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발레리나’ 이충현 감독 “대체불가 전종서, 호불호 더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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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의 가장 핫한 감독, 이충현(33)이 넷플릭스 영화 '발레리나'로 찾아왔다.
단편영화 '몸값'으로 혜성처럼 등장해 전작 '콜'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 감독은 3년째 공개 열애 중인 배우 전종서와 신작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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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나’는 경호원 출신 ‘옥주’(전종서 분)가 소중한 친구 ‘민희’(박유림 분)를 죽음으로 몰아간 ‘최프로’(김지훈 분)를 쫓으며 펼치는 아름답고 무자비한 감성 액션 복수극이다. 지난 6일 공개된 작품은 공개 3일 만에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을 포함한 총 62개 국가에서 톱10 리스트에 등극, 글로벌 톱10 영화 (비영어 부문) 3위를 기록했다.
“해외 시청자들께서 많이 봐주신 것 같다”고 운을 뗀 이충현 감독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저 감사한 마음뿐”이라며 얼떨떨해 했다.
이 감독은 “디지털 성범죄나 여성 성착취에 대해 때려 부수는 느낌의 복수극은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런 영화가 눈앞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며 “중학생 때부터 단편영화를 만들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야기를 만들어내면 꼭 인물이 남성이 아닌 여성이었다. 여동생이 두 명이나 있고, 여성 서사에 대한 관심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보는 분들이 후련함을 느끼길 바랐고, 단지 액션 쾌감뿐만 아니라 의미있는 카타르시스를 느끼시길 바랐다”고 덧붙였다.
힙한 매력과 스타일리시한 액션에는 호평이 쏟아졌지만, 헐거운 서사와 부실한 개연성은 혹평을 받은 바, 이 감독은 “서사에 대한 부분은 고민을 많이 했는데 (그 부분에 대해 아쉬워하는 분들이 계신 건 알고 있다) 너무 많이 알려진 사건이기도 하고, 피해자에 대한 설명 보단 오히려 스트레이트로 뻗어 나가서 때려 부수는 것에 집중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인공이 복수하는 과정이 하나의 발레 공연처럼 보였으면 했다. 그 과정 자체가 아름답고 잔혹하지만 미적으로 보였으면 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당연히 호불호는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더 극명하게 갈린 것 같다. 그런 부분에 대해선 고민을 좀 더 해봐야 할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이충현 감독은 “‘콜’을 함께 하고 나서 전종서 배우와 한 작품을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콜’ 촬영 당시 전 배우가 비닐하우스에서 의자 삐걱거리면서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있었다. 그때 느낌이 왔다. 뭔가 누아르 장르로 다시 한 번 만나야겠단 생각을 했고, ‘발레리나’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연인 사이를 공식화한 뒤 캐스팅하는 것엔 부담도 따를 터, 이 감독은 “아무래도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던 건 사실”이라면서도 “이 역할을 할 수 있는 배우가 전종서 외에는 없다고 느껴졌다. 대체불가”라며 강한 믿음을 보였다.
극중 옥주 역의 전종서는 그야말로 무자비하다. 특유의 무표정과 몽환적 아우라도 백분 활용한다. 절도있고 강약 조절이 확실한 액션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분노의 감정을 최대한 절제하면서도 핏빛 폭주엔 가속도를 붙인다. 이 감독은 전종서가 돋보일만한 모든 것을 제공한다. 덕분에 구멍 난 서사에도, 빈약한 스토리에도, 복수 공연의 주인공 전종서만은 반짝반짝 빛난다.
추후에도 함께할 의향이 있는지 묻자, “다음엔 무엇을 할지 모르겠지만, 항상 생각했던 것 이상을 보여주는 배우라서 다시 해도 너무 좋을 것 같다”며 가감없이 애정을 드러냈다.
이충현 감독은 “(열애 인정을) 후회한 적은 없다”면서도 결혼 계획에 대한 질문엔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그는 “만나다 보면 좋은 타이밍이 있으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아직까진 구체적인 이야기는 나눈 게 없다”며 조심스럽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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