웸블리에서 ‘야유’ 받은 헨더슨 감싼 EPL 레전드들 “극도로 가혹, 야유받는 것 마땅치 않다”

출처 | 헨더슨 SNS

[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레전드들이 조던 헨더슨(알 이티파크)을 감쌌다.

헨더슨은 지난 14일(한국시간)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소속으로 호주와 A매치에 나섰다. 하지만 헨더슨에게는 마냥 기쁜 평가전은 아니었다. 헨더슨은 이날 선발 출전해 해리 케인을 대신해 주장 완장을 차고 그라운드를 밟았다. 후반 16분 키어런 트리피어와 교체됐다. 다만 그가 교체되자 웸블리 스타디움은 야유로 가득 찼다.

헨더슨은 줄곧 리버풀에서 뛰다 지난 여름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적했다. 자본을 앞세운 사우디아라비아의 유혹에 넘어간 것이다. 영국 팬들은 헨더슨의 이와 같은 결정에 화를 참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이유는 성 소수자와 관련됐다는 게 영국 매체들의 설명이다.

출처 | 헨더슨 SNS

영국 매체 ‘데일리 스타’는 15일 ‘헨더슨은 리버풀에 있을 때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지지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적 후 비난을 받고 있다. 헨더슨은 사우디아라비아의 2034년 월드컵 유치를 지지하는 동영상을 자신의 SNS에 올리기도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또 헨더슨은 과거 성 소수자를 지지하는 발언을 한 적이 있는데, 사우디아라비아는 동성애를 불법으로 삼고 있다.

이에 대해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헨더슨을 감싸는 동시에 그를 향한 야유에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헨더슨은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79경기에 출전한 선수다. 그의 헌신과 그가 잉글랜드를 위해 보여준 성과는 특별하다. 무슨 목적의 야유인지 모르겠다. 헨더슨의 영향력은 컸다. 그는 다른 선수들을 충분히 도왔다”라고 당부했다.

EPL 레전드 출신 게리 리네커와 앨런 시어러 역시 헨더슨을 향한 야유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둘은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자신들의 주장을 가감 없이 펼쳤다. 리네커는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이미 이야기했고, 나는 야유에 여러 가지가 섞여 있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분명히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적한 선수가 지금 잉글랜드 대표팀 선수단 주변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헨더슨은 잉글랜드에 많은 것을 줬고, 뛰어난 선수다. 사우스게이트 감독 아래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야유를 받는 것이 마땅하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시어러도 비슷한 입장이다. 시어러는 “헨더슨을 향한 야유가 극도로 가혹하다고 생각했다. 만약 같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에게 야유를 보낸 사람 중 98~99%가 주당 70만 파운드를 벌 수 있다면 헨더슨과 같은 처지에 놓이지 않을 수 있는가. 경기장 밖의 일을 탓할 수는 없다. 헨더슨은 리버풀의 훌륭한 주장이었고, 환상적인 리더였다”라고 헨더슨을 지지했다.

beom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