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예금' 돈놀이 하는 기업, 애꿎은 서민 대출금리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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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기업에 팔린 고금리 예금 상품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은행 간 '수신 경쟁' 분위기가 감돈다.
지난해 말 은행권이 '큰 손'인 대기업 유치를 위해 은행 간 수신금리 경쟁을 한 것이 자금조달 비용에 영향을 줬다는 해석도 나온다.
은행업계 고위 관계자는 "은행채라는 자금조달 창구가 막힐 때였기 때문에 예금 경쟁이 더 치열하던 시기였다"며 "대규모 기업 예금 비딩에서 특정 은행이 높은 금리를 써내면 나머지 은행도 따라가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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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기업에 팔린 고금리 예금 상품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은행 간 '수신 경쟁' 분위기가 감돈다. 지난해 말 은행권이 '큰 손'인 대기업 유치를 위해 은행 간 수신금리 경쟁을 한 것이 자금조달 비용에 영향을 줬다는 해석도 나온다. 자금조달 비용 상승은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진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은행권의 '기업 저축성 예금'은 총 25조5800억원 늘었다. 지난해 말 기업의 저축성 예금 잔액은 527조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저축성 예금에는 정기예금, 저축예금, 기업자유예금 등이 포함된다.
저축성 예금 금리가 본격적으로 높아지기 시작한 지난해 9월을 포함하면 연말까지 넉 달 간 기업 저축성 예금은 약 39조원 늘었다. 지난해 9월 은행권 평균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3.38%)는 기준금리 상승과 수신 경쟁 등의 영향으로 전월보다 0.47%포인트(p) 뛰었고, 11월에는 4.95%까지 상승한 바 있다.
지난해 4분기 은행 수신금리가 급격히 오르자 기업들이 정기예금 등을 늘린 셈이다. 특히 현금 유동성이 풍부한 일부 대기업이 은행 예금을 적극 활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보통 연말 기업들은 자금 수요에 대비해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요구불예금을 늘리는데, 지난해는 4분기 말 기업 요구불예금이 3분기보다 줄었다. 요구불예금에서 정기예금으로 자금이 상당 부분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에서는 기업들이 은행 수신금리 경쟁을 부추긴 것으로 본다. 지난해 말 은행채 발행이 사실상 금지되면서 자금조달에서 예금 의존도 높아졌다. 기업들도 은행의 특수한 상황을 활용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시중은행 사이에선 유동성이 풍부한 A기업의 1조원 규모 자금을 두고 금리 비딩(입찰 경쟁)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A기업은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낸 은행에 5000억원을 예치했고, 나머지 자금을 두고 또다시 비딩하는 방식으로 은행 간 금리 경쟁이 벌어졌다고 한다.
당시 은행권에서는 기존의 기업자금을 묶어두기 위해서도 높은 금리를 내줘야 했다. 갑자기 수천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가면 다른 곳에서 조달하기 힘든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대규모 예금을 조건으로 대출 한도 확대 등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은행업계 고위 관계자는 "은행채라는 자금조달 창구가 막힐 때였기 때문에 예금 경쟁이 더 치열하던 시기였다"며 "대규모 기업 예금 비딩에서 특정 은행이 높은 금리를 써내면 나머지 은행도 따라가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대규모 예금 비딩이 이뤄질 때마다 조달 비용이 크게 뛰고 연쇄적으로 대출금리도 뛰었다는 설명이다.
은행권은 지난해 예금 경쟁 당시 판매됐던 상품의 만기가 최근 돌아오면서 다시 긴장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정기예금이 3조7000억원 감소한 것을 두고 "가계자금은 순유입이 지속됐으나, 만기도래한 법인자금이 일부 인출되면서 감소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대기성 자금이 늘어난 것이 올해 말 은행권 금리 경쟁이 다시 재연될 가능성을 기대한 것으로 본다. 지난달 은행권 수시입출식 예금은 23조1000억원(가계·기업 합계) 증가했다. 법인자금 유입도 큰 영향을 줬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말 기업 수익성이 떨어질 때였기 때문에 현금이 많은 기업은 예금을 하는 게 더 남는 장사였다"며 "올해 4분기에도 기업금융은 대출뿐만 아니라 예금 쪽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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