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따뜻한 손, 지금은…” 북한에 먼저 손 내밀라 주문한 태영호 [국감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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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외교관 출신 국회의원은 7년 전 영국에서 느꼈던 남한 선배 외교관 손의 온기를 기억하고 있었다.
태 의원은 "제가 영국에서 북한 공사로 근무할 때 (황) 대사님은 영국 대사였다"며 "그때 제 손을 잡아 주셨는데 대단히 따뜻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유엔 회의장에서 남북 외교관이 조우할 때 우리 외교관이 따뜻한 모습을 주동적으로 보이느냐, 완전히 냉랭하게 갈라서느냐"고 거듭 질문했고, 황 대사는 "(접촉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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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영국서 근무 인연… “주동적 접근을”
“대사님 손에 항상 그렇게 온기가 흐르는가요?”
북한 외교관 출신 국회의원은 7년 전 영국에서 느꼈던 남한 선배 외교관 손의 온기를 기억하고 있었다. 국정감사차 찾은 미국에서 그를 재회하자 감회가 새로웠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과 황준국 주유엔 대사 얘기다.
15일(현지시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린 미국 워싱턴 주미 한국대사관. 태 의원이 질의에 앞서 황 대사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태 의원은 2016년 8월 한국으로 망명하기 전 약 10년간 영국 런던 북한대사관 공사로 근무했고 황 대사는 2016년 2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주영국 대사를 지냈다. 2016년 반년 정도 기간이 겹친다.
태 의원은 “제가 영국에서 북한 공사로 근무할 때 (황) 대사님은 영국 대사였다”며 “그때 제 손을 잡아 주셨는데 대단히 따뜻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때는 대사님이 외교 서열상 저보다 위였기 때문에 예의를 갖추고 했는데, 오늘 제가 질의를 어느 정도 세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며 “오늘은 피감 대상이니 제가 조금 세게 해도 내심 외교 선배로 존경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태 의원이 ‘추억’을 소환한 것은 아무리 경색 국면이어도 현장 외교관 간 접촉이 끊겨서는 곤란하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였다. 그는 “(황 대사가) 영국에 있을 때는 항상 웃고 따뜻한 모습이었는데 최근 TV에 나오는 모습은 대단히 강경하다”며 “업무가 과중한 것 아니냐”고 농담했다. 유엔 회의 때마다 벌어지는 황 대사와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 간 설전을 언급한 것이다.
태 의원은 강경 대응이 외교부 지침이 아닌지 의심했다. 그는 “현장에서 강하게 하더라도 김성 대사한테 식사를 한번 하자거나 커피 한 잔 하자고 주동적으로 다가간 적이 있느냐”며 “영국에서는 저에게 다가오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황 대사가 “아직 없다”고 답하자 태 의원은 “마음이 동하지 않아서 그러냐, 본부가 강경 기조여서 그런 것이냐”고 다시 질문했다. 황 대사는 “본부 지침은 없고, 북한이 강력한 제재 등으로 위축됐고, 스스로 기피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외교 현장은 달라야 한다는 게 태 의원 당부였다. 그는 “유엔 회의장에서 남북 외교관이 조우할 때 우리 외교관이 따뜻한 모습을 주동적으로 보이느냐, 완전히 냉랭하게 갈라서느냐”고 거듭 질문했고, 황 대사는 “(접촉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태 의원은 “남북 관계가 강 대 강이지만, 비공식석상에서는 그들이 받아들이든 받아들이지 않든 식사 초청도 하고 커피도 제안하는 등 적극적인 접근이 있어야 한다”고 요청했다.
남북 간 접촉이 단절돼선 안 된다는 데에는 김태호 외통위원장(국민의힘)도 공감했다. 김 위원장은 “아무리 교착 상태여도 북한의 태도는 필요할 때 움직인다는 점을 전제로 어떤 형태든 접촉을 지속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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