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공간 필요” 화장실서 밥 먹는 남편...오은영도 ‘깜짝’

‘결혼지옥’에서 화장실에서 식사하는 남편의 모습이 공개돼 모두를 경악케했다.

지난 16일 방송한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에서는 결혼을 앞두고 헤어짐 갈림길에 서있다는 부부가 등장했다.

두 사람은 택시 운전사와 손님으로 만났다. 아내는 택시 운전사였던 남편 외모가 맘에 들었다며 “택시 안에서 연락처를 주고 받았다”고 밝혔다. 남편도 “손님하고 대화를 하는 스타일이 아닌데, 그날따라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운명이었던 것 같다”라며 웃었다.

서로를 운명이라고 여겼던 두 사람은 어느덧 결혼 13년차를 맞이했다. 그러나 훈훈함도 잠시, 소통이 전혀 되지 않는 부부의 일상생활이 공개됐다.

새벽 4시부터 일어나 4명의 아이를 챙기며 집안일을 계속하는 아내와 달리, 남편은 뒤늦게 일어나 대화 없이 혼자 커피 한 잔을 들고 화장실에 들어가 커피를 마시고 나왔다.

이에 아내가 “뭐든 내가 먼저 말을 꺼낸다. 내가 말을 하지 않으면 나한테 말을 아예 안 붙여주지 않냐”고 불만을 토로했지만 남편은 침묵을 지켰다.

아내는 “(남편과) "대화가 안 된다. 제가 말을 안 꺼내면 하루 종일 안한다. 말을 해도 답이 안온다. 그럼 더 화가 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남편은 “아내가 대답할 수 없는 걸 물어본다. 심도 있는 질문을 할 때가 있는데 대답이 쉽게 안 나온다”고 고백했다.

더 많은 수입을 얻기 위해 심야운전을 하는 남편의 하루도 공개됐다. 그는 8시간의 운전 후 지친 몸을 이끌고 새벽 5시가 되어서야 집에 들어왔다. 그는 익숙한 듯 혼자 밥을 차려 밥상을 갖고 화장실로 들어가 식사했다.

이를 보던 소유진은 “진짜 처음 보는 모습이다. 화장실에서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보고 두분께 궁금했던 것들을 다 잊어버렸다”며 경악했다. 아내는 “처음엔 몰랐다. 새벽에 일어나보니 음식물이 떨어져 있어서 물어봤더니 거기가 편하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남편은 “밥 먹고 커피 마시고 담배까지 필 수 있다. 새벽에 부스럭거리면 아내가 깰까 봐 그런 것도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아내는 “남편 방이 따로 있다. 아이들 안자는 방이 있다. 마음이 아프면서도 화가 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오은영 박사는 “청소년기 아이들이 부모님의 잔소리가 듣기 싫을 때 화장실을 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화장실은 보통 다른 사람이 잘 안 들어와 본인만의 공간이 필요하면 화장실로 간다. 남편분도 부인을 피하기 위해 가는거냐”고 물었다.

남편은 이를 인정하며 “혼자만의 생각이 필요할 때도 들어가고, 화장실에서 하루종일 있었던 일을 복기하기도 한다. 화장실은 저만의 멀티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대화는 부족했지만 서로를 향한 마음은 깊었다. 아내는 남편 건강검진을 위해 작년 6월부터 매달 적금을 붓고 있었다. 자신을 향한 아내의 마음을 알게 된 남편은 스튜디오에서 눈물을 펑펑 쏟았다.

남편은 스튜디오에서 13년간 하지 못했던 깜짝 프러포즈를 하기도 했다. 그는 꽃다발과 마음이 담긴 편지를 아내에게 전했다. 그는 “못난 사람만나 많은 고생도 했고 많은 눈물을 흘리게 해서 정말 미안하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남편은 “다시 기회가 생긴다면 남은 인생 당신과 최선을 다해 우리 아이들과 함께 노력해서 더 열심히 살겠다. 고맙고 또 고맙다”며 무릎을 꿇고 프러포즈를 했다. 감동한 아내는 눈물을 쏟으며 고개를 들지 못했다.

최윤정 온라인 뉴스 기자 mary170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