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트라,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블록체인’

양재필 매경비즈 온라인기자(sohnsb@naver.com) 2023. 10. 17. 09: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판교 창업존 입주기업 인터뷰 ⑧]
선종엽 루트라(Lutra) 대표
NFT 포토부스 클램, CES 혁신상 수상
고객관리·마케팅, 한 번에 관리할 수 있어
판교 창업존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신산업분야 유망 창업자들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2017년 설립한 국내 최대 창업지원 클러스터다. 창업진흥원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가 공동 운영하며 매년 100여 기술창업 기업을 키워내고 있다. 미래 유니콘을 꿈꾸는 입주기업 대표를 만나본다.

CES 2023 소프트웨어와 모바일앱(Software & Mobile Apps) 부문에서 국내 최연소로 혁신상을 수상한 기업이 있다. 루트라는 포항공대 출신 창업팀으로 지난 1월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3에서 NFT 분야에서 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고객관리용 NFT 솔루션 개발사’라는 다소 생소한 사업 영역을 전개해 나가고 있지만, 듣기만 해도 어려운 블록체인 기술을 브랜드와 소비자 모두에게 유용한 방식으로 구현하면서 성과를 내고 있다.

‘소비자를 위한 기술’이라는 기업 모토를 바탕으로 새로운 형태의 블록체인 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루트라의 선종엽 대표를 만나봤다.

선종엽 루트라(Lutra) 대표
Q. 어떤 사업을 하는 기업인지 알고 싶다

루트라는 블록체인을 활용하여 소비자와 브랜드를 이어주는 기업이다. 루트라(Lutra)는 수달의 학명(水獺)으로 기업명을 수달로 정한 이유는 수달이 생태계 포식자이기도 하고 말도 많고 소통이 빠른 동물임을 고려해 짓게 되었다.

루트라가 개발한 ‘클램’(CLAM)은 일상 속 특별한 순간을 작품으로 만드는 NFT 플랫폼이다. 사용자는 클램을 통해 본인의 추억을 NFT에 담아 포토카드로 간직할 수 있다. 즉, 디지털 아트를 제작·판매하는 일반 플랫폼과는 달리 클램은 나만의 일상을 하나의 자산으로써 보관할 수 있다.

클램은 포토부스(Photobooth) 형태로 팝업스토어, 페스티벌 등에서 주로 사용되며 사진 촬영 후에 NFT 포토카드를 만들기만 하면 온라인에서 별도의 회원가입 및 인증 없이도 ‘현장 참가자’임을 인증할 수 있는 독특한 상품이다.

올해 말에 나오는 두 번째 제품은 블록체인 기반 웹을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반 솔루션으로, 이 역시 소비자와 브랜드를 잇는 것에 집중한 상품이지만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도록 웹 솔루션으로 디자인되어 출시될 예정이다.

Q. 이 아이템으로 사업을 하게 된 이유와 작동 원리, 경쟁력은 무엇인가

‘나만의 일상을 NFT에 담아 추억하고 간직할 수 있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사업 아이템을 구상했다. 사진에 NFT를 접목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사진을 제작하는 것에 집중했다.

이러한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게 된 이유는 브랜드와 고객 간의 ‘느슨한 연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다. 브랜드 행사에서 나의 개인정보를 제공하지 않아도 브랜드가 제공하는 후속 혜택들을 누릴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있으며, 개인정보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브랜드와 연결하거나 끊는 것에 대해 온전히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느슨한 연결’을 형성할 수 있다.

행사 주관사 역시 온오프라인 융합콘텐츠를 통해 지속적으로 고객 관리와 마케팅을 손쉽게 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블록체인 특히, NFT의 작동 원리에 기반한다. 알다시피 토큰(Token)마다 고유의 값을 갖는 NFT는 대체 불가능 토큰(Non Fungible Token)으로 자산의 희소성을 보장한다는 점, 원본으로써 증빙이 가능하다는 점, 소유자 정보와 거래 이력 등 데이터 위조, 변조가 불가하다는 점 등이 특징이다.

