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흘린 이준석 vs 안철수 "악마의 눈물 쇼"...당은 "이제 그만" [띵동 정국배달]

김대근 2023. 10. 17.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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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어제 국회 기자회견장에 섰습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와 관련해 여당은 물론 대통령을 향해서도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선거 패배에도 대통령에 대한 여당 내 비판이 없는 걸 지적하며 동시에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오류를 인정하고 당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는 겁니다.

[이준석 / 전 국민의힘 대표 : 오늘의 사자성어는 결자해지입니다. 여당 집단 묵언수행의 저주를 풀어주십시오. // 집권 이후 지난 17개월 동안 있었던 오류들을 인정해 주십시오. // 대통령의 진실한 마음을 육성으로 국민에게 표현해 주십시오. // 내부총질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여당 내에서 자유로운 의견을 표출하는 것을 막아 세우신 당신께서 스스로 그 저주를 풀어내지 않으면 아무리 자유롭게 말하라고, 아무리 바뀌었다고 해봤자 사람들은 쉽게 입을 열지 않을 것이고….]

이 전 대표는 해병대 채 상병 사건과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의대 정원 확대와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등을 언급하며 정부의 입장 변화를 요구하고, 여당에도 목소리를 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는 공산전체주의 같은 허수아비와 싸우는 게 아니라 이런 문제를 신경 쓰라는 주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이 과정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이준석 / 전 국민의힘 대표 : 한 해병대 병사의 억울함이 반복되지 않도록 엄정한 수사를 하고자 했던 박정훈 해병대 대령의 모습은 성역을 두지 않고 수사했던 한 검사의 모습과 너무나도 닿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 그가 수사하는 것을 정부와 여당이 막아 세우는 것을 넘어 정부와 여당이 집단 린치하고 있습니다.// 홍범도 장군의 흉상 이전에 대해서 당이 즉각적으로 중단 입장을 밝혀야 합니다. 죄송합니다.//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의) 고마운 마음이 이번 정부 들어서 왜 상처를 입고 이탈했는지 겸허하게 반성해 봅시다.]

그런데 이런 이 전 대표를 향해 '눈물 쇼'라며 평가 절하한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최근 내부 총질을 하는 이 전 대표를 제명해야 한다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입니다.

안 의원은 이 전 대표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유세 당시 자신의 막말 논란과 관련한 가짜 뉴스를 퍼뜨리면서 자신에게 선거 패배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며 이 전 대표 제명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데요.

이 전 대표가 제명을 피하기 위해 대통령과 당을 직격하며 눈물 쇼를 보여줬다며 제명당하면 탈당할 명분을 쌓으려는 잔꾀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악마의 눈물 쇼와 궤변을 들으니 이 전 대표가 반드시 제명돼야 당이 살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 전 대표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전 대표는 분탕질 치는 '응석받이'이자 자기 선거도 예측하지 못해 세 번 낙선한 '마이너스 3선'이라고 비판했고요.

만 6천여 명이 이준석 전 대표를 내보내기 위한 서명운동에 동참했다며 당 윤리위에 제명안을 제출했습니다.

그런데 안 의원, 기자회견 직후에 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안철수 / 국민의힘 의원 :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의 가장 큰 교훈이 이준석 제명입니까?) "가장 큰 교훈은 당이 새로운 인물로 혁신을 해야 한다, 그것입니다. // 그러기 위해서 수반되어야 할 것이 당 내부에서 여러 가지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지 않습니까? // 당이 잘 되게 하기 위해서, 그래서 중도층의 민심을 얻기 위해서 그런 발언을 하는 사람이 있고, // 반면 그게 아니라 오히려 자기를 더 돋보이게 하려고, 자신만의 정치적 위상을 높이려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는 그 후자는 있으면 오히려 당에 해가 된다.]

이준석 전 대표는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친이준석계에서는 안 의원이 조급한 것 같다며 진정하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준석 / 국민의힘 전 대표 : (안철수 의원께서 윤리위 제소 진행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보시는지?) 저는 아픈 사람은 상대하지 않습니다.]

[허은아 / 국민의힘 의원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 저는 뭐 두 글자로는 '오버'고 세 글자로는 '급발진'하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 지금 당이 풍비박산이 났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러고 있을 때는 아닌 것 같습니다. // 이렇게 다짜고짜 급발진을 해버리시면 기존에 평소에 정말 싫다고 하셨던 86 운동권들하고 별로 다르지 않아 보여요. // 안철수 의원께서 이것도 저것도 뭐 여의치 않으니까 결국 보수 유튜브 감성까지 이렇게 좀 가신 것 같아서 안타까워요.]

이 전 대표는 상대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보궐선거 패배 책임을 둘러싼 공방이 이미 격해진 상황인데요.

당내에서는 이런 상황이 민망하다, 모두 자제했으면 좋겠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장동혁 / 국민의힘 원내대변인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금 저희들이 보궐선거 패배하고 그 이후에 당을 수습하는 데 의원님들이 관심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의원님들 사이에서 그 두 분 사이에 그런 문제까지 이야기하거나 그런 정도의 분위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지금은 어떻게 당을 쇄신할지에 대해서 다들 집중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이용호 / 국민의힘 의원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우리 안철수 의원께서 그렇게 하는 것에 대해서는 또 이해가 돼요. 화가 많이 난 거. 그 사이에 사실 감정이 쌓인 것도 있는 것 같은데 하여튼 그 내용을 정확히 모르는 일반 국민들이 보기에는 좀 보기에 민망해요. // 어른과 아이가 싸우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또 정치인이 같은 당에서 이렇게 하는 것이 좀 볼썽사납지 않나, 그래서 저는 좀 서로 자제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보궐선거 패배 이후 당에서는 김기현 대표를 중심으로 쇄신안 마련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벌어진 책임 공방, 당내 반응은 냉랭해 보이네요.

지금까지 정국브리핑이었습니다.

YTN 김대근 (kimdaegeu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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