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훈 뮤즈’에서 오롯이 ‘로시’로…“‘脫 발라드’ 선언, 사춘기 딸 된 기분”[SS인터뷰]
[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매번 앨범이 나올 때마다 ‘새출발’이라고 하는데 이번이 정말 저의 새로운 시작입니다.”
싱어송라이터 로시(25)가 12일 디지털 신곡 ‘섬띵 캐주얼’(Something Casual)을 발표하고 돌아왔다. 이 곡은 로시가 전작 ‘다이아몬드’ 이후 약 5개월 만에 선보이는 신곡이다.
이번 앨범은 로시에게 여러모로 특별한 앨범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스타즈’로 데뷔해 어느덧 7년차를 맞은 로시는 자신의 한계에 부딪히기도 하고, 음악적 권태기를 보내기도 했다.
“너무 어릴 때 음악을 시작했는데 7년차가 되도록 큰 성과가 없다는 말에 흔들리고 불안했어요. 한계에 대해 생각해보고 계속 발라드 장르만 하다보니 스스로 갇히는 기분도 들고 음악에 대한 권태기도 왔죠.”
보여준 모습이 적다는 건 그만큼 앞으로 보여줄 모습이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는 로시에게도 다시 출발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아직 발라드만 보여드렸기 때문에 앞으로 보여드릴 새로운 로시의 모습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하니 ‘아직 멀었네’ 싶었어요. 때로 답답함과 원망도 있었지만 음악을 오래 하고 싶기때문에 저를 더 보여줄 수 있는 계기라고 여겼죠.”
이러한 ‘결심’ 때문일까. 로시가 확 바뀌었다. 올드팝 장르의 업템포 댄스곡으로 허를 찔렀다. 댄스 장르는 지난 2019년 미니 2집 ‘컬러 오브 로시’ 타이틀곡 ‘비(BEE)’ 이후 4년 만이다. 음악방송도 4년만에 출연한다. 단순히 장르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로시의 심적인 변화가 고스란히 담긴 컴백곡이라고 할 수 있다.
“로시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제일 컸어요. 가을이니 사람들은 분명 제가 발라드 곡을 낼 거라 예상할 텐데 놀라게 해드리고 싶었죠. 선선한 가을에도 잘 어울리는 곡이라 생각해요. 옷 스타일도 레트로 분위기라 가을과 잘 어울리더라고요.”
로시는 ‘발라드 황제’ 신승훈이 제작한 여성 솔로 가수로 데뷔부터 ‘신승훈의 뮤즈’로 주목받아왔다. 스승 신승훈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데뷔곡 ‘스타즈’에 이어 ‘다 핀 꽃’, ‘다이아몬드’ 등 호소력 짙은 발라드 노래들로 위로와 공감의 메시지를 전해왔다. 이번 앨범 타이틀곡 ‘썸띵 캐주얼’과 수록곡 ‘좋아해도 되나요’ 모두 소속사 대표이자 가요계 대선배인 신승훈이 직접 작사, 작곡에 힘을 보탰다.
로시는 “‘썸띵 캐주얼’은 디스코 리듬의 레트로한 음악으로 1년 반 만에 완성한 곡이다. 오랜만에 신나는 곡을 부르다 보니 창법적으로 힘들었다”며 연습하고 터득하느라 신승훈에게 많이 혼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션뷰’ ‘비’ 등에서 통통 튀는 로시의 매력이 있었는데 왜 발라드처럼 부르냐고 혼났다. 그때의 로시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저도 답답해서 울기도 했다. 대표님을 믿고 녹음 했는데, 힘들었지만 지금의 결과를 보니 대표님 말씀을 듣길 잘했다 싶더라”라고 떠올렸다.
오랜만에 댄스와 함께 음악방송 무대에 서는 로시는 설렘이 가득한 모습이었다. 최영준 안무가가 안무에 참여했다. 이번 안무로 로시는 생전 처음 댄스 챌린지에도 도전한다.
로시는 “댄스 챌린지는 츄, 김립, 케플러 휴닝바히에 등등과 같이 찍을 예정이다”라며 “대표님께 ‘댄스챌린지’를 계속 어필했는데 마지막 자존심이신 거 같더라.(웃음) 다른 가수들은 아버지와도 챌린지를 한다. 대표님이 제겐 아버지와 같다고 생각해서 같이 꼭 하고 싶다. 의미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수록곡 ‘좋아해도 되나요’ 역시 3년만에 세상에 나온 곡이다. 적재가 기타를 치고 김이나가 노랫말을 썼다. 로시는 “3년 전에 녹음했던 곡이라 풋풋한 목소리가 담겨있다. 애정한 만큼 오래 걸린 거 같다. 마음속 더블 타이틀곡이다”라며 “이런 곡이 10년, 20년이 지나도 사랑받을 수 있는 곡, 유행을 타지 않는 음악같다. 적재, 김이나 이름만으로 앨범의 등급이 올라간 느낌”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가요계 대선배인 신승훈 대표는 로시에게 큰 버팀목인 동시에 벗어나야 할 울타리이기도 하다. 로시의 말 그대로 ‘아빠’ 같은 존재다. 성장을 위해 아낌없이 주는 지원군이기도 하지만 티격태격 말다툼도 하고, 세대차이도 느낀다. 여느 부녀관계처럼, 7년차가 된 로시의 더 큰 성장을 위해선 신승훈과의 의견충돌과 조율의 과정도 필요했다.
“무대나 음향 관리 등에서는 정말 많이 배우고 있지만, 여성 솔로 가수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시는 부분이 많으세요. 예전에는 제가 말을 못했어요. 대표님이 너무 크게 느껴지셔서 참았는데 이제 연차가 쌓이니 사춘기 딸이 된 기분으로 제 의견을 솔직히 말씀드렸죠. 대표님도 이번 앨범에서 제 이야기를 들어주시려 노력해주셨어요.”
이번 활동을 기점으로 로시는 ‘제2의 로시’ 장르의 시작을 알리겠다는 당찬 포부도 드러냈다. 그는 “그동안 클래식 발라드를 많이 했는데 ‘썸띵 캐주얼’을 시작으로 트렌디한 음악들에 도전할 예정이다. 크러쉬, 릴러말즈도 좋아하고 두아리파, 찰리푸스 등 좋아하는 가수가 참 많다. 저도 재능있고 개성있는 음악들을 펼치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다.
데뷔 7년차, 11개의 앨범을 냈지만 아직 정규앨범은 발매하지 못한 로시는 자신의 음악색으로 가득한 첫 번째 정규앨범 발매를 꿈꾸고 있다. “제가 좋아하는 음악취향을 정규앨범에 올리고 싶다. 내년에는 꿈꿔보려고 한다”며 “어떤 앨범 형태가 될진 모르겠지만 지금도 앨범을 준비 중이다. 곧 뮤직비디오도 찍는다. 제가 쉴 틈 없이 해달라고 대표님과 약속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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