탈중앙적 시스템 내에서, 익명의 사용자가 공개된 토큰을 가지는 형태인데, 토큰은 브랜드와 관련된 것임이 공개되어 있지만 결국 소유자는 알 수 없어서, 정보를 소유자가 가진 형태가 가능하다. 개인정보 보호와 브랜드 연결성을 모두 만족하게 할 수 있는 원리다.

가장 큰 경쟁력은, 다소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 블록체인 NFT가 핵심으로 구동되는 아이템인데도 불구하고 사용자층이 10대부터 70대까지 넓고 다양하다는 것이다. 누구나 부담없이 즐겁게 사용할 수 있는 포토 부스에 이 원리를 활용한 것이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어려운 점이 있다면 포토부스라는 하드웨어를 사용하다 보니 비용적인 측면에서 누구나 설치하여 쓰기는 쉽지 않다는 점이다. 부스 견적이 한 건당 수 백만원 이상 나오다 보니, 소규모 브랜드나 작은 행사에서는 활용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결핍을 해결하기 위해 두 번째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일상 속 특별한 순간을 작품으로 만드는 NFT 플랫폼 ‘클램(CLAM)’ 이미지 (사진 = 업체 제공)
Q. 자세한 사업 히스토리를 듣고 싶다

루트라는 지난 2021년 9월 포항공대 동문이 모여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루트라의 기업 미션은 ‘모두가 기술을 누릴 수 있게 하면서도, 얽매이지 않게’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소비자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있고, 소비자에게 편익이 되는 기술만이 진정한 기술창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어려운 기술을 단순히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쓰고 나서 알아보니 ‘어? 이게 NFT야?’라는 정도의 생각이 들 수 있게 서비스에 완전히 녹여내는 것이 루트라의 역할이며, 소비자들은 언제든지 필요할 때 서비스를 쓰고, 필요하지 않으면 쓰지 않아도 되는 선택권을 부여받게 된다. 이는 과거 SNS가 개발될 때 지향하던 중독성과 대비되는 가치다.

이러한 소명을 가지고 사업을 이어 나아가다 보니 CES라는 무대에서 NFT 솔루션으로는 세계 최초 혁신상, 국내에서는 최연소로 혁신상을 받을 수 있었다.

지난 5월에는 국내 최대 꽃박람회 ‘2023 고양국제꽃박람회’에서 ‘NFT 포토부스’를 선보였는데 인기가 상당했고 아이템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지난 7월에는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로부터 시드투자를 유치했고,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사업(TIPS)에도 선정되어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준비 중이다.

Q. 현재 투자 유치 상황과 성장 가능성에 대해 알고 싶다

현재 시드(Seed) 투자만 유치한 상황이고, 내년 상반기에 Pre-A 투자를 받을 예정이다. 현재는 루트라가 설정한 가설을 검증하는 기간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캐시카우인 클램 포토부스는 꾸준히 판매하면서, 그간 파악했던 기업들의 니즈를 바탕으로 추가 출시 될 소프트웨어 서비스 솔루션으로 매출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 분야에서는 매우 독보적으로 나아가고 있어서, 향후 루트라가 정말 모든 이들의 블록체인 허들을 넘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브랜드와 고객을 이어주는 기술은 변함없이 중요하게 사용되리라 믿는다. 이러한 브랜드 가치는 향후 루트라가 성장하기에 충분한 토양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Q. 창업지원 클러스터 ‘판교 창업존’은 기업 창업시 어떤 도움이 됐는가

최근 창업존을 졸업하고 강남에 작은 독립 사무실을 마련했다. 막상 나가고 나니 창업존에서의 큰 공간과 다양한 인프라가 얼마나 큰 혜택이었는지 알게 됐다. 이 정도 임대료에 이러한 시설을 누릴 수 있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고 생각한다.

앱이나 소프트웨어에 대해 미리 테스트를 할 수 있는 시설까지 마련돼 있어 초기에 플랫폼 인프라 구축 시에 상당한 도움이 됐다. 판교 창업존은 초기 창업 기업에게 인프라와 네트워크, 지원 사업, 깨끗한 화장실까지 뭐하나 부족할 게 없는 훌륭한 공간이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