에는 어느 정도 젊은 포수들이 치고 올라오면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될 것으로 본다. 구단에 선수의 신체능력을 산출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그 분석팀과 상의하기도 했다. 최대 3년이라고 본다”라고 했다.
KIA가 1년 전 박동원(LG) 악몽을 벗고 안방 리빌딩의 기틀을 다졌다. 비록 팀은 포스트시즌에 못 나가지만, 김태군을 잡고 3년간 함께 하기로 한 건 큰 수확이다. 이제 3년간 안방의 현재와 미래를 잘 다져나가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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