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면도 없는 사고 오수관…“생명과 직결”
[KBS 창원] [앵커]
노동자 2명이 숨진 김해 오수관 사고 소식 이어갑니다.
사고가 난 오수관은 산소가 거의 없는 위험한 작업 공간이었는데도, 발주처인 창원시는 도급업체나 노동자들에게 내부 구조를 파악할 도면조차 제공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노동계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창원시장을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일하다 죽지 않게, 박기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11일, 김해 오수관 사고 추가 현장 검증.
1m 단위로 맨홀 내부 산소 농도를 측정한 결과, 1차는 모두 0%, 2차는 1.8%~10%의 산소가 확인됐습니다.
순간 정신을 잃거나 수분 뒤 사망할 수 있는 수치로, 충분한 환기 대책 없이 노동자들을 들여보내서는 안 되는 위험 현장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작업 노동자들은 맨홀과 오수관 구조를 미리 파악할 수 있는 도면조차 건네받지 못했습니다.
현장 검증 당시, 발주처인 창원시는 도면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만든 지 오래된 시설인데 다, 오수관 위치가 창원시가 아니라는 이윱니다.
[창원시 관계자/지난 11일 : "창원시 거는 나와요. 관경이라든지 이런 게 나오는데. (행정 구역이) 김해시가 되어 놓으니까 별도로 안 나와요."]
KBS 확인 결과, 김해시에도 도면이 없었습니다.
[김해시 관계자/음성변조 : "그 시설물을 우리가 관리를 안 하기 때문에 우리는 도면을 아예 받지를 않죠."]
도로 아래 오수관 도면은 관 깊이와 길이 등을 파악할 수 있는 기초 자료로, 발주처가 제공해야 할 필수 정보입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관계자 : "(도면을) 당연히 줘야 하는 부분이고. 그게 없으면 수급인이 밀폐공간 작업 프로그램을 제대로 수립해서 시행하는 데 어려움이 분명히 있을 거거든요."]
특히, 밀폐공간 기술 지침은 작업 전 밀폐공간 부피를 계산해 환기 방법과 시간, 환기량 등을 구하고 안전 대책을 마련하게 돼 있습니다.
노동자들의 생명과 직결되는 것이 도면인 셈입니다.
[하현철/창원대 스마트그린공학부 겸임교수 : "(밀폐공간) 형상이 복잡할 경우 그냥 급기를 해서 되는 게 아니라 제일 안쪽까지 (공기를) 가져가려면 그 구조를 알 수 있어야 하거든요. 근데 그 구조를 알려면 도면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창원시가 사고가 난 용역에 대한 안전 관리에 소홀히 했다며,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창원시장을 고용노동부에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권경환/그래픽:박수홍
박기원 기자 (pra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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