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군 3개월 줄다리기 결과는 3년 25억… 협상 깨지지 않은 이유, KIA 고질병 잊힐까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IA와 삼성은 지난 7월 5일 KBO리그 팬들의 비상한 관심을 받은 트레이드에 합의한다. KIA는 포수 김태군을 얻고, 대신 삼성은 전천후 내야수 류지혁을 얻는 일대일 트레이드였다.
양쪽 모두 만족한 카드의 교환이기에 성사된 트레이드였다. 다만 굳이 따지자면 이 트레이드가 더 급한 팀은 KIA였다. 오랜 기간 포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KIA는 안방마님의 내부 육성이 더뎠다. 2017년 김민식, 2022년 박동원의 트레이드에서 볼 수 있듯이 결국은 키우지 못하고 공백이 커져 외부에서 자원을 수혈하는 경우가 많았다. 김태군 트레이드도 결국은 그런 맥락과 닿아 있었다.
포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은 꾸준히 있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주효상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한승택 등 기존 포수들과 경쟁을 붙여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심산이었다. 그러나 계획은 계획일 뿐, 현실이 된 건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그 시너지의 대상이 된 포수들이 죄다 부진했다. 결국 김태군을 영입해 불을 끄고, 그 다음을 도모하려는 게 KIA의 계산이었다.
그런데 특이 사항도 있었다. 김태군은 올 시즌이 끝난 뒤 생애 두 번째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을 예정이었다. KIA는 이런 환경을 가진 선수에게 악몽이 있었다. 김태군의 전임자라고 볼 수 있는 박동원이었다. KIA는 2022년 5월 키움과 트레이드로 박동원을 영입했다. 내야수 김태진에 현금 10억 원, 그리고 2023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까지 넘겼을 정도로 출혈이 컸다. 박동원도 2022년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 취득 예정이었다.
KIA는 박동원을 연장 계약, 혹은 늦어도 FA 계약으로 눌러 앉힌다는 계획이었다. 그런 자신감이 없었다면 할 수 없는 트레이드였다. 그런데 좀처럼 연장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고, 박동원은 결국 팀을 떠났다. 추후 장정석 전 단장이 뒷돈을 요구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큰 파장이 일었다. 김태군도 이적한다면 류지혁이라는 소중한 자원 하나를 희생하면서 반 시즌 포수 렌탈을 하는 셈이 된다. KIA가 연장 계약에 적극적으로 움직인 이유다.
구단 및 선수 측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연장 계약 논의는 트레이드 직후부터 있었다. 구체적이지는 않았지만 KIA는 김태군 측이 대략 얼마를 원하는지 알고 싶어 했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김태군 측의 요구액이 나왔다. 처음에는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장 계약 논의가 공전한 이유다. 시즌 중이라 자주 만나기도 어려운 측면도 있었다. 그러나 협상이 깨지지는 않았다. 서로가 서로를 원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 결정적이었다.
필요성에 대해 계속 교감을 나눴다. 선수 측 한 관계자는 “계약 논의 과정에서도 구단은 김태군이 있어야 한다는 확신을 줬고, 그렇기에 우리도 결국은 KIA에 남는 게 최선이었다는 생각을 했다”고 떠올렸다. 김태군 또한 KIA에 남는 것을 선호했다. 그렇게 양자는 더디지만, 조금씩 생각의 차이를 좁혀갔다. KIA의 제시액이 수정됐고, 선수의 제시액도 마찬가지였다.
급물살을 탄 건 추석 연휴가 지나고 나서다. 구단과 김태군 측이 사실상 마지막 협상 테이블이라고 생각하고 의견을 교환했다. 시즌이 끝나면 논의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결국 차이를 마지막에 좁히며 정규시즌 종료를 하루 앞둔 16일 3년 총액 25억 원(보장 20억 원‧인센티브 5억 원)에 결론을 냈다. 3개월 정도의 줄다리기가 마무리되는 순간이었다.
협상이 길게 이어지기는 했지만 서로가 만족했다. KIA는 일단 어린 포수들이 성장할 시간을 벌었다는 자체 판단을 내리고 있다. KIA는 현재 한준수 등 가능성이 있는 포수들이 제법 많다. 그러나 당장 풀시즌을 맡기기에는 경험이나 기량 측면에서 무리가 있다. 신예 포수들을 전면으로 내세웠을 때, 효과도 있지만 선수의 자신감 저하 등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포수 육성 실패의 역사가 길었던 KIA는 이를 잘 안다. 그래서 김태군을 징검다리로 놓겠다는 생각이다. 확실한 주전 포수 밑에서 젊은 포수들의 동반 성장을 기대한다.
김태군 측도 협상이 길기는 했지만 KIA의 진심에 대해서는 고마워한다. 이번 협상에서 에이전시와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눈 실무자는 권윤민 팀장이었다. 김태군 측에서는 권 팀장이 지속적으로 선수의 가치를 확인하고 계약을 위해 애를 쓴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년 25억 원의 평가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을 수도 있다. 김태군의 가치를 어떻게 보느냐, 시장 상황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당연히 시각 차이가 난다. 이게 같을 수는 없다. 다만 이제 계약은 끝났고, KIA는 3년간 김태군이 포수 문제를 깨끗하게 잊게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김태군 또한 “고참 선수로서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고,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며 동료 선수들과 힘을 합쳐 KIA에 큰 보탬이 되겠다. 많은 성원을 보내주신 만큼 좋은 성적으로 팬들에게 보답하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앞으로 3년간 서로 웃어야 KIA의 미래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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