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처럼"…이종열 단장, 삼성 암흑기 탈출 이끌까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이종열 신임 단장이 '저주 해결사' 테오 엡스타인처럼 삼성 라이온즈의 암흑기 탈출을 이끌 수 있을까.
삼성은 지난 16일 이종열 SBS 해설위원을 신임 단장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1991년 LG 트윈스에 입단해 2009년 은퇴할 때까지 한 팀에서만 뛴 이 단장은 통산 1657경기에 출전했다.
은퇴 후 LG에서 코치를 맡기도 했던 이 단장은 '공부하는 지도자'로 잘 알려져 있다.
2012년부터 3년간 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했고, 2015년 이후로는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며 현장과 접점을 유지했다.
각종 이론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어 국제대회에서 대표팀 전력분석 업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2019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0 도쿄올림픽,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대표팀 수비코치를 지냈다.
"최신 야구 트렌드에 맞는 강한 팀, 팬들에게 사랑받는 팀으로 만들어 줄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는 것이 삼성이 밝힌 이 단장 선임 이유다.
이 단장은 구단을 통해 "긴 시간 선수 생활을 하면서 배우고 느꼈던 점, 미국에서 보고 배운 야구, 해설과 대표팀 코치를 하면서 경험한 것들을 펼쳐볼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에 있을 때 현지 대학교에서 스포츠 매니지먼트를 지도하고 계신 조성호 교수님과 자주 소통했다. 나의 야구 방향, 팀 운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며 "테오 엡스타인 같은 스타일로 운영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이 단장이 언급한 엡스타인은 그야말로 우승 청부사다.
2001년 메이저리그 역대 최연소인 만 28세의 나이로 보스턴 레드삭스 단장을 맡은 엡스타인은 능력을 아낌없이 펼쳐보였다. '밤비노의 저주'를 깨고 2004년 보스턴에 86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안겼다. 보스턴은 2007년에도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2011년 10월 시카고 컵스 사장으로 선임된 후에도 활약은 이어졌다. 리빌딩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 전력을 강화했고, 컵스는 2016년 '염소의 저주'를 풀고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무려 108년 만의 우승이었다.
엡스타인처럼 이 단장도 2016년부터 암흑기를 보내는 삼성에 몸을 담았다.
2011~2014년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하며 리그 최강팀으로 군림했던 삼성은 2015년 정규리그 1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으나 2016년에는 9위로 추락했다.
2016년부터 올해까지 8년간 포스트시즌에 나선 것은 2021년, 딱 한 번뿐이다. 당시 KT 위즈와의 타이브레이크 끝에 정규시즌 2위가 됐는데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2022년에는 다시 7위로 추락했고, 올 시즌에도 시즌 초반부터 부진을 거듭했다. 6월말부터 한 달 넘게 꼴찌에 머물면서 창단 첫 최하위 수모를 당할 뻔했다. 포스트시즌 탈락도 일찌감치 확정됐다.
삼성이 암흑기를 타계하고자 이 단장을 선임하는 '파격 인사'를 택한 이유다.
삼성이 외부 인사를 단장으로 영입한 것은 구단 역사상 처음이고, 프로 선수 출신 단장에게 프런트 수장을 맡긴 것도 최초다.
야구인 출신 단장은 무려 40년 만이다. 실업야구 선수 출신의 김삼용 단장이 1983년 2대 단장으로 선임됐지만 4개월 만에 물러났다.
계열사 출신 인사나 내부 인사를 단장으로 임명해왔던 삼성의 이 단장 선임은 구단 쇄신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 단장은 이제 본격적으로 팀 재정비에 들어갈 전망이다. 제일 시급한 과제로 꼽히는 것은 올 시즌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된 불펜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번 시즌 삼성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5.16으로 리그 최하위였다. 불펜의 한 축을 맡아줄 것으로 기대했던 유망주들이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면서 한때 왕조 건설의 디딤돌이었던 불펜은 완전히 힘이 빠졌다.
올해 만 41세인 오승환이 여전히 마무리 투수를 맡고 있는 상황이다. 후계자를 아직도 찾지 못했다.
변화를 선언한 만큼 삼성이 이번 겨울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재윤, 홍건희, 함덕주 등 대어급 불펜 투수가 FA로 풀린다.
이 단장은 "역사와 내공이 있는 삼성이지만, 최근 전력이 약해졌다. 여러 부분을 두루두루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선수 육성에 초점을 맞추겠다. 지속 가능한 성적을 낼 수 있는 강팀을 만들고 싶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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