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련 "대기오염물질 총량 권역간 이전 거래 허용해야"
5개 분야 17건 ‘환경 정책 킬러 규제 개선 과제’ 전달
[서울=뉴시스]이수정 기자 = 중견기업의 지역 투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권역별로 할당된 대기오염물질 총량의 권역 간 이전 거래를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지난 16일 한국콜마 종합기술원에서 열린 한화진 환경부 장관 초청 '첨단 산업 환경 규제 혁신 현장 간담회'에서 "대규모 설비 투자를 통해 대기질 개선 목표 달성에 크게 기여한 기업조차 배출허용총량 여유분을 다른 권역으로 이전할 수 없어 인접 권역에서 배출초과과징금을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17일 이같이 밝혔다.
중견련은 권역 별 거래가 금지된 데다 시설 투자 신·증설분에 대한 대기오염물질 추가 할당량마저 제한적이어서 중견기업의 투자 의욕이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진식 중견련 회장은 "정부가 '킬러 규제' 해소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권역 간 거래를 금지함으로써 불필요한 비용 부담을 기업에 전가하고, 결과적으로 지역 경제의 발전을 가로막는 대기오염물질 총량제의 비합리성을 일소하는 전향적인 개선 조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견련이 한화진 장관에게 전달한 '환경 정책 킬러 규제 개선 과제'에는 '대기오염물질 배출허용기준 중복 규제 개선' 등 지속적으로 건의해 온 7건 외에 '통합환경관리인 자격 및 선임 기준 완화' 등 신규 개선 과제 10건이 포함됐다.
중견련은 "통합환경관리인 자격, 선임 기준 등을 신설한 '환경오염시설법 2022년 6월 통합환경관리대상 사업장의 통합환경관리인 선임 의무화 및 겸직 금직 등 포함 개정' 시행규칙 개정안의 입법 예고 기간이 11월14일까지"라며 "대기환경보전법, 물환경보전법 등 현행 환경 관련 법령보다 지나치게 엄격한 신설 기준이 중견기업의 채용 부담을 가중할 우려가 큰 만큼, 시행 시기를 최소 1년 유예하고, 현장의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자격 요건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견련은 화학물질 영업허가를 취득한 사업자가 법인 내 여타 사업장으로 화학물질을 이동시킬 때 추가 영업허가를 받도록 한 유해화학물질 영업허가 규제에 대해서도 개선을 촉구했다. 중견련은 "유상 거래가 아닌데도 동일 법인에 복수의 영업허가를 요구하는 것은 불필요한 행정, 비용 부담을 떠나 이해하기 어려운 비합리"라고 강조했다.
중견기업계는 규제 당국의 판단 변화에 따른 애로의 사례로 폐기물 재활용업 인·허가 규정을 지목했다. 중견련은 "폐기물 유형이 바뀌면 재활용환경성평가 추가 실시, 납품처 제한 등 부담이 야기되는데, 제2공장을 설립할 때 새로운 담당자의 해석에 따라 유형 변경이 요구되는 경우가 발생한다"며 "기존과 같은 사업 내용의 신규 공장 설립 시, 사업자가 요청하면 동일한 폐기물 재활용 유형을 적용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식 중견련 회장은 "생명의 근원이자 조건으로서 환경의 절대적인 가치는 부정할 수 없지만, 과도한 환경 규제가 기업의 창의적인 활동을 제한함으로써 삶의 토대가 되는 물질적 성장과 발전의 전망을 어둡게 하는 역설을 방치해선 안 될 것"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OECD 선진국 수준의 규제 환경 조성 및 환경 보전과 기업 생산성 향상, 공정 경쟁 강화의 균형 잡힌 목표를 조준한 정책 패러다임 전환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화진 장관은 "업계의 요구 사항에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며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저해되지 않도록 획기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해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답했다.
간담회는 지난 7월 '킬러규제혁신TF 킥오프 회의' 이후 환경 규제 혁신 방안 이행 성과를 공유하고 중견기업 현장 의견을 중심으로 향후 규제 혁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진식 회장, 한화진 장관을 비롯해 태경그룹, 한국카본, 이랜텍, 한국콜마, 신성이엔지, 에코프로씨엔지, 휴온스글로벌 등 첨단 산업 분야 중견기업 대표 및 임원, 이호준 중견련 상근부회장 등 관계자 2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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