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 12景 5品 3味 중 알짜배기 품은 광천…가을 축제와 식도락의 최고봉[투어테인먼트]

강석봉 기자 2023. 10. 1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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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샷으로 본 홍성군 광천. 사진제공|트래블팀


광천에 가면 대승이다. 볼거리에 눈 호강이고, 먹을거리에 침이 고인다. 가을이면 광천김·토굴새우젓축제가 열리니 즐길 거리는 덤이다.

조선 시대 이후 광천은 인싸’였다. 세월은 무상했다. 인파가 넘치던 항구는 닫혔고 돈이 꼬이던 금광은 맥을 다했다. 광천에 드리운 암울함에 기죽을 만도 한데, 광천 사람은 스스로 ‘제일 잘나갔다’.

광천토굴새우젓을 숙성시키는 토굴. 사진제공|트래블팀


폐광에 토굴새우젓을 심은 크리에이티브는 광천에 액티브를 살렸다. 닫히고 멈춘 곳에 광천 사람들은 기름치고 소금 치며 그들만의 스토리텔링을 풀어냈다.

광천전통시장에서 팔고있는 광천토굴새우젓. 사진|강석봉 기자


광천 ‘픽’한 홍성 12경…‘여심’ 찜한 광천 2경


오서산 억새밭. 사진제공|홍성군청


홍성 12경 중 4경에 해당하는 오서산은 가을이면 억새가 슬피 운다. 정상에 서면 서해안 일대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먼바다에서도 보여 서해의 등대 또는 나침반이라고도 불린다. 충남 서북부 최고봉(791m)으로 홍성, 보령, 청양에 걸쳐 있다.

홍성 12경 중 2경 남당항 앞엔 광활한 천수만이 펼쳐져 있다. 사시사철 대하, 우럭, 새조개, 꽃게, 새우 등이 미식가를 설레게 한다. 남당항엔 횟집도 많다. 이곳은 광천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잔잔한 은빛 수면과 아름다운 석양을 볼 수 있는 노을 전망대도 있다. 대나무로 꽉 찬 죽도와 안면도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해안 경관도 절경이다.

그림 같은 수목원. 사진|강석봉 기자


홍성 12경 중 12경은 ‘그림 같은 수목원’이다. 광천읍 충서로에 있는 이 수목원은 지리적으로 서해 천수만과 근접하고 있어 바람이 많고 습도가 높다. 기온 차가 심해 꽃의 개화 시기도 보름 정도 늦다. 그게 관람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홍성 12경 중 12경인 ‘그림 같은 수목원’의 한반도 지형 호수. 사지제공|트래블팀


2004년 등록된 이 수목원은 약 11만㎡ 부지에 1000여 종의 초본류를 비롯해 560여 종의 목본류를 보유하고 있다. 소나무를 중심으로 조성된 이 수목원은 가을이 되면 고운 자태를 자랑하는 단풍과 노란 잔디가 조화롭다.

홍성 12경 중 12경인 ‘그림 같은 수목원’. 사진제공|강석봉 기자


김·새우젓에 남당항 대하 더하면 ‘오서 3미’


토굴에서 숙성 중인 광천토굴새우젓. 사진|강석봉 기자


홍성에서 맛봐야 할 다섯 가지를 추려 홍성 5품이라 한다. 홍성 한우, 광천 토굴 새우젓, 홍성 흑마늘, 광천김, 유기농산물이 그것이다. 이 중에서 새우젓과 김은 우리 밥상에서 빠질 수 없다.

원래 새우젓은 ‘조랭이’ 또는 ‘조쟁이’ 라고 불리는 항아리에서 만들어졌다. 여름에 부패하면 고랑젓이 된다. 광천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고(故) 윤병원 씨가 골칫거리를 옹암리 독배 마을 금광 폐광에 숙성 시켜 해결했다. 어절씨구~ 부패는커녕 맛까지 기가 막힌 광천 토굴 새우젓의 출발이다. 광천토굴새우젓은 새우젓 살이 단단하고 젓국물이 희고 맑은 게 특징이다.

광천김. 사진제공|홍성군청


광천김은 원초(原草)부터 다르다. 청정 서해에서 12월 말부터 2월 초에 생산된 최상급 원초를 확보하고, 영하 18℃ 이상의 최적 온도에서 냉동 보관해 사용한다. 최상급의 통참깨 및 통들깨를 직접 압착, 착유한 기름을 사용한다. 이 덕분에 광천김은 바삭하면서 짜지 않은 게 특징이다.

