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쇼] 이정미 "제가 사퇴를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 보선 이후 정의당 심리적 타격…주저앉을 수 없다
- 패배 원인? 정권심판 민심쏠림과 강서구 조직력 취약
- 진보정당의 성장 정체, 시대변화에 해답 약해진 탓
- 기후·불평등 문제 함께 할 수 있는 세력확장 도모해야
- 녹색당과 연대? 당세보다 기후정치에 주목한 것
- 대표직 사퇴, 개인이 선 그은 것 아냐…당내 의견 청취했다
- 혁신재창당 매듭 짓고 총선 준비체제 들어가야할 필요성
- 자강론은 출발점, 유연한 연대·연합도 충분히 논의 가능
- 제3지대 하나의 당으로 당장 모이자? 더 신중해야
■ 방송 : SBS 김태현의 정치쇼 (FM 103.5 MHz 7:00 ~ 9:00)
■ 일자 : 2023년 10월 17일 (화)
■ 진행 : 김태현 변호사
■ 출연 : 이정미 정의당 대표
▷김태현 :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에 정의당도 당내 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자강론 실패라는 성적표를 받으면서 당내에서는 당대표 사퇴론이 일었는데, 정의당은 일단 현 지도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을 했고요. 내홍은 불거지고 있습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지도부의 향방, 제3지대 확장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입니다. 안녕하세요.
▶이정미 : 안녕하세요.
▷김태현 : 대표님,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지금 당내 분위기가 어떻습니까?
▶이정미 : 굉장히 혼란스럽고, 또 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될지에 대해서 서로 굉장히 고심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고요. 또 녹록지는 않지만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다라고 하는 그런 의지들을 서로 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태현 : 그런데 제가 역대로 대한민국 선거결과를 보면서 제가 기억이 정확한지 모르겠는데요. 정의당의 득표율이 1.83%거든요. 어떤 선거에서도 정의당이 이런 숫자를 받아본 적은 제 기억에 없는 것 같아서요. 맞습니까?
▶이정미 : 그 수치 때문에 심리적인 타격이 굉장히 크지요.
▷김태현 : 왜 이렇게 정의당의 득표율이 적었다고 보시나요? 그전 선거에는 설사 지역구에서 당선되지는 못하더라도 이 정도 수치는 아니었거든요.
▶이정미 : 뭐 여러 가지 조건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도 이 보궐선거라고 굉장히 어려운 선거라고 하는 것을 각오하고 이 선거에 뛰어들었는데 일단 선거과정 자체가 소위 민주당을 내가 그렇게 썩 좋아하지는 않지만 윤석열 정부가 해도 해도 너무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확실하게 민심을 보여줘야 한다라고 하는 그런 쏠림현상이 너무나 심했었고요. 그리고 또 보궐선거가 갖고 있는 특징이 어떤 조직력이라고 하는 것이 뒷받침돼야 되는데 강서지역에 정의당의 그런 조직력이 굉장히 취약했던 점이 있었고요. 내적으로, 근본적으로는 제가 1년 동안 당대표 임기를 맡아오면서 그 이전에 정의당이 대선,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굉장히 어려웠던 상황들을 잘 극복해 내고 저 정당에게 아무리 양강구도가 세다 하더라도 정의당에게 조금 더 다시 기대를 보내주실 만한 어떤 그런 모멘텀을 잘 만들어드리지 못한 상태에서 보궐선거가 진행됐다라고 하는 점 그거는 저희들로서는 굉장히 뼈아프다고 생각합니다.
▷김태현 : 조금 민감한 주제일 수도 있는데요. 진보당과의 진보진영 내의 경쟁에서는 격차는 크지는 않지만 정의당이 표는 더 나왔거든요. 혹시 진보당과의 단일화는 생각 안 해 보셨습니까?
