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정책 자율화' 기대감 커진 금융지주, 3분기는?
CET1 비율 관건…기업대출·환율 등 하락 압력
자사주 매입·소각 여부, 자본여력이 좌우
배당주 투자적기를 맞아 은행주가 상승세다. 특히 지난 9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지주의 주주환원 자율화를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모양새다.
금융지주들이 정관을 변경하면서 오는 3분기에는 4대 금융지주들이 공통적으로 분기배당을 실시할 수 있게 됐다. 이밖에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소각 여부는 각 금융지주들의 자본 여력에 따라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24일부터 주요 금융지주 3분기 실적 발표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지주들은 오는 24일부터 KB금융을 시작으로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이에 각 금융지주들이 발표할 주주환원정책에도 관심이 쏠린다. 금융지주들은 올들어 분기배당 뿐만 아니라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진행하는 등 예년 대비 다양한 주주환원정책을 펼쳐 왔다.
여기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9월 런던 투자설명회(IR)에 방문해 투자자들에게 금융지주의 주주환원 자율성을 보장하겠다는 발언을 한 점도 주주환원정책 강화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은행지수는 이 원장이 지난 13일 유럽에 방문한 이후인 15일(종가 기준) 668.02를 기록하며 전일 대비 3.08% 크게 뛰었고, 지난주에도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전주 대비 1.49%오른 649.04로 마감했다.
자본여력에 달린 주주환원책
3분기 주주환원정책 확대의 가장 큰 관건은 금융지주들의 보통주자본(CET1)비율 수준이다. 금융지주들은 내년 5월부터 상반기 경기대응완충자본(CCyB) 1%를 적립해야 하고, 내년부터는 스트레스완충자본 도입이 예정돼 있어 이 기준에 맞춰 자본을 쌓아야 한다.
앞서 올해초 금융지주들은 당국이 요구한 완충자본 등을 감안해 목표 CET1비율을 설정하고 이를 넘어설 경우 주주환원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KB금융은 13%, 신한지주는 12%, 하나금융은 13%, 우리금융은 12% 등을 목표 CET1 비율로 설정했다.
일부 금융지주들은 스트레스완충자본 도입이 예고되자 지난 2분기 목표 비율을 상향했다. 신한지주는 CET1비율 관리 목표치를 기존 12%에서 13%로 높였고, 우리금융 또한 지난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스트레스 완충자본 추가시 목표 CET1 비율을 12%에서 12.5%로 상향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2분기말 기준 KB금융을 제외한 3개 금융지주들의 CET1비율은 목표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신한지주의 2분기말 CET1비율은 12.99%로 관리 목표치인 13.0%에 걸쳐 있고, 하나금융의 2분기말 CET1비율은 12.81%로 관리 목표치인 13%를 밑돌았다. 우리금융 또한 2분기말 CET1비율이 11.97%로 기존 목표치인 12%에 미치지 못했다.
자본여력 KB금융,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 할까
금융지주별 주주환원정책의 차별성은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여부에서 나뉠 것으로 보인다. 특히 KB금융이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목표 자본비율을 상회하고 있어 다양한 주주환원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지난 2분기말 KB금융의 CET1비율은 13.8%로 목표 비율인 13.0%를 웃돌았다. 이에 업계에서는 KB금융이 3분기에 1, 2분기와 마찬가지로 분기배당으로 1주당 510원을 배당하고, 자사주 매입·소각까지 발표할 가능성이 높단 관측까지 나온다.
KB금융이 지난 상반기 이미 6000억원의 자사주를 소각한 점을 고려하면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도 있지만, 신한지주보다 총주주환원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주주환원책을 발표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KB금융이 4분기에 추가로 자사주 매입·소각을 하지 않게 되면 신한지주보다 총주주환원율이 낮아진다"며 "KB금융이 4개 금융지주중 자본비율이 가장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분기배당 외에도 추가적인 주주환원책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CET1 하락 압력 커져
3분기말 주요 금융지주들의 CET1 비율은 2분기 수준을 유지하거나 다소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환율이 오르면서 자본비율 하락 압력이 커지고 있고, 부도시손실률(LGD) 조정으로 대손비용이 커지면서 순이익도 4조317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66%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자본비율 하락 압력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대출은 통상 가계대출보다 위험자산 가중치가 높다. 위험가중자산(RWA)은 CET1비율 산출시 분모로, 늘어날수록 자본비율이 하락한다.
특히 3분기 은행 기업대출을 적극적으로 확대한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의 경우 자본비율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3분기에는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뿐만 아니라 분기배당에서도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펼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하나금융 지난 1, 2분기 분기배당으로 1주당 600원을 배당했다. 우리금융은 지난 2분기 첫 분기배당을 실시하고 1주당 180원을 배당했다.
신한금융의 경우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말 CET1 비율이 13% 수준을 유지하면 4분기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만큼 분기배당 외에도 자사주를 활용한 주주환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은 분기별로 1주당 배당금 525원을 균등 배당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 2019년 사모펀드인 IMM PE가 인수한 750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가 지난 5월 보통주로 전환함에 따라 주식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매 분기 자사주 매입·소각을 진행하고 있다.
강지수 (jisoo@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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