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분쟁, 중·러에 ‘호재’ 되나…中, 중동 영향력 확대 집중
러시아, 국제적 고립 위기 속 ‘중재자’ 자처
18일 시진핑·푸틴 정상회담…이·하마스 분쟁 테이블 위 전망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중립적 태도를 유지해 온 중국이 점차 친(親) 팔레스타인 행보를 뚜렷히 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전쟁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과 대립각을 세워온 중국·러시아 진영에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러시아에 대한 서방 주도의 국제 사회 압력을 완화하고, 중국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함으로 글로벌 세력 균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경우 최근 잇따른 외교적 행보를 통해 중립을 주장하면서도 친팔레스타인 노선을 굳히는 모양새다. 그간 중국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에 대한 직접적 비판을 삼가하고, 이스라엘을 겨눈 비판도 자제해왔다.
하지만 지난 14일 왕이 외교부장은 사우디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 “이스라엘의 행위는 자위 범위를 이미 넘어섰다”고 비판했고, 이튿날 이란 외무장관과 통화에서는 중국이 팔레스타인 민족 권리 수호를 지지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역내 안보파트너로서 미국을 대신할 소위 ‘대체 파트너’를 찾는 중동 국가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이번 분쟁을 기회로 팔레스타인 등 아랍 국가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더욱 다짐으로써 역내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중국은 세계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길이 팔레스타인에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멀리보면 이를 통해 중국은 팔레스타인의 대의에 동조하는 국가들의 호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이클 싱 전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중동담당 선임국장은 “중국은 세계 어딘가 분쟁이 생길 때 본질적으로는 그것을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려는 기회를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더불어 우크라이나에서 전선을 구축한 러시아는 이번 중동 분쟁의 가장 확실한 수혜자로 꼽히고 있다. 이스라엘과 아랍국가 모두와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는 러시아는 전쟁 발발 이후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면서도 동시에 평화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며,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 다시 존재감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앞서 지난 1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키르기스스탄에서 열린 독립국가연합(CIS) 정상회의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충돌이 미국의 중동 정책 실패 때문이라고 비판하면서 “팔레스타인, 이스라엘의 화해를 위해 중재자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16일 배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등 5명의 정상들과 연쇄 통화하며 분쟁 해결의 중요성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 담당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장기화하고 전례 없이 확장된 분쟁을 끝내기 위해 이제는 적극적이고 결정적인 조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WSJ는 “러시아가 서구의 ‘신식민지주의’에 맞서는 세계 운동이 지도자로 자리매김하려는 외교적 노력을 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7개월 만에 다시 만나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인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를 비롯해 각종 국제 현안에 대해 논의한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두 정상은 17일부터 양일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3회 일대일로 포럼과 별도로 18일에 별도의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크렘린궁은 이 자리에서 두 정상이 양자 문제와 공정한 다극 세계 건설을 비롯한 국제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중국과 러시아 모두 하마스 공격 비판을 조심스럽게 피해왔다”면서 “두 정상의 만남은 세계적 격동의 순간에 미국과 서방에 대항하는 동맹과 협력관계를 과시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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