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국정원, 정치개입·선거개입 다시는 꿈꾸지 않아야”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국가정보원이 지난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보안관리 실태 점검 결과 투·개표 조작이 가능하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17일 “국정원의 정치개입, 선거개입 의혹”이라고 주장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국정원의 선관위 보안점검이라는 명목하에 이루어진 이번 행태에 대해서는 굉장히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미 확인된 것처럼 (국정원의 한국인터넷진흥원) 명의도용도 그렇고, 점검 결과를 특히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하루 전날 발표한 의도도 잘 모르겠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홍 원내대표는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선거와 투표 행위”라면서 “선거와 투표 행위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것은 민주주의 전체를 위기에 빠뜨릴 수 있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홍 원내대표는 국정원을 향해 “정치 개입과 선거개입을 다시는 꿈꾸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최근 들어와서 일부 단체로부터 국정원 관계자들이 여러 기관도 출입하고 사람도 만나고 다닌다는 제보가 들어오고 있는데, 이것은 명백하게 지난번 개정된 국정원법 위반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국내 정치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국정원법을 개정했는데, 만약 그러한 행태가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에 대해서는 고발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국정원의 정치 개입, 선거 개입 의혹이 차츰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국정원이 보안 점검이라는 구실을 통해 선관위 길들이기를 시작했다는 의심을 피할 수 없다”면서 “수없이 저질렀던 선거 개입의 망령이 국정원에 다시 드리워진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국정원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일을 불과 하루 앞두고 전자개표기 해킹을 통해 투표 분류 결과를 바꿀 수 있다는 충격적인 보안 점검 결과를 보도자료로 배포했다”면서 “통상적인 발표와 달리 합동 점검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인터넷진흥원은 발표 내용에 동의는커녕 사전에 협의조차 없었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