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3분기 D램 흑자전환 전망… HBM·DDR5 효과로 실적 개선
낸드 사업도 적자폭 축소… “내년 연간 실적 흑자 전환 가능”
메모리 반도체 1위 기업인 삼성전자가 지난 3분기에 반도체 사업 적자를 줄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2위 기업인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선 SK하이닉스도 D램 사업 흑자전환 영향으로 3분기에 적자폭을 줄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쟁사 대비 우위를 보이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과 DDR5 양산이 실적 개선에 기여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낸드플래시 사업의 적자폭도 차츰 줄여나가 내년도 연간 실적은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 3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8조466억, 영업손실 1조642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분기(영업손실 2조8821억원)과 비교해 1조원 이상 적자를 줄였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증권업계는 메모리 반도체 감산으로 D램 가격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고, HBM·DDR5와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 증가가 D램 사업의 흑자전환을 이끌 것이라고 봤다. 낸드플래시 사업도 적자 폭을 축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의 전체 매출(지난 2분기 기준)에서 D램과 낸드의 비중은 각각 약 60%, 32% 수준이다.
◇ HBM·DDR5 수요 증가… “3분기 D램 사업 흑자 낼 것”
메모리 반도체 3사의 적극적인 감산으로 현재 시장 수급은 균형을 맞춰가고 있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웨이퍼 투입량을 줄이며 선제적으로 감산을 단행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회사들의) 적극적인 감산에 따른 부분적인 메모리 가격 상승이 기대되는 시점”이라며 “SK하이닉스의 3분기 D램 사업 관련 영업이익은 441억원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6월 HBM을 업계 최초로 양산하며 인공지능(AI) 시장향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 적극 대응했다. HBM은 여러 개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 제품이다. 생성형 AI가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는 데 쓰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에 HBM이 탑재된다. HBM 4세대 제품인 HBM3의 경우 일반 서버용 D램 대비 가격이 5배 이상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SK하이닉스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 점유율 1위 엔비디아에 HBM3을 단독으로 공급하고 있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HBM3를 단독 공급하고 있는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이 가파를 것”이라며 “HBM 관련 기술력도 가장 앞서 있어 공급 물량도 꾸준히 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DDR5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했다. DDR5는 현재 업계 표준규격인 DDR4보다 용량은 4배, 데이터 처리 속도는 2배 빨라진 D램 반도체 규격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월 업계 최초로 10나노(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급 4세대(1a) DDR5 서버용 D램을 인텔의 신형 중앙처리장치(CPU) 사파이어 래피즈에 적용할 수 있다는 인증을 획득했다. 인텔의 사파이어 래피즈 CPU 출시를 기점으로 DDR5 수요가 서버 시장에서 확대돼, SK하이닉스 3분기 D램 매출 중 DDR5의 비중이 40%에 근접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1a 나노미터(㎚)를 경쟁사보다 먼저 양산하고 비중을 늘려 원가 경쟁력을 강화했다”며 “HBM과 AI 서버용 고용량 D램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늘어 D랩 사업이 3분기에 흑자로 전환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 낸드도 감산·모바일 신제품 출시로 적자폭 축소 기대
낸드플래시 사업의 3분기 실적 전망은 1조6000억~2조원 수준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낸드 사업은 매출의 대부분이 모바일에서 발생해 AI 서버용으로 수요가 늘어난 D램과 달리 실적 개선이 다소 늦어지고 있다. 최근 강도 높은 감산에 따른 가격 상승 효과와 고객사의 모바일 신제품 출시로 점차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 연구원은 “낸드의 공급 과잉에 따른 감산 기조가 유지되고 있으며, 적자폭 축소는 긍정적”이라며 “아이폰15 시리즈 등 모바일 신제품 수요에 따라 점진적으로 출하량을 늘려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낸드는 저가 제품 출하 비중 축소에 따른 수익성 개선 전략으로 3분기 적자 규모가 2분기 대비 40%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 SK하이닉스의 연간 실적은 매출 41조원, 영업이익 6조90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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