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낸드 메모리 연합 결성 추진…SK하이닉스 선택은
지난 2분기 합산 점유율 34.3%…삼성에 앞설 수도
미중 갈등 국면에 中 경쟁 당국 반대 가능성 커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일본 키오시아와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의 합병 가능성이 거론되며, 한국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성사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두 업체는 낸드 플래시 메모리 업계 2·4위로, 시장 점유율 합산 시 1위 삼성전자에 필적한다. 규제 당국 심사로 합병 전망은 안개 속이나, 합병이 이뤄질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이 주도해온 낸드 시장에 변화가 불가피하다.
17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WD와 키오시아홀딩스(옛 도시바메모리)는 경영을 통합하기로 하고, 이달 내 합의를 목표로 최종 조율 중이다.
WD가 반도체 메모리 사업부를 분리해 키오시아홀딩스와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 지주회사의 최종 출자 비율은 키오시아가 49.9%, WD가 50.1%이지만, 실질적인 경영권은 키오시아가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합병 추진 배경은 실적 악화·지정학적 문제…中 선택 달려
낸드 시장은 시장 수요 급감과 공급 과잉으로 인해 분기마다 수조원 규모의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 2021년에도 한 차례 합병 협상을 진행하다 견해 차로 불발된 적 있지만, 적자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합병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는 오랜 기간 기술 제휴 등을 통해 서로 연합해왔으며, 이번 합병을 통해 힘을 합쳐 메모리 업계의 선두주자인 삼성전자에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도전하기 위한 것으로 추측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세계 낸드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31.1%), 키오시아(19.6%), SK하이닉스(17.8%), WD(14.7%) 순이다. 키오시아와 WD의 합산 점유율은 34.3%로 삼성전자에 앞선다. 다만 합병 이후에도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게 어렵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미국과 일본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 과정의 일환으로도 해석된다. 미중 간 반도체 패권 경쟁이 진행 중인 가운데, 현재 업계 1위와 3위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각각 낸드의 40%, 20%를 중국에서 생산 중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두 회사가 합병하면 규모를 키워 투자 경쟁에 대비할 수 있고, 미국과 일본도 안정적으로 반도체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각국 규제 당국의 승인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미중 갈등 국면에서 중국 당국의 극렬한 반대가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각국이 반도체 산업에서 손을 놓으려 하지 않기 때문에 메모리 합병의 룰이 작동하기 어렵게 됐다"고 전망했다. 다만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중 갈등 국면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은 변수다.
SK하닉, 동의권 행사 여부에도 관심
SK하이닉스는 베인캐피털이 주도하는 한미일 연합 특수목적법인(BCPE Pangea Intermediate Holdings Cayman)를 통해 지난 2018년 키오시아홀딩스의 지분을 15%가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키오시아 지분에 대한 의결권은 없지만, 양사 합병에 대한 동의권을 가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아직 합병 동의 의사를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가 '꽃놀이패'를 쥐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양사의 합병이 성사되면 SK하이닉스는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기회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8년 당시 특수목적법인에 4조원을 투자했으며, 일부는 전환사채(CB)로 받아 주식 전환도 가능하다. 업계 전체로 보면 공급 과잉 우려가 큰 낸드 시장에서 참여 업체 수가 줄면서 시장 예측성이 높아지는 효과도 거론된다.
반면 합병이 불발되더라도 SK하이닉스가 이들 업체보다 낸드 업황 침체기에서 '버티기'에 더 유리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낸드의 경우 내년에도 흑자 전환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이들 업체와 달리 또 다른 메모리 반도체인 D램 사업을 함께 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7~9월) D램 업체 중 가장 먼저 관련 사업이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ijoin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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