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없어 현수막으로"…전남 산사태 취약지 표지판 설치율 1%

이창우 기자 2023. 10. 17.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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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지역 산사태 취약지역을 알리는 표지판 설치율이 1%에 그친 거의 방치 수준인 가운데 설치 예산이 없어서 대부분 기초지자체가 값싼 현수막으로 대체해 온 것으로 지적됐다.

더욱이 지난 2015년부터 산사태 취약지역의 표지판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전남지역은 평균 100곳 중 1곳만 표지판이 설치된 것으로 파악돼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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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철현 의원 "설치 의무에도 2216곳 중 25곳만 설치"
국유림 산림청 설치 의무 불구, 6년간 예산 편성 0원
[곡성=뉴시스] 전남 곡성의 한 마을에서 산사태로 5명이 숨진 가운데 8일 오후 곡성군 오산면 성덕마을 뒷편 야산이 파여 있다. 2020.08.08. hgryu77@newsis.com


[무안=뉴시스] 이창우 기자 = 전남지역 산사태 취약지역을 알리는 표지판 설치율이 1%에 그친 거의 방치 수준인 가운데 설치 예산이 없어서 대부분 기초지자체가 값싼 현수막으로 대체해 온 것으로 지적됐다.

더욱이 지난 2015년부터 산사태 취약지역의 표지판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전남지역은 평균 100곳 중 1곳만 표지판이 설치된 것으로 파악돼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주철현 의원(전남 여수시갑)이 제공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남지역은 총 2216곳이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산사태 위험을 알리는 안내표지판이 설치된 곳은 25곳에 그친데다 설치율은 사실상 제로 수준인 1%에 불과했다.

이는 표지판이 전무한 울산과 세종에 이어 전국에서 3번째로 낮은 수치다.

반면 서울은 취약지역으로 지정된 298곳 전체에 표지판이 설치됐고, 충북도 설치율이 96%에 달한다.

이어 경북(14%), 경남(8%), 전북(7%) 등도 전남보다 높은 10% 설치율을 보였다.

전남도에 확인한 결과 산사태 취약지 지정과 표지판 설치 의무는 산림자원 보호와 안전관리에 책임이 있는 각 시장·군수가 이행해야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남지역 전체 산림 현황은 산림청이 직접 관리하는 국유림이 14%이고 지자체나 공공단체가 소유한 공유림은 4%다. 나머지 82%는 사유림이다.

전남도는 국정감사 지적에 따라 오늘부터 22개 시·군 산사태 취약지에 대한 표지판 설치 유무를 파악하고 신속하게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고정식 표지판 설치율은 낮지만 각 시·군에서 산사태 위험을 알리는 현수막은 꾸준히 설치해 왔다"며 "각 시·군에서 내년 예산 편성을 통해 표지판을 설치할 수 있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산사태 취약지 표지판 설치는 공유림과 사유림은 지자체에, 국유림은 산림청에 설치 의무가 있지만 국유림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주철현 의원은 “기후변화로 인한 집중호우로 산사태 피해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산림청이 그간 국민 보호를 위한 법적 의무를 사실상 방치·방임해 왔음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국유림 내 산사태 위험을 알리는 안내표지판 설치를 위한 예산 편성이 지난 2018년부터 올해까지 6년간 전무해서다.

올해의 경우 대규모 산사태 피해가 발생하면서 새로 비목을 설치해 기재부에 44억원을 요구했으나 98%가 삭감된 1억원만 편성되는 데 그쳤다.

주철현 의원은 "이는 산림청이 산사태 위험으로부터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의무를 포기한 것"이라며 "특히 전남과 울산 등 표지판 설치율이 극히 떨어지는 지역부터 우선 설치하도록 산림청에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c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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