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덜미 잡혀 질질…프랑스 K팝 공연, 동양인 인종차별‧과잉진압 논란

15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에서 열린 Mnet '엠카운트다운 in 프랑스' 에서 동양인 관객이 현지 보안요원들에게 끌려나가고 있다. /@imh22yaa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된 K팝 공연의 현지 보안요원들이 동양인을 대상으로 인종차별과 과잉진압을 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공연장 반입이 금지된 일명 ‘대포 카메라’를 소지한 일부 K팝 팬에 관한 정당한 행위였다는 반박도 나왔다.

15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에서는 대규모 K팝 콘서트가 개최됐다. 가수 싸이를 비롯해 몬스타엑스 셔누X형원, NCT드림, 태민, 제로베이스원 등 K팝 스타들이 총출동해 2만2000여 명의 관객들이 공연장을 찾았다.

공연은 성황리에 끝났지만, 현지 보안요원들이 유독 동양인 관객들을 상대로만 과잉 진압을 했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동양인이 가방 들고 가만히 서 있으면 가방 열라고 하고, 카메라 있다면서 퇴장시켰다. 제 옆에서 열심히 카메라로 무대 찍던 유럽분들은 보고도 그냥 다 지나쳤다”는 글이 올라왔다. 현장에 있었다는 다른 K팝 팬은 “가만히 앉아있던 사람 가방 열더니 카메라 있다고 질질 끌고 나왔다. 근데 나와보니 전부 동양인이었다”고 주장했다.

15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에서 열린 Mnet '엠카운트다운 in 프랑스' 에서 동양인 관객이 현지 보안요원들에게 끌려나가고 있다. /@imh22yaa

이와 함께 건장한 체구의 보안요원들이 동양인 관객을 공연장에서 끌고 나가는 영상도 공개됐다. 보안요원들은 흰색 옷을 입은 동양인 남성을 제압해 바닥에 넘어뜨렸고, 곧 목덜미를 잡은 채 일으켜 세운 후 거칠게 끌고 나갔다.

현지 공연 관계자에 따르면, 영상 속 남성은 ‘대포 카메라’로 불리는 전문가용 카메라를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퇴장 조치를 당한 다른 K팝 팬들 역시 반입 금지 물품인 카메라를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 팬들의 영상 촬영이 문제가 되지 않은 이유는 이들이 휴대전화를 사용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해외 K팝 공연에서 동양인 관객을 향한 인종차별이 이뤄졌다는 주장이 제기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1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방탄소년단(BTS) 콘서트에서 현지 팬들이 사진과 동영상을 찍는 것은 괜찮았지만, 동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폭행과 조롱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해 11월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KBS2 ‘뮤직뱅크 인 칠레’에서도 현지 팬들이 동양인으로 보이는 사람만 있으면 보안요원에게 무조건 가방 검사를 요구하는 등 인종차별 논란이 제기됐다. 이 때에도 전문가용 카메라를 사용해 가수를 촬영하는 일명 ‘홈마’라는 K팝만의 문화가 해외에서 문제가 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