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군은 경례, 여군은 애교 자세’…도라산 전망대 성차별 구조물 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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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군 구조물은 바른 자세로 경례를 하는 반면, 여군 구조물은 애교를 부리는 듯한 자세를 취해 성차별 논란을 빚은 '도라산 전망대' 구조물이 철거됐다.
이에 대해 군성폭력상담소는 "상담소의 시정 요구로 성차별적 요소를 인정하고, 즉각 철거한 파주시의 조치는 유의미하다고 판단한다. 다만 아쉬운 것은, 구조물을 남군처럼 올바른 경례 자세의 여군으로 변경 설치하거나 남군도 동반 철거하지 않은 것이다. 이는 성인지 감수성에 입각해서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 상황 자체를 지우는 소극적 방식으로, 성차별 문제해결에 대한 파주시의 인식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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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권센터 부설 군성폭력상담소(이하 군성폭력상담소)는 최근 다양한 경로로 파주시 소재의 도라산전망대 잔디광장에 설치한 군인 구조물에 성차별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됐다. 문제의 구조물은 남성과 여성 육군 간부로 추정되는 구조물로, 얼굴 위치에 구멍을 내어 도라산 전망대 방문객이 본인 얼굴을 넣고 기념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제작한 것이다.
그런데 남군 구조물(이하 남군)은 바른 자세로 경례를 하고 있지만 여군 구조물(이하 여군)은 애교를 부리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같은 군인임에도 남군은 군인으로서의 바른 자세를 보임으로써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것처럼 보이지만 여군은 애교를 부리는 자세로 인해 군인이라는 역할과는 무관한 것처럼 보인다.
군성폭력상담소는 “문제의 구조물은 성차별적 역할을 고착화하는 것으로서 왜곡된 성별 역할을 심어줄 수 있으며, 군인으로서 일선 현장에서 땀 흘리며 복무하는 여군을 차별하고 배제한다. 이러한 일상 속 차별과 배제는 향후 여군이라는 귀중한 인적 자원을 확보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군성폭력상담소는 해당 구조물 설치가 여군에 대한 차별이자 명백한 인권침해 사안으로 판단하고 지난 9월 26일 국방부와 파주시에 구조물의 철거 및 변경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군성폭력상담소는 “파주시가 10일 “도라산 전망대 구조물이 제작 의도와 달리 군 성별 인권 침해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귀하의 의견을 수렴하여 9월 30일부로 해당 구조물을 철거하였다고 답변했다”고 17일 밝혔다.
국방부는 “‘도라산 전망대 안보 견학 승인은 육군 1사단에서 담당하고 있으나, 도라산 전망대의 모든 시설 및 구조물에 대해서는 파주시가 운영/관리하고 있으며, 22년 9월 30일부로 여군 구조물 철거를 완료를 확인하였다’고 답변했다.
현재 도라산전망대 잔디광장에는 파주시가 여군만 철거하여 남군만 남아 있는 상태다. 이에 군성폭력상담소는 “마치 대한민국에서 군인은 남군만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위탁운영 관리자인 파주도시관광공사 평화관광팀에 추가 문의했고, “추후 다른 여군 구조물을 설치할 계획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에 대해 군성폭력상담소는 “상담소의 시정 요구로 성차별적 요소를 인정하고, 즉각 철거한 파주시의 조치는 유의미하다고 판단한다. 다만 아쉬운 것은, 구조물을 남군처럼 올바른 경례 자세의 여군으로 변경 설치하거나 남군도 동반 철거하지 않은 것이다. 이는 성인지 감수성에 입각해서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 상황 자체를 지우는 소극적 방식으로, 성차별 문제해결에 대한 파주시의 인식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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