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총격 테러에 2명 사망…벨기에-스웨덴 유로 2024 예선은 중단
[포포투=김환]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벨기에 브뤼셀 도심에서 총격 테러가 발생해 두 명의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벨기에와 스웨덴은 17일 오전 3시 45분(한국시간)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스타데 로이 보두앵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예선 F조 8차전을 치르고 있었다. 전반전은 1-1로 끝났지만, 총격 테러 여파로 인해 후반전은 취소됐다.
벨기에는 4-3-3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요한 바카요코, 로멜루 루카쿠, 샤를 데 케텔라에르, 야닉 카라스코, 유리 틸레만스, 오렐 망갈라, 아르투르 테아테, 얀 베르통언, 바우트 파스, 티모시 카스타뉴가 선발로 출전했고 마츠 셀스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스웨덴은 4-4-2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빅토르 요케레스, 데얀 쿨루셉스키, 에밀 포르스베리, 알빈 에크달, 옌스-리스 카유스테, 마티아스 스반베리, 루드빅 아우구스틴손, 필립 헬란더, 빅토르 린델로프, 리누스 윌리크리스트 에그넬이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골문은 로빈 올손이 지켰다.
먼저 웃은 쪽은 스웨덴이었다. 전반 15분 요케레스가 강력한 슈팅을 시도해 벨기에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를 주도했음에도 선제골을 얻어맞은 벨기에는 공격의 고삐를 당기며 반격에 나섰다. 벨기에는 전반 31분 망갈라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키커로 나선 루카쿠가 성공시키며 경기 균형을 맞췄다. 양 팀이 치고 받으며 치러진 전반전은 1-1로 끝났다.
후반전은 시작되지 않았다. 벨기에와 스웨덴의 경기가 열린 벨기에 브뤼셀 지역 도심에서 총격 테러가 발생했기 때문이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경찰에 따르면 브뤼셀에서 두 명의 스웨덴 국민이 총에 맞아 사망했다. 벨기에와 스웨덴 간의 유로 2024 예선은 중단됐고, 관중들은 경기장에 머물도록 했다. 벨기에 당국은 테러 경보를 최고 단계로 격상시켰다”라고 전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몇 시간 전 도심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은 살인 사건이자 테러로 간주되고 있으며, 오후 9시 30분경 경기 취소가 결정됐다. 팬과 선수들은 안전을 위해 경기장에 머물라는 명령을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원정팬이 희생됐기에 충격이 더욱 컸다. 스웨덴의 얀네 안데르손 감독은 “하프타임에 테러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정말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라커룸에서 선수들과 대화를 나눴고, 테러의 피해자들과 그들의 가족들을 존중하기 위해 경기를 하고 싶지 않다는 의견에 모두가 동의했다”라고 말했다.
스웨덴 축구협회 역시 공식 SNS를 통해 “우리는 브뤼셀에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생각한다.”라며 피해자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벨기에의 알렉산더 드 크로 총리도 자신의 SNS로 “오늘 밤 브뤼셀에서 스웨덴 국민들을 대상으로 벌어진 끔찍한 사건으로 스웨덴 측에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가족들과 친구들을 생각한다. 가까운 관계로서 테러와의 전쟁은 모두가 함께하는 싸움이다”라고 했다.
‘인디펜던트’에 보도에 의하면 이번 총격 테러 영상은 SNS에서 퍼진 상태다. 매체는 “희생자들은 스웨덴 사람들이라는 게 확인됐고, 범인은 자신을 압데살렘 알 길라니(Abdesalem Al Guilani)이자 알라의 투사라고 부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벨기에 매체에 게시된 영상에는 주황색 자켓을 입은 남자가 교차로에서 스쿠터를 타고 처음에는 두 발, 그리고 세 발을 더 쏘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 두 발을 더 쏜 뒤 떠나는 모습이 담겨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벨기에 현지 매체들은 테러를 벌인 총격범이 총격을 하기 전 “알라후 아크바르”를 외치는 모습을 본 목격자가 있다고 전했다. ‘알라후 아크바르’는 ‘신은 위대하다’라는 뜻으로, 이슬람의 유일신 알라를 찬양하는 이슬람교의 문구다. 이슬람계 테러리스트들이 테러를 벌일 때 하는 말로도 유명하다.
총격범은 또한 “내 이름은 압데살렘 알 길라니다. 나는 알라의 투사다. 나는 이슬람 국가 출신이다. 우리는 우리를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고, 우리를 미워하는 사람을 미워한다. 우리는 종교(이슬람)를 위해 살고, 종교를 위해 죽는다. 알함둘라. 네 형은 무슬림의 이름으로 복수했다. 나는 지금까지 스웨덴 사람 세 명을 죽였다. 알 함둘라. 세 명의 스웨덴 사람들 말이다. 모두가 나를 용서하길 바라고, 나도 모든 사람들을 용서할 것이다. 살람 알레이쿰”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경기는 취소됐다. UEFA는 “브뤼셀에서 테러 공격으로 의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두 팀과 현지 경찰과의 협의 끝에 벨기에와 스웨덴의 유로 2024 예선 경기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자세한 내용은 추후에 공지할 예정이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다만 이번 경기가 다시 열릴지는 알 수 없다. F조는 현재 벨기에와 오스트리아가 사실상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은 상황이다. 벨기에는 지난 6경기에서 승점 16점을 확보해 조 1위에 올라 있고, 오스트리아가 7경기에서 승점 16점을 챙기며 조 2위에 위치해 있다. 반면 스웨덴의 경우 5경기에서 승점 6점을 따내며 오스트리아와의 승점 차가 10점으로 벌어져 있는 상태다. 사실상 스웨덴은 경기를 하는 의미가 없는 셈.
스웨덴의 주장인 린델로프도 이 점을 두고 “벨기에는 이미 본선에 진출했다. 우리는 본선에 진출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라며 경기를 다시 열 필요가 없다는 뉘앙스로 말했다.
김환 기자 hwankim14@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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