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봉쇄 8일째···EU, 민간인 구호 위한 공수작전 예고

선명수 기자 2023. 10. 17.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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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시파 병원에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부상을 입은 아이가 이송되고 있다. EPA연합뉴스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팔레스타인 지원 문제를 내부 갈등을 빚어온 유럽연합(EU)이 가자지구 민간인을 위한 인도주의적 공수작전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EU 집행위원회는 16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내 민간인에게 구호품 등을 전달하기 위한 항공기를 이번주 중 두 차례 운항하겠다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은 이날 알바니아 수도 티라나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은 인도주의적 지원과 원조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그들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야만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U는 이집트에서 의약품과 위생 키트 등 생존에 필요한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물품을 가자지구 내 인도주의 기구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공수작전은 유럽 민방위대를 통해 이뤄진다. 지역 내 인도주의적 협력 기구의 요청이 있으면 EU의 비상 비축품 중 추가 지원 물품의 공급이 가능하다고 EU는 설명했다.

야네즈 레나르치치 EU 위기관리 담당 집행위원은 “그곳 사람들에게 연료와 물, 식료품과 의약품이 전달돼야 한다”면서 구호 물품을 전달하기 위해 이집트와 가자지구 간 국경 검문소인 ‘라파 통로’가 개방돼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법에 따라 전쟁 당사국들은 민간인을 보호하고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출입을 가능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하마스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지난 9일부터 가자지구에 식수와 연료, 전력, 구호품 등의 공급을 차단하면서 가자지구는 이날로 8일째 외부와의 접근이 차단된 상태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직후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원 방침을 놓고 내부 분열을 빚었던 유럽연합(EU)은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높아지자 지원금을 3배 늘리기로 결정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지난 13일 로베르타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과 함께 이스라엘을 방문했으나 가자지구에 전기와 식수 등을 끊은 이스라엘은 비판하지 않아 구설에 올랐다. 반면 EU 외교장관들은 하마스를 규탄하면서도 이스라엘에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허용할 것을 촉구해 왔다.

앞서 EU는 하마스 공격 이후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지원 문제와 관련해 혼선을 빚은 바 있다. 올리버 바헬리 EU 확대정책 담당 집행위원이 지난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팔레스타인 원조를 즉시 중단하고 모든 지원 프로젝트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히자, “원조 중단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집단 처벌”이라는 회원국들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결국 집행위는 6시간 만에 이를 철회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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