▶이정미 : 그런 것을 생각 안 해 본 것은 아니지만 사실 단일화라고 하는 것은 1+1이 2 이상의 시너지를 드리고 또 감동을 드리는 과정이 돼야 되는데 이번 선거결과를 보셔서 알겠지만 전체적인 양당 이외에 포션이 엄청나게 줄어든 그런 상황이었기 때문에 논의과정에 합의를 잘 만들어내지 못했던 점도 아쉬움이 있지만 결과적으로도 그것이 이번 선거에 큰 어떤 영향력을 끼쳤을까에 대한 평가도 남습니다.
▷김태현 : 어차피 산술적으로 합쳐도 그렇게 시너지는 없었을 것이다. 혹시 사실은 진보당과 정의당의 관계가 예전에 함께 했다가 헤어졌던 사이어서, 뿌리를 찾아가자면. 다시 하나가 되기에는 좀 어려운 심리적인 장벽 이런 것들이 좀 아직도 있습니까?
▶이정미 : 당원들 사이에서 여전히 그런 벽이 있지요. 하지만 정당이 그것을 뛰어넘어서 큰 가치와 목표에 함께 도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한다면 저는 또 그것은 극복해 나가야 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그러한 과정들에 대한 어떤 충분한 조건들 이런 것들이 무르익지는 않은 것 같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김태현 : 대표님, 양당체제가 공고화된 게 지켜보면 2019년인가요? 조국 사태 이후에 국민의힘 보수정당하고 민주당 계열의 강성지지층들이 총결집을 하면서 총선, 대선, 지방선거 계속 지금 양당체제가 공고화되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이정미 : 사실 그 양당체제라고 하는 것이 그 이전에도 상당히 공고화돼 있었지요. 그래서 대한민국 사회에 제3정당의 지위를 차지하려고 하는 수많은 정치세력들이 그 길을 열었다가 또 문을 닫는 이런 과정들로 명멸해 왔는데요.
▷김태현 : 최근에는 더 심해진 것 같아요.
▶이정미 : 유일하게 정의당만이 이 3당 지위를 계속 유지하면서 지금 11년 동안 이 상황을 유지를 해 왔었거든요. 그런데 말씀하셨다시피 지금은 사실 중간지대의 유권자들이 마음 둘 곳이 없는 상태에서 양당의 어떤 강성지지층들의 결집 이것으로 정치가 좌지우지되는 이런 상황에서 정의당이 또 여러 가지 고민들이 깊어지는 때인 것 같습니다.
▷김태현 : 그런데 이런 양당체제가 공고해진 이 구도가 계속되어 있는 거잖아요. 이번 강서구 보궐선거에서도 그랬고, 내년 총선에서도 그럴 것 같은데요. 그러면 정의당이 어떻게 활로를 찾을 수 있을까요?
▶이정미 : 정의당이 해야 될 역할이라고 보는데요. 정의당이 이번에 제가 임기를 맡으면서 혁신재창당의 임무를 부여받았을 때 그 임무의 가장 1차적인 요구는 그거였습니다. 당의 정체성을 더욱더 분명히 하라고 하는 것. 그러니까 지금 진보정당이 한 20여 년 동안 대한민국 사회에서 쭉 성장을 해 오다가 일정한 정체기를 겪었던 것은 어떤 시대적인 변화에 적극적인 진보정치 어젠다를 던지고, 시민들에게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의 문제를 이런 방향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다라고 하는 그런 대답을 드리는 이런 것들이 굉장히 약해져 있는 것이 아니냐. 그래서 저희들로서는 지금 기후재앙이라고 부를 만큼의 기후위기 상황에 대해서 어떤 정치권도 이 문제에 대해서 입을 닫고 있는 이 상황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우리가 이야기를 해나가야 되고 대안을 제시해야 된다. 그러고 불평등, 특히나 지방과 세대 간의 이런 불평등 문제에 대해서 보다 더 근본적인 해법을 내놔야 된다. 이런 것들에 대한 정의당이 진보정당으로서의 자기 역할 이런 것들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해나가면서 이런 것에 함께할 수 있는 사람들과의 어떤 세력 확장들을 함께 도모해 나가는 이런 것들을 남은 기간 동안 총선 준비에 박차를 가하면서 최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해야 된다고 봅니다.
