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 2024년 사업계획 이렇게 수립해라
전략팀은 전 부서에 내년도 사업계획을 작성하라는 업무 연락을 발송했다. 크게 4가지 내용이었다.
① 금년도 실적과 미진 사항에 대한 정리
② 내년도 환경 분석
③ 내년도 목표, 달성 전략과 중점 과제
④ 중점 과제별 세부 실천 계획
매년 작성하는 사업계획이지만, 조직장 입장에서는 CEO와 본부장 앞에서 발표하고, 내년도 목표가 결정되기 때문에 여간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A팀장은 내년도 사업계획을 작성하기 위해 전략팀에서 전송한 업무 연락과 동일하게 팀원들 각자 작성을 하도록 하고, 전체 취합과 정리를 B차장에게 지시했다. 1차 취합된 자료를 보고하는 B차장의 모습이 힘들어 보인다. 무슨 일이 있느냐 물으니, 팀원들의 협조가 쉽지 않다고 한다. 내년도 목표와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데, 현재 올해 실적 정리와 각자 자신이 하는 업무에서 개선 정도의 과제만 도출된 상태라고 한다. 이 수준으로는 CEO와 본부장에게 크게 질책을 받을 것이 분명했다. A팀장은 전 팀원을 회의실로 소집하고, 금년 목표의 2배가 되는 도전적인 과제를 선정하라고 지시했다. 영업과 생산부서도 아닌 간접부서에서 금년 2배의 도전적 과제를 무엇으로 선정해야 하는가 팀원들의 고민과 불만이 높다. 사업계획 발표 1주일이 남았다. A팀장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무엇이 잘못되었는가?
매년 사업계획 보고를 받는 CEO와 본부장도 고민이 많다.
팀장들이 길고 멀리 보며 사업계획을 수립해야 하는데, 항상 단기 시각을 갖고 실적 중심의 계획을 세워 보고한다. 작년도 사업계획, 금년도 사업계획, 내년도 사업계획이 큰 차이가 없다. 이런 모습이면 굳이 사업계획을 작성하고 보고하는 이러한 프로세스가 의미가 없다. 20개 팀 중 5개 팀의 보고가 끝난 시점에서 살펴보니, 금년도 목표에 의한 결과물 보다 목표 이외의 지시에 의한 결과물이 훨씬 많다. 미진 사항을 보면, 반드시 해야 할 과제였음에도 불구하고 하지 못한 과제도 많다. 사실상 사업계획에 의한 업무가 추진되는 것이 아닌 지금까지 해왔던 업무 분장의 과제를 실행한 것에 불과하다. 보고를 받던 CEO가 전체 본부장을 불렀다. 내년도 사업계획 작성을 전부 재작성하라고 했다. CEO는 어떤 지시를 내렸겠는가?
3개년 중기계획을 작성하라.
매년 수동적이고 변화 없는 사업계획 작성에 실망을 금치 못한 CEO가 내린 지시는 바로 3개년 중기 사업계획 작성이었다. 매년 도전적이고 측정 가능하며 의미 있는 과제를 도출하라고 했건만, 매년 고만고만한 목표와 과제로 발표가 이어지고, 그에 따라 회사의 성과도 매년 유지 수준이었다. 고민 끝에 팀장들의 발표를 중지하고 내년도 사업계획을 3개년 중기 계획으로 변경하고 다음과 같이 4가지를 지시하였다.
① 3개년 중기 모습, 사업 영역의 변화 속 내년도 사업계획이 연계되도록 작성할 것
② 3개년 중기 과제와 결과물이 달성될 수 있도록 내년도 과제와 결과물을 연계시킬 것
③ 금번 보고는 3개년 모습, 사업 영역의 변화, 중점과제, 결과물이며 확정된 조직에 한해 내년도 실행 계획을 작성하도록 한다.
④ 금년 3개년 중기 계획이 통과되지 않은 팀장은 전원 교체할 것이며, 팀장 중심으로 중기 계획을 작성하라고 했다.
