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이란 시련은 다 겪은 백승호의 커리어 전반전 종료, 이제 후반전 역전승을 위해 달린다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프로 축구선수의 생명을 15년으로 잡을 때, 스물여섯 백승호(전북)의 커리어는 이제 반환점을 앞뒀다. FC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으로 2016년 2월 바르셀로나 B팀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른지 7년8개월이 흘렀다.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황선홍호 캡틴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순간은 백승호 커리어의 '전반전' 종료를 알리는 상징적인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연말 국군체육부대로 입대가 예정됐던 백승호는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병역특례라는 날개를 단 채 하프타임없이 곧바로 '후반전'을 맞이한다.
백승호의 '전반전'은 시련과 아픔, 도전의 연속이었다. 한국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 '축구천재 백승호'는 13세의 나이로 바르셀로나 유스팀에 입단하며 탄탄대로를 걸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2013년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3년간의 공식대회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18세 미만 외국인 선수를 영입할 경우, 선수들의 부모와 현지에서 함께 생활해야 한다는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다.
징계가 끝난 뒤엔 백승호를 아끼고 중용하던 유스팀 디렉터 등 관계자들이 동시에 떠나고, 후베닐A와 바르셀로나 B팀 사이에서 백승호를 사이에 둔 알력싸움이 펼쳐졌다. 당시 1군 감독인 루이스 엔리케(현 파리생제르맹)가 백승호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1군 훈련에도 종종 소집했지만, 정작 백승호는 어느 한 팀에 정착하지 못한 채 떠돌아야 했다. 징계를 받은 건 3년이지만, 그보다 더 긴 시간 동안 공식 경기에 제대로 출전하지 못했다.
바르셀로나 1군에 데뷔하는 순간만을 꿈꾸며 버티던 백승호는 바르셀로나 유스팀에 합류한지 근 10년만인 2019년 지로나에 입단하며 바르셀로나와 작별했다. 지로나에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코파델레이에 데뷔한 백승호는 2019년 여름, 큰 꿈을 품고 독일 다름슈타트로 이적했다. 주전 미드필더로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던 시점에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했다. 백승호 역시 입지에 직격탄을 맞았다.
마르쿠스 앙팡 당시 다름슈타트 감독의 들쑥날쑥한 기용으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던 백승호는 2021년초 박지성 전북 테크니컬디렉터의 연락을 받고 K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전북 입단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친정팀격인 수원 삼성과 합의서 위반 논란을 빚으면서 때아닌 거센 비판을 받아야 했다. 뭐 하나 쉽게 풀리는 법이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전북에 입단한 백승호는 지난 3년간 팀의 핵심 미드필더로 자리매김했고, 소속팀에서의 활약을 밑거름 삼아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 출전해 브라질과 16강전서 한국의 유일한 골을 터뜨렸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등 주요 대회에서 연이어 최종 명단에 뽑히지 못한 백승호는 더이상 입대를 미룰 수 없어 국군체육부대에 지원해 6월 합격 통보를 받았다. 12월 4일 입대 날짜를 받아둔 백승호에게 마지막 기회가 찾아왔다. 황선홍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이 와일드카드 3장 중 1장을 백승호에게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황 감독은 백승호의 리더십과 실력을 높이 사 주장 완장까지 달아줬다. 백승호는 첫 경기 프리킥골을 시작으로 황선홍호의 중원을 든든히 지켰다. 토너먼트에서 3경기 연속 실수를 범하며 비판을 받기도 했으나, 일본과의 결승에서 군더더기없는 활약으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백승호는 우승 후 황 감독 품에 안겨 울었다. 백승호는 대회를 준비하고 치르는 과정에서 마음고생이 심했다. 어린 나이에 겪은 많은 시련에 대한 보상을 한꺼번에 받는 기분은 아니었을까. 백승호는 여기서 멈출 생각이 없다. 올해 전북과 계약이 종료되는 가운데, 연장계약과 유럽 재도전을 두고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병역특례 날개를 단 만큼 유럽 재진출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름슈타트 고위관계자는 백승호에게 금메달 축하 메시지를 전달하는 등 꾸준히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이재성이 뛰고 있는 마인츠(독일)도 백승호 영입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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