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어 할 줄 알아” 하마스 급습에도 안떠난 팔레스타인계 구급대원, 이스라엘서 숨져

아와드 다라우셰. [이스라엘 정부 엑스(옛 트위터)]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인간이 되고 인간으로 남고 인간으로 죽는 것 선택이었다.” (아와드 다라우셰의 유족들)

지난 7일(현지시간) 하마스의 급습을 당한 이스라엘 남부 음악축제 현장에서 팔레스타인계 구급대원이 구조에 나섰다 숨진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1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팔레스타인계 구급대원인 아와드 다라우셰(23)는 당시 이스라엘 남부 레임 키부츠에서 열린 노바 음악 축제에 파견돼 근무 중이었다.

이날 하마스가 이스라엘로 로켓포 수천발을 발사한 후 이스라엘 민간인 거주 지역으로 침투하면서 축제는 집중 공격을 받았다. 가자지구에서 불과 4.8㎞ 떨어진 이 지역에서는 민간인 다수가 인질로 붙잡혔다. 습격 이후 사망자 시신만 260구 가량 발견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급습 당시 구급대원들은 대피를 지시받았지만, 다라우셰는 떠나지 않는 쪽을 선택했다. 살아남은 그의 동료 구급대원들에 따르면, 그는 부상자 중 한 명에게 붕대를 감아주다가 총격을 받고 숨을 거뒀다.

팔레스타인 민족의 후손인 다라우셰의 가족은 여러 세대에 걸쳐 이스라엘에서 거주해 온 아랍계 이스라엘 시민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갈등이 불거질 때면 이들이 종종 유대인들에게 차별을 받기도 한다고 AP는 전했다.

다라우셰는 자신이 아랍계임을 내세워 하마스와 소통에 나서보려고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의 사촌은 다라우셰가 “나는 떠나지 않겠다. 나는 아랍어를 할 수 있으니 (중재를) 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는 말을 전했다.

남은 다라우셰의 가족들은 “우리는 그가 자랑스럽다. 그와 우리 가족 모두가 그렇게 할 수 있기를 바랐던 선택이자, 인간이 되고 인간으로 남고 인간으로 죽는 선택”이라고 AP에 밝혔다.

“그는 영웅이다. 그가 축복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이스라엘 정부도 엑스(옛 트위터)에 추모글을 올리며 그의 죽음을 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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