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배신·질투·희생… 아침 드라마처럼 재미있는 아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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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가 어렵다고요? 삼각관계에 빠져 아침 드라마에서 볼 법한 장면도 많이 나와요."
오페라 '노르마'(사진)는 극도로 아름다운 선율과 고도의 기교가 필요한 이탈리아 벨칸토 오페라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오는 26일에서 29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되는 '노르마'의 주역들은 오페라는 어렵고 옛날이야기라는 인식을 깨기 위해 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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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가 어렵다고요? 삼각관계에 빠져 아침 드라마에서 볼 법한 장면도 많이 나와요.”
오페라 ‘노르마’(사진)는 극도로 아름다운 선율과 고도의 기교가 필요한 이탈리아 벨칸토 오페라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로마 제국의 갈리아 정복이란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갈리아의 여제사장 노르마의 비극적 운명이 펼쳐진다.
오는 26일에서 29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되는 ‘노르마’의 주역들은 오페라는 어렵고 옛날이야기라는 인식을 깨기 위해 주력했다. ‘노르마’엔 사랑과 배신, 질투와 희생처럼 보편적 감정들이 가득해 현재를 사는 우리의 모습과 그리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공연은 예술의전당 전관 개관 30주년을 맞아 계획됐다.
주인공 노르마 역을 맡은 소프라노 여지원은 16일 간담회에서 “‘노르마’는 재미있고, 지루할 틈이 없는 이야기”라고 단언하며 “노르마는 평상시 우리처럼 화를 내고, 아침 드라마처럼 삼각관계에 빠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지휘를 맡은 로베르토 아바도는 “강한 힘을 가진 나라가 약한 민족을 지배하고, 그 안에서 종교적 갈등이 생긴다. 옛날이야기처럼 보이지만 현재 우리가 직면한 세계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연출을 맡은 알렉스 오예는 작품마다 전통을 존중하되 현대적인 파격을 가미해 고전을 재창조한다. 이번 작품에선 십자가 3500여 개를 무대 전면에 배치하고, 높다랗고 새하얀 고깔을 쓴 사제들의 모습으로 시선을 압도한다. 여지원은 “오페라를 억지로 현대화하면 극과 부딪히기 마련인데, 오예의 연출은 원래 내용을 잃지 않으면서 현대적인 맛을 잘 살려 관객들이 보다 극을 가깝게 느끼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주인공인 노르마는 복합적 인물이다. 민족의 원수와 사랑에 빠지지만, 그에게 배신당한다. 분노를 폭발시키지만, 끝내 희생을 택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극 초반에 흐르는 아리아 ‘정결한 여신이여(Casta Diva)’는 내면에 뜨거운 용암이 끓고 있지만, 사회적 지위 때문에 이를 억누르는 노르마의 이중성이 응집돼 있다. 아바도는 “강렬하면서 에로틱하고, 중동의 분위기도 풍기는 매력적인 아리아”라고 소개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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