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누군가에게 그 꿈을 주고 그 꿈이 이루어지면 그 꿈은 또 다른 사람의 희망이 된다

서은숙 목원대학교 피아노학부 특임교수 2023. 10. 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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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광경을 곁에서 지켜보았던 흐뭇한 광경을 글로 적어보려 한다.

10여 년 전 아프리카 우간다로 의대 교수들과 개업 의사들이 의료 봉사를 떠나게 되었다.

다른 동기 학생들은 국가고시가 끝나면 해외여행 등을 가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이 학생은 평소 동경해 오던 의료봉사, 의사로서의 미래 비전과 꿈에 대해 대화를 나누면서 교수님의 권유로 비뇨의학과를 지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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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숙 목원대학교 피아노학부 특임교수

이 광경을 곁에서 지켜보았던 흐뭇한 광경을 글로 적어보려 한다.

10여 년 전 아프리카 우간다로 의대 교수들과 개업 의사들이 의료 봉사를 떠나게 되었다. 의료봉사팀의 일원으로 그 당시 의과대학 4학년인 학생이 의사 국가 고시를 치르자마자 평소 꿈꿔왔던 해외 의료 봉사에 함께 참여하였다. 2주간의 의료사역 기간 동안 아프리카의 의료 현장을 목격하고 외과, 비뇨의학과, 산부인과 등 각종 수술을 보조하면서 봉사팀의 일원이었던 한 비뇨의학과 교수와 인연이 된다. 다른 동기 학생들은 국가고시가 끝나면 해외여행 등을 가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이 학생은 평소 동경해 오던 의료봉사, 의사로서의 미래 비전과 꿈에 대해 대화를 나누면서 교수님의 권유로 비뇨의학과를 지원하게 된다. 멀리 아프리카 우간다에서의 약속은 한국으로 이어져 대학병원의 인턴을 거쳐 비뇨의학과 전공의 수련 과정을 지내며 두 사람은 과정 중에 함께 해외 의료봉사를 다시 나가자고 약속을 한다.

알다시피 전공의로서 병원 생활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휴가나 쉼의 여유가 쉽지 않았던 전공의 시절에는 더욱 고된 일상의 연속이었다. 3년 차 레지던트가 되던 해 두 사람은 그 약속을 지키게 된다.

이번에는 아프리카 남부의 스와질랜드 왕국으로 사제지간의 비뇨의학과 수술팀으로 의료 봉사를 떠난다. 스와질랜드 왕국은 인구 150여만의 소국이어서 의과대학이 없다. 비뇨의학과 같은 전문외과의는 왕국 내에 단 한 명이었고 이마저도 은퇴한 외국인 의사가 진료만 하고 있었던 수준이었다. 스와질랜드 공립병원에서 당시 이 나라 최초의 내시경 전립선절제술이 이루어지게 되었고, 열악한 의료 인프라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던 현지 주민들이 수혜자가 되어 어려운 병의 고통에서 해방되었다. 처음 만나 약속했던 일이 현실이 되어 두 사람은 벅찬 감격으로 따뜻한 눈물을 흘렸다. 두 사람이 처음으로 비뇨의학과 의료봉사를 시행한 것이 계기가 되어 스와질랜드 보건부와 대한비뇨의학회가 보건 협력에 대한 협약을 맺고 매년 비뇨의학과 전문의들의 의료봉사 파견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이후 전공의 선생은 대학병원의 고된 수련 과정을 잘 마치고 열심히 노력하여 올해 국립대 병원 전임교수로 임용되었다. 10여 년 전 의사로서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었던 의과 대학생이 남다른 봉사 정신과 전공 과정을 열심히 수련한 결과 사회에서 존중받는 국립대학교병원 교수가 된 것이다. 전임교수로 발탁되었다는 소식에 필자는 뛸 듯이 기뻤다. 그 과정을 지켜보며 의학도에서 전공의 선생으로 그리고 교수님이 되는 광경을 직접 보게 되니 그 모습이 너무 흐뭇하였다. 이제는 또 다른 바램을 해 본다.

그도 꿈을 이루며 가고 있고, 그는 이제 또 누군가에게 꿈과 미래의 희망을 주는 전도사가 되리라 믿는다. 이런 광경은 의료 현장이 아닌 다른 현장에서도 얼마든지 펼쳐 지리라 생각한다.

예술가인 나를 포함하여 모든 삶의 공간에서 후배들에게, 제자들에게 보여주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그 사람의 인생을 좌우할 만한 큰 소망이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런 선순환되는 아름다운 일들이 사회 전반 곳곳에서 펼쳐지길 소망해 본다. 서은숙 목원대학교 피아노학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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