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난민’ 박병은, ‘AI’ 고경표와 갈등…2080년 지구 귀환 불가 선언 (지구 위 블랙박스)[TV종합]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2023. 10. 17.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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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사진 제공|KBS 2TV
KBS2 ‘지구 위 블랙박스’ 박병은과 고경표가 기후 재난에 대해 치열한 대립을 펼치며 먹먹한 안타까움과 소름 돋는 긴장을 선사했다. 박병은은 2080년 인류 지구 귀환 프로젝트 불가를 선언하며 또다시 지구 귀환을 미뤘다.

지난 16일 KBS 공사 창립 50주년 대기획 ‘지구 위 블랙박스’(연출 구민정) 2회는 지난 회 2054년에 블랙박스를 지키고 있던 윤(김신록 분)의 시대가 지난 2080년을 배경으로 했다. 인류 지구 귀환 프로젝트를 위해 데이터 센터 ‘블랙박스’를 지키는 기후 난민 한스(박병은 분)와 AI 러스(고경표 분)가 또 다시 인류 지구 귀환 프로젝트에 대한 결정을 앞두고 갈등했다.

러스는 ‘인류의 지구 귀환 프로젝트 실행에 동의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단 1초의 망설임 없이 ‘아니오’를 누르려 하는 한스를 막으며 다시 고민하라고 설득했다. 이에 한스는 소파에 누워 자신의 끔찍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인간은 아직 여기 오면 안 돼”라고 내뱉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러스는 현재 방공호 역시 상황이 좋지 않다는 보고와 함께 “아직도 지구는 우리를 받아줄 마음이 없는 거야?”라며 한스의 마음을 돌리려고 하지만 한스는 “눈만 돌리면 모래뿐인데 여기서 누가 살 수 있겠냐’, “거기서 다 죽어야지”라는 다소 극단적인 말로 분노를 드러냈다.

러스는 “극단적이고 합리적이지 못하다”라며 “억지 주장”이라고 말하지만 그럼에도 한스는 냉소적인 웃음을 보이며 “네가 인간을 너무 착하게 봐서 그래. 인간은 그런 종이 아니야”라며 대립했다. 기후 난민이라는 자신의 신분으로 인해 인간에 대한 분노를 지닌 한스에게 러스는 조금 더 객관적으로 보자고 하며 2023년 뮤지션들이 만든 다큐멘터리를 꺼내 보여줬다.

스페인 강에서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는 모니카와 립제이의 모습으로 시작된 다큐멘터리다. 그들은 오랜 가뭄으로 나무들이 메말라 산불이 크게 났던 스페인을 기록하기 위해 도착했다. 하지만 정작 기후 변화로 심각한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고 모두 평화롭고 즐거워하는 모습에 그들은 적잖이 당황했다. 그것도 잠시. 퍼포먼스를 펼치기 위해 이동하는 모니카와 립제이는 넓은 저수지라고 표기되어 있는 지도 상과 달리 물이 말라있는 시하라 저수지의 모습에 큰 충격을 받았다.

이어지는 김윤아의 ‘고잉 홈’. 메말라버린 스페인의 저수지 위에서 그는 따뜻한 목소리로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퍼포먼스가 끝난 후 기후 변화로 위기에 처한 스페인의 퍼포먼스 장소에 도착한 김윤아의 모습이 이어졌다. 그녀가 펼쳤던 퍼포먼스 장소는 원래 물속에 있어야 하는 요새. 존재하면 안 되는 땅을 밟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 김윤아는 “비현실적이고 되게 이상한 감각이다”라고 말하고 이어 모니카와 립제이와 함께 합동 퍼포먼스 장소로 이동했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2022년 일어났던 스페인의 ‘사모라’다. 온통 까맣고 죽은 도시 느낌이 나는 화재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그들은 말을 잇지 못하고 세상의 끝에 있는 ‘사모라’에서 김윤아의 ‘세상의 끝’ 노래에 맞추어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그들의 다큐멘터리를 본 한스는 안타까운 눈빛으로 지구를 바라봤다. 그는 “자연이 준 시그널은 너무 많았어. 너무 많아서 아무것도 아닌 게 되어버렸어”라며 자연이 준 시그널들을 무시한 채 그 무엇도 노력하지 않은 인간들에게 크게 분노하며 이내 눈물을 보였다.

또 영상에는 르세라핌이 기후 위기를 맞은 제주 숲을 기록하기 위해 한라산을 등반하는 모습이 등장했다. 처음 한라산을 등반하는 채원은 “상상했던 것보다 더 예뻤다”라고 말하며 들뜬 모습으로 정상에 올라서지만 그곳에서 극과 극으로 메말라버린 구상나무를 목격하고 충격에 휩싸인 채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안쓰럽고 안타까운 모습의 숲을 마주한 상황. 르세라핌은 숲을 이루고 있는 모든 것들이 사라지고 있음에 큰 충격을 받고 그곳에서 허윤진은 “푸르렀던 제주의 아름다운 모습을 오랫동안 기억해 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하는 퍼포먼스를 준비했다”고 말하며 멤버들과 함께 청량미 넘치는 ‘UNFORGIVEN’ 퍼포먼스를 펼치기 시작했다.

퍼포먼스 영상이 끝난 후 러스는 아름답고 푸른 제주 물장 오리의 산정호수를 한스에게 스크린 가득 보여줬다. 천연기념물의 산정호수를 보여주며 “옛날부터 한 번도 마르지 않았던 적이 없었다”라고 말하고 그의 말을 들은 한스는 “그럼 뭐해 지금은 싹 다 말랐는데”라고 말을 하며 안타까움의 분노를 표출했다.

이제는 정말 인류 귀환에 대한 31차 연간 보고를 제출해야 하는 상황. 한스는 해일로 집과 아버지를 잃고 기후 난민으로 어머니와 함께 지구 곳곳을 떠돌아다녔던 끔찍했던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그 누구도 자신과 어머니를 받아주지 않고 외면했던 인간에 대한 분노를 느낀 한스는 단호한 목소리로 “아직 이곳은 엉망진창이야 아직 인간은 이곳에 올 수 없다”라며 거절을 누르고, 이내 “아껴 써”, “사이좋게”라고 말하며 인류 지구 귀환을 불가를 선언했다.

박병은과 고경표의 켜켜이 쌓아 올린 밀도 높은 연기력과 흡입력으로 기후 위기 세계관이라는 몰입도를 높이는데 성공한 ‘지구 위 블랙박스’ 2회는 김윤아와 모니카, 립제이의 감동과 전율이 담긴 퍼포먼스와 청량미가 담긴 르세라핌의 퍼포먼스 현장까지 함께 어우러지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KBS 공사창립 50주년 대기획 ‘지구 위 블랙박스’는 거주 불능 상태인 미래의 지구를 배경으로, 데이터 센터 ‘블랙박스'의 유일한 기록자(김신록, 박병은, 김건우)가 2023년의 뮤지션들이 남긴 '기후 위기 아카이브 콘서트' 영상을 발견하게 되는 이야기로 3회는 다음 주(23일) 밤 9시 45분에 만날 수 있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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