▷김태현 : 결국은 녹색당과의 어떤 연대라든지 그런 부분들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요. 사실은 녹색당도 당세로 말하면 워낙 약해서 혹시 힘을 합친다고 해서 얼마나 도움이 될까 하는 의심도.
▶이정미 : 녹색당의 당세보다 제가 더 주목하는 것은 지금 대한민국 사회에 기후정치를 하는 곳이 아무 곳도 없다고 생각하면서 외면하고 있거나 지역에서의 풀뿌리 차원에서의 어떤 기후실험을 해나가고 계신 많은 분들이 있다고 봅니다. 이럴 때 정의당이 자기 기득권을 내려놓고 새로운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그런 어떤 방향으로 녹색당과 힘을 합칠 때 정말 원내에서 그런 기후정치를 할 수 있는 새로운 정치세력들이 만들어지려고 하고 있고, 우리가 거기에 힘을 보태야 되겠다라고 하는 기대감을 모아낼 수 있다고 보고 있거든요. 그런 점에서 녹색당과 무엇인가를 함께 도모해 가는 것은 정치적인, 가치지향적인 측면에서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어떤 말씀이신지 제가 이해는 가는데요. 선거를 참패한 정당에게 가장 먼저 요구되는 게 지도부 교체잖아요. 이번에 국민의힘도 그런 요구를 받았었고 정의당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저는 보는데요. 그 요구에 대해서 이정미 대표가 사퇴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잖아요. 그 이유는 뭔가요?
▶이정미 : 제가 개인적으로 선을 그은 것은 아니고요. 저도 당대표로서, 특히나 모든 선거에 대한 1차적인 책임은 대표가 지는 것이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저 스스로도 원칙으로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이 사퇴를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당의 위기를 앞으로 어떻게 극복해나가야 될 것인가에 대한 당 차원에서의 어떤 고민들도 필요했기 때문에 저는 사퇴에서부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당내 여러 가지 의견들을 청취해야겠다고 생각했고, 당의 어떤 공적인 기구들, 의원단의 논의라든가 그다음에 광역시도당 위원장님들과의 어떤 논의라든가 이런 것들을 통해서 일단 우리가 혁신재창당을 추진하는 과정에 보궐선거가 끼어들어 왔고 이 과정에서 혁신재창당의 1차 모멘텀을 만들지 못한 상태에서 이런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다음 총선을 준비하기 위한 1차 혁신재창당의 과정까지는 뭔가 좀 매듭을 지어놓고 총선 준비체제로 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이런 요구들, 의견들을 청취하여서 그렇게 판단을 한 것입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의원님, 장혜영, 류호정 의원이 이끌고 있는 '세번째권력'이라는 모임이 있고요. 박원석, 김종대 전 의원이 모인 '대안신당 당원모임'이라는 모임이 있는데요. 지금 이정미 대표가 생각하고 있는 재창당과 이 모임들과는 결이 좀 다른 것 같은데요.
