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더] 생성 AI 경쟁 뛰어든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 예리한 재치, 날카로운 풍자…‘성격 있는 AI 챗봇’으로 승부

전효진 기자 2023. 10. 17.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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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9월 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 메타 본사에서 열린 메타 커넥트 개발자 콘퍼런스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메타 AI’는 단순히 질문에만 답하지 않는다. 주변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는 일을 하도록 도울 것이며, 당신은 더 큰 세계의 일부가 될 것이다.” 9월 27일(이하 현지시각)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 본사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회의 ‘메타 커넥트 2023’에 등장해 그간 개발에 나섰던 생성 AI(Generative AI) 서비스 메타 AI를 공개하면서 내뱉은 발언이다. 그는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으로 이용자들은 다양한 AI를 이용해 다채로운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면서 “물리적 공간의 한계는 (AI 기술로 인해) 확장될 것”이라고 했다. 저커버그 CEO는 이날 메타의 AI 비전을 제시하며 AI 경쟁력 강화 의지를 강조했다.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이 각축을 벌이는 생성 AI 분야에서 메타가 뒤처졌다는 비판을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

사진 셔터스톡

더욱 사람 같은 AI 챗봇 공개한 메타

이날 공개된 AI 챗봇 메타 AI는 왓츠앱, 메신저,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에 타인과 대화하는 도중에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AI 비서’다. 가령 이용자가 친구들과 함께 있는 페이스북 메신저 대화방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친목 모임 이름을 짓기 위한 아이디어를 줘’라고 채팅창에 쓰면, 메타 AI가 몇 가지 예상 답변을 제시해 준다. 원하는 이미지의 문구(명령어)를 입력하면 고품질의 이미지를 단 몇 초 만에 만들어 주기도 한다. 이 같은 기능은 메타의 대규모 언어 모델 ‘라마2(Llama2)’를 기반으로 작동되며, MS 빙(Bing)과 검색 파트너십을 통해 실시간 정보를 바탕으로 답변을 준다.

이뿐만이 아니다. 실제 사람과 같은 ‘성격(personality)’이 있는 AI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도 승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 미식축구 유명 쿼터백 톰 브레이디, 패리스 힐턴, 래퍼 스눕 독 등 유명인 28명과 협업해 성격, 의견, 관심사를 갖고 있는 가상의 AI 인물이 등장하도록 했다. 이들과 실제 대화하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는 게 메타 측의 설명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입수한 내부 문서에 따르면 메타는 이외에도 ‘밥 더 로봇(Bob the robot)’이라 부르는 AI 챗봇을 개발 중이며, 이 챗봇은 뛰어난 지성과 예리한 재치, 날카로운 풍자를 잘하는 성격인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메타는 앞으로 유명인이나 크리에이터가 자신의 AI 챗봇을 사용해 팬이나 팔로어와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품도 개발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오픈AI가 챗GPT를 출시한 뒤 MS(빙)와 구글(바드)은 올해 상반기 생성 AI 기술을 연이어 선보였다. 당시 메타의 대응이 상대적으로 늦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한 듯 메타가 이날 공개한 생성 AI 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은 ‘재미있는 소통’이다. 외신에서는 젊은 층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보고 있다. WSJ는 “10대 사이에서 인스타그램보다 틱톡이 월등하게 인기를 얻으면서 (메타는) 젊은 사용자를 공략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됐다”면서 “메타버스(metaverse·현실과 가상이 혼합된 세계)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했지만, 제한적인 성과를 거둔 탓에 (메타는 AI 챗봇 공개가) 젊은 사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시발점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AI와 메타버스는 상호 보완적”…저커버그가 꿈꾸는 미래

1984년 유대계 미국인 집안에서 태어난 저커버그 CEO는 어려서부터 컴퓨터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11세 때 병원 컴퓨터에 환자 도착을 알리는 프로그램을 개발했고 고등학교 때 MS 입사 제의가 들어오기도 했다. 2002년 하버드대 입학 후에도 각종 앱을 개발하다가 소개팅 기반의 커넥션 웹인 윙클보스 형제의 ‘하버드 커넥션’에 개발자로 참여한 뒤 아이디어를 차용해 2004년 페이스북을 개발했다. 이후 창립 17년 만인 지난 2021년 저커버그 CEO는 “앞으로 메타버스는 우리의 새로운 미래가 될 것”이라며 사명을 메타(Meta)로 변경했다. 이후 메타는 메타버스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했지만 아직은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22년 메타버스 사업부인 리얼리티 랩스(FRL)는 137억달러(약 18조3169억원)의 사업 손실을 기록하며 2021년(102억달러)보다 손실 폭을 더 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타는 AI와 메타버스에 대한 투자를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저커버그 CEO는 4월 26일 진행된 콘런스콜에서도 수익을 내지 못하는 메타버스 사업을 접는다는 소문에 대해 “확실히 틀린 내용”이라고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AI와 메타버스 두 영역은 서로 상호 보완적이며 우리의 로드맵은 장기적이고 다각적이다. 메타버스를 구축하는 것은 장기 프로젝트이며 언젠가 메타버스가 주류가 될 것이라는 비전은 바뀌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Plus Point
AI 챗봇 경쟁 가열
말 더듬어도 맥락 이해

생성 AI 챗봇 서비스를 놓고 글로벌 빅테크들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단순 답변 기능을 넘어서 행간을 읽는 능력까지 탑재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선 AI 챗봇을 기존 서비스와 연동해 이용자 편의성을 더욱 높이려는 시도도 늘어나고 있다.

오픈AI는 9월 25일 공식 홈페이지에 “이제 챗GPT는 보고, 듣고, 말할 수 있다”는 제목의 공지를 올리고 앞으로 챗GPT와 사람이 서로의 음성으로 대화하는 게 가능해진다고 밝혔다. 또 유료 사용자에 한해서 챗GPT에 이미지를 올리고 관련 질문을 던지면 챗GPT가 답변하는 기능도 추가된다.

아마존은 생성 AI 기술로 음성비서 ‘알렉사’를 최근 업그레이드했다. 새로운 알렉사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바탕으로 사람의 질문을 추론하거나 길고 복잡한 내용을 처리할 수 있다. 아마존에 따르면 알렉사는 상대가 더듬는 말의 뜻도 이해한다.

구글과 MS는 생성 AI 챗봇을 자사 서비스에 연동시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구글의 자사 AI 챗봇 ‘바드’의 확장판은 구글 지메일·드라이브·지도·유튜브 등과 실시간 연동되도록 개선됐다. 유튜브에서 필요한 영상을 찾거나 지도에서 길을 찾는 것도 바드에 물어볼 수 있다. 이 밖에 MS는 AI 챗봇 ‘빙’을 PC 윈도 11 업데이트 버전에 탑재했다. 검색 상자에 질문을 입력하면 그 결과와 새 채팅 버튼이 나오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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