수출용 광천김을 만드는 태경식품. 사진|강석봉 기자


태경식품 등 광천김은 해외에서 인기가 많아 광천 맛김뿐만 아니라 김부각 등도 사랑받고 있다. 여기에 남당항의 대하를 더하면 오서 3미라 부른다.

광천김이 자동화 설비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사진|강석봉 기자


여기에 백제식품도 광천 맛을 즉석 떡국, 쌀국수 등에 담아 세계로 알리고 있다.

정동규 광천 읍장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수산물에 대한 국민의 걱정이 커지고 있는 시점에서 홍성군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광천김과 광천토굴새우젓 생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관광명소 옹암리 독배 마을 암석 토굴 탐방


광천 토굴에서 숙성되고 있는 광천토굴새우젓. 새우젓을 들고 있는 광천읍주민자치회장 김노성씨. 사진|강석봉 기자


독배 마을에는 40여 개의 새우젓 토굴이 있다. 천수만의 염분과 발효에 최적 조건인 섭씨 14~15와 85% 이상 습도가 일 년 내내 일정하게 유지되는 토굴에서 숙성된다. 광천 토굴에서 숙성시킨 새우젓이 맛있다는 소문이 전국적으로 나면서 광천 토굴 새우젓시장은 활성화됐다.

광천토굴새우젓. 사진제공|홍성군청


독배 마을을 방문하면 토굴 새우젓 단지에 자리 잡은 다양한 판매점을 통해서 토굴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다. 옹암리 공영주차장에 광천토굴새우젓 홍보관도 들러볼 만하다. 이곳 2층에 국내 유일의 대하 수묵화가인 청운대 최창원 교수가 그린 1만 마리 새우가 담긴 ‘만하도가 전시돼 있다.

독배마을 광천토굴새우젓 홍보관. 사진제공|트래블팀


광천이 있는 홍성군은 예로부터 충남 서북부 지역을 일컫는 내포(內浦) 문화권의 발흥지로 오랜 세월 이 지역의 행정·교통·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내포의 사전적 의미는 ‘바다나 호수가 육지로 들어와 있는 후미진 부분’을 뜻한다.

상업적 거점은 지역 요충지로의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 광천은 세월 따라 움츠러들다가 또다시 ‘광’명‘천’지가 되어가는 인상이다. 홍성군이 내포 문화권의 부흥을 이끌고 있다.

독배마을 광천토굴새우젓 홍보관 2층 전시실. 이곳엔 최창원 교수의 폭 123㎝, 길이 100m 두루마리 화선지 1장에 1만 마리의 바다새우를 수묵화로 완성했다. 사진|강석봉 기자


내포문화권의 활기를 엿볼 수 있는 곳은 광천 전통 시장이다. 500년 역사를 가진 이 시장은 충남의 대표적인 5일 장이다. 조선 시대 광천은 세곡 등을 싣고 한양으로 올라가는 조운선(漕運船)이 운행된 길목으로 강경과 함께 충남 최고의 경제 중심지였다.

광천읍의 관문인 옹암포는 현재 포구가 없다. 과거 광천장이 서는 4일과 9일에는 150여 척의 배가 옹암포를 드나들었다. 이 덕분에 부자들이 많아 “광천 가서 돈 자랑하지 말라”는 말도 생겨났다. 이제 다시 광천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홍성 2품 하나된 광천김·토굴 새우젓 대축제


광천전통시장의 광천토굴새우젓 상가. 사진제공|트래블팀


13~15일 광천읍 광천전통시장 일원에서 제28회 광천김·토굴 새우젓 대축제가 열렸다. 각각 열리던 광천김 축제와 토굴 새우젓 축제가 하나로 통합된 만큼 대하 맨손 잡기, 보부상 체험, 김부각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이 발길을 잡았다.

광천김·토굴 새우젓 대축제의 백미로 꼽히는 홍성 전국 주부가요제는 13일 예선을 거처 15일 본선 무대가 펼쳐졌다. 이번 홍성 전국 주부가요제에는 오승근, 태백, 트로트 아이돌 루비체 등 초대 가수의 무대도 이어졌다.

드론 샷으로 본 광천. 사진제공|트래블팀


자가용을 이용해 광천에 가려면 서울에서는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홍성 IC·광천 IC로 들어오면 1시간 30분~2시간 걸린다. 대전에서는 대전~당진간 고속도로를 타고 예산·수덕사 IC를 나와 21번 국도를 타고 홍성 방면으로 들어오면 된다. 대전에서 1시간 30분가량 걸린다. 철도는 장항선을 이용해 홍성역과 광천역에 도착할 수 있다. 서울 용산역에서 광천역까지(1일 14회 운행)는 2시간 10분가량 걸린다.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서해 금빛 관광열차도 이용할 만하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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