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고용부 KBS 부당노동행위 사건 9건 중 7건 ‘무혐의’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전경. /신현종 기자

고용노동부가 2017년 이후 KBS에서 제기된 부당노동행위 사건 9건 중 1건만 일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7건은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의견 송치했고, 다른 1건은 진정을 낸 쪽에서 취하해 행정 종결됐다.

17일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 11일까지 약 7년간 KBS 사측이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는 고소·고발 및 진정이 총 9건 접수됐다. 예컨대 지난 2018년 당시 KBS 노조는 ‘우리 노조 출신은 인사에서 배제하고, 민주노총 언론노조 소속인 KBS본부노조 출신만 극단적으로 중용하고 있다’며 사측을 고용부에 고소·고발했다. ‘중립 의무를 위반해 노조 조직과 운영에 지배·개입했으니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부당노동행위란 사용자가 노동자의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 등 노동3권을 침해하는 것을 뜻한다. 현행 노조법은 부당노동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부당노동행위를 한 사용자를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같은 기간 MBC에 대해서는 총 12건의 진정, 고소·고발이 접수됐다. 이 중 2건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고, 다른 3건은 일부 내용만 기소 의견으로 송치됐다. 3건은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됐고, 1건은 ‘혐의없음’으로 행정종결됐다. 나머지 3건은 아직 처리 중이다. YTN의 경우 총 4건이 접수됐는데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건이 한 건도 없었다. 4건 중 3건은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됐고, 나머지 1건은 ‘법 위반사항이 없다’며 행정종결됐다.

고용부가 언론사를 대상으로 한 부당노동사건을 상대적으로 느리게 처리하고 있다는 것도 확인됐다. 이 기간 KBS·MBC·YTN 사건 25건의 평균 처리 기간은 241일이었다. 같은 기간 부당노동행위 사건 평균 처리 기간(127일)보다 100일 이상 더 길었다. YTN 내 2노조였던 YTN방송노조는 작년 6월 ‘파업에 불참한 고참 기자들의 보직을 박탈하고 야근 전담으로 발령내는 등 인사 보복을 했다’며 부당노동행위로 사측 간부들을 고용부에 고발했다. 그러나 고용부는 이 사건을 1년 3개월이 지난 지난달 14일에야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작년 6월 접수된 MBC 사건도 17일 현재 475일이 지났지만 아직 처리 중이다.

이주환 의원은 “언론사 부당노동행위 사건 처리를 놓고 고용노동부가 특정 세력을 편 든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는 실정”이라며 “사건 지연에 고의는 없었는지, 처리 결과가 온당한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이주환 의원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