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135km 나와도 5이닝 100구 맡긴다" 14승 투수 탄생 뒷이야기, 염갈량 한마디로 시작됐다
[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2023시즌 LG 트윈스의 '토종 에이스'는 임찬규(31)다. 염경엽 감독의 한마디가 그를 바꿔놓았다.
임찬규는 지난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최종전에서 선발 등판해 5⅔이닝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이날 LG가 두산을 5-2로 꺾으면서 임찬규는 시즌 14승(3패)째를 올렸다.
이날 경기 결과를 더해 임찬규는 30경기서 144⅔이닝을 소화하며 규정이닝(144이닝)을 충족했고, 토종 선발 최다승도 달성했다. 커리어 하이 시즌이다.
올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앞두고 있어 더욱 의미있는 한 해가 됐다.
출발은 선발이 아닌 불펜이었다. 4경기 등판 후 국내 선발진들이 이탈하면서 기회가 왔다.
임찬규는 "결과가 좋아서가 아니라 불펜 경험이 정말 큰 도움이 됐다. 롱릴리프로 시작하면서 힘을 빼고 던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염경엽 감독의 한마디가 임찬규를 바꿨다.
임찬규는 "5월이 나에게는 큰 키(key)였다"면서 "감독님께서 '네가 구속이 135km가 나와도 100구를 던지게 하겠다. 책임져야 하는 이닝이 5이닝 이상이다"고 하셨다. 이런 미션이 왔다. 지금까지 야구하면서 처음 듣는 말이었다. 감독님에게 나에게 갯수, 최소 이닝을 부여하셨고, 이때부터 새로운 야구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내가 어떻게 던져도 감독님은 믿고 맡기시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조금 더 다른 시도를 해보려 했고, 조금 더 힘을 빼고 던질 수 있는 시기가 됐던 것 같다. 그러면서 다른 깨달음을 얻었다"고 돌아봤다.
이제 임찬규는 한국시리즈 마운드에 오를 예정이다. 2선발이 될지 3선발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선발진의 한 축으로 통합 우승을 위해 투구를 한다.
임찬규는 "최대한 복잡하고 다른 생각은 하지 않고 감독님이 내려오라고 할 때까지 내용 신경 쓰지 않고 전력 투구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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