▶이정미 : 저는 사실 저의 혁신재창당론이 자강론, 처음부터 끝까지 자강론이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에 대해서는 그렇게 동의를 하지 않습니다. 자강론은 출발점입니다. 그러니까 당이 자기중심이 있어야 연대연합도 유연하게 해 나갈 수 있다라고 하는 그런 판단을 가지고 일들을 추진해 가려고 해 왔었던 것이고, 그런 점에서 1차 혁신재창당의 과정은 저 당이 도대체 뭘 하려고 하는 당이냐. 그러니까 이 양강구도 안에서 정치공학적으로 우리가 저희가 살아남기 위해서 가치지향을 다 빼고 일단 제3지대를 꿈꾸는 사람들은 다 모여보자. 그래서 여러 가지 생각과 의견이 다르다 하더라도 한 당을 만들어보자. 이것은 조금 어려우니 일단 우리 당이 지금 이 국면에서 이 시대의 어떤 요구에 부응하는 뭘 하려고 하는 당인지 이걸 분명하게 하고, 그러고 나서 총선 국면 안에서는 소위 이 한국 사회의 정치적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는 그런 선거 연대에 대해서는 굉장히 다양한 폭을 열어놓고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라는 것이 저의 생각이고, 이게 사실은 당의 전국위원회 결정사항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금 전국위 안에서 그 당시에는 여러 가지 논의가 제기가 되었고, 그 논의를 제가 수렴하여서 이런 방향성을 결정했고, 그 방향성 속에서 이 일들을 추진해 가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이걸 다시 또 원점에서 논의를 하는 이런 과정이라기보다는 1차적인 이 당이 뭘 하려고 하는 당인지 그걸 세워놓은 다음에 그분들이 말씀하시는 유연한 방식의 어떤 선거연대나 연합에 대해서는 충분히 더 논의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태현 : 연대를 배제하는 게 아니라 일종의 선자강 후연대 이렇게 이해하면 될까요?
▶이정미 : 선자강이라고 하는 것도 우리 당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그것을 함께할 수 있는 사람들과는 최대한 힘을 합쳐나간다라고 하는 그런 뜻이지요. 그러니까 사실 지금 제3지대는 다양한 베이스, 자신들이 지향하고 있는 정치적 방향에 대해서 다양한 베이스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 존재를 하는 것이잖아요. 그런데 그런 분들이 그냥 한 당으로 다 모이기는 굉장히 어려우니 일단은 정의당은 아까 말씀드렸던 노동과 녹색과 지금 지방소멸시대에 어떤 지역풀뿌리 정치나 이런 것들을 꿈꾸시는 분들과 하나의 힘을 합쳐나가고, 한 당으로. 그러고 그 당의 가치와 지향 속에서, 또 총선과정에서는 더 폭넓은 연대, 그러니까 정치구조개혁이라고 하는 더 폭넓은 연대를 할 수 있는 분들과는 또 유연한 연대를 할 수 있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김태현 : 그런데 대표님, 방금 전에 말씀하실 때 우리 당의 가치와 일치하는 부분이 있는 사람들과의 연대 쪽으로 말씀하셨는데요. 애초에 연대라는 것은 사실 다른 사람들끼리 힘을 합쳐야 파이도 커지고 뭔가 여러 유권자들을 흡입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보니까 세번째권력을 하고 있는 류호정 의원 같은 경우에는 조금은 차이가 있어도 할 수 있다, 연대를. 이런 취지의 얘기를 하더라고요, 폭넓게.
▶이정미 : 조금의 차이의 어떤 틀이 어디까지인가 이런 것들은 우리가 고민을 더 해 봐야 될 것이고요. 저희들이 지금 얘기하고 있는 새로운 시대의 담론, 가치지향의 담론 이런 것들에 함께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어디까지인가에 대해서는 더 논의해 볼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그것이 지금 구체화되고 있는 정치세력들 있지 않습니까. 그런 세력들과는 우리가 하고에 연대연합의 틀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라고 하는 논의는 해나갈 수 있지만 하나의 당으로 지금 당장 모이자 이런 것에 대해서는 우리가 조금 더 신중해야 된다라고 하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전에 이미 그런 경험들이 있습니다. 국민의당 같은 경우에도 당을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합쳐서 만들었다가 그 당이 지속될 수 없었던 이런 경험들도 우리가 봐 왔기 때문에 저는 정치의 세계라고 하는 것이 꼭 무슨 하나의 당 안에서만 모든 것이 움직여질 수 없는 연대의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이 두 가지의 층위에서 다양한 어떤 실험들을 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정의당의 이정미 대표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SBS 김태현의 정치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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