CEO는 본부장에게 각 팀의 중기 계획을 분석하여 각 본부의 중기 계획을 보고하라고 했다. 발표는 팀장의 사업계획이 아닌 본부의 중기 계획이며, 본부 중기계획 발표 시, 모든 본부장과 해당 본부의 팀장이 배석하도록 했다. CEO는 전략팀장에게 본부 중기 계획을 취합하여 전사 목표와 중점과제를 도출하라고 했다. 본부별 취합된 중기 계획을 종합 정리하니 3년 후 매출 목표가 현재보다 5배 이상의 수준이었다. 중요한 것은 생산본부의 생산 목표는 2배 수준이었고, 경영지원본부의 인력은 1.2배 수준이었다. 본부의 목표만 생각했을 뿐, 타 본부와의 협력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도전적 목표를 수립하라고 하니까 전사적 합의를 구하지 않고 자신들 입장에서 목표를 정하고 중기계획을 수립한 것이다. CEO는 본부장들의 발표를 미루고, 본부장과 전략팀장을 불러 분석 내용을 지적하며 질책을 했다. 먼저 회사의 3개년 모습과 목표를 정하지 않은 전략팀을 질책했고, 본부장들의 이기적 모습에 대해 질타했다. 그리고 3개년 중기 모습, 목표를 제시하고, 각 본부장에게 구체적인 모습과 목표를 부과했다. 이 모습과 목표를 달성하고, 본부 차원에서 더 해야할 과제를 찾아 보고하도록 했다.
사업계획 수립 못지않게 점검과 피드백도 중요하다
잃어버린 목표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목표에 대한 점검과 피드백이 중요하다. 많은 회사들이 사업계획을 수립한 후, 사업계획에 대한 실행과 달성율을 점검하지 않고 주어진 업무 분장 상의 일반적 일을 한다. 분기 또는 반기 실적 점검이 있을 때, 지금까지 했던 일들을 정한 목표에 맞추는 작업을 한다. 성과가 높을 수 없는 이유이다.
CEO는 12월 3개년 중기 계획 하의 내년도 사업 계획을 확정 짓고, 본부장 주관 하에 매달 각 팀의 목표 대비 달성율을 보고받고, 본부 목표에 대한 실적과 계획을 전 본부장과 전략, 인사, 재무팀장이 참석한 자리에서 발표하도록 했다.
본부장에게 각 팀의 목표 달성율을 보고 받도록 했지만, 실행하지 않은 본부장도 있었다. 매달 실적과 계획은 목표에 따른 실행이 아닌 지금까지 해온 일에 대한 발표도 있었다. CEO는 질책을 하고, 이번은 경고이며 다음 보고는 철저히 목표에 따른 과제, 이의 달성율이 되도록 하고, 목표 이외의 과제와 결과물은 별도로 정리해 보고하도록 했다. 모든 본부장이 업적만 보고한 것에 대해서도 질책을 했다. 조직과 구성원의 역량 향상을 위해 했던 노력과 그 결과를 보고하도록 했다.
매월 본부장 성과 발표회가 진행되었다. 중간에 미진하거나 지시대로 하지 않은 본부장은 교체되었다. 분기별 본부 성과 발표회를 통해 본부장이 분기 실적과 계획을 보고하고, CEO와 해당 팀장과의 간담회로 이어지도록 분기 모임이 추가되었다. 전략팀은 회사 중기 계획과 당해년도 목표에 대한 점검을 실시하였고, 인사팀은 개인의 목표에 대한 점검을 담당했다. 전략팀은 팀 이상의 조직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였고, 인사팀은 팀원의 평가를 담당했다. 전략팀에서 팀장 이상 평가한 자료는 인사팀으로 전달되었고, 이 조직 평가에 따라 개인 평가가 연계되도록 했다.
전략팀 주관의 조직 진단 및 컨설팅을 실시하여 성과가 부진하거나, 조직 활성화가 안되는 조직장에 대한 조치를 진행하였다. 팀원의 역량과 성과 창출을 위한 팀장 이상의 교육은 인사팀이 담당하였다.
[홍석환 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니스트/ 현) 홍석환의 HR 전략 컨설팅 대표/전) 인사혁신처 자문위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안 팔리네”… 전기자동차 ‘눈물의 세일’ - 매일경제
- 피프티피프티 키나, 홀로 전속계약 소송 항고 취하 - 매일경제
- 한국형전투기 KF-21, 국민에 첫 공개…한미 공중비행 선두에 [현장르포] - 매일경제
- “진짜 눈물 나겠다”…4천원짜리 인공눈물, 내년부턴 4만원으로 - 매일경제
- “주담대 이미 7%인데 또 오른다고?”…치솟는 이유 대체 뭐길래 - 매일경제
- 주말에 예약이 꽉 찰 정도...‘똥’ 향한 집념에 생긴 이곳 - 매일경제
- [속보] 대법원장 권한대행, 후임 대법관 제청하지 않기로 - 매일경제
- "32평 분담금 5억"… 제동 걸린 상계주공5 - 매일경제
- 407만원 더 받지만 5년간 목돈 ‘꽁꽁’…도약계좌 갈아탈까 말까 - 매일경제
- 구단 최초 외부 영입→그동안 걷지 않은 길 걷는다…LG 원클럽맨과 손잡은 삼성, 99688378 잔혹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