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톡톡] 예술 공간을 예술 맞선의 장소로

박홍순 대전인디음악축전 총감독 2023. 10. 17. 07: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좋은 인연을 만들기 위해서는 성격이나 취미 등의 다양한 공감대가 이뤄져야 하는데 폭 넓고 많은 만남의 기회를 가질수록 이상형에 근접한 인연을 만날 확률이 높아질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런 만남을 전업으로 하는 이들을 매파, 중매쟁이, 뚜 마담이라고 불렀었는데 최근에는 개인들의 취미, 자산 등의 종합적인 정보까지 전문적으로 분석해 최적의 배우자를 찾아 알선해주는 결혼정보회사까지 성업 중이니 만남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하겠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박홍순 대전인디음악축전 총감독

좋은 인연을 만들기 위해서는 성격이나 취미 등의 다양한 공감대가 이뤄져야 하는데 폭 넓고 많은 만남의 기회를 가질수록 이상형에 근접한 인연을 만날 확률이 높아질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런 만남을 전업으로 하는 이들을 매파, 중매쟁이, 뚜 마담이라고 불렀었는데 최근에는 개인들의 취미, 자산 등의 종합적인 정보까지 전문적으로 분석해 최적의 배우자를 찾아 알선해주는 결혼정보회사까지 성업 중이니 만남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하겠다.

필자가 속한 대중음악분야에서 멤버나 리더 한 사람이 바뀜에 따라 음악적 역량이나 색깔이 완전히 달라지기도 하는데 어떤 만남에서는 역량이 십분 발휘돼 빛을 발하게 되는가 하면 합이 맞지 않는 스트레스로 팀원들 간의 불화가 끊이지 않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새로운 팀을 만들거나 결원이 생겼을 때 한두 명의 후보를 두고 찾는 것보다 다수의 후보 군에서 찾을 수 있다면 조금 더 자신들의 색깔에 맞고 오래도록 함께 할 대상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로에 가면 연극인들을, 홍대에 가면 다양한 장르의 버스커들을, 충무로에 가면 영화인들을 항상 만날 수 있다는 확신은 업무적 파트너를 찾기 위한 관계자들을 그곳으로 모여들게 만드는 중요한 자산이 된다.

이러한 장르별 군집현상은 하루아침에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고 한두 개의 극장이나 공연장이 성업을 이루다가 이를 기반으로 각 장르의 관계자들이 수시로 모여드는 특정 장소가 되고 그 현상 지체가 볼거리, 체험거리로 사람들을 모아 먹거리까지 결합되면 자연스런 문화 커뮤니티 구역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끼리끼리 모여 있으면 각자의 영역에서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내게 되는 유유상종(類類相從)의 가장 좋은 예로 각 영역의 시대적 동향과 기술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은 물론 여기에 참여하는 제작자, 연출자, 작가, 배우, 투자자들이 함께 작품을 만들어 갈 최상의 파트너들을 찾을 수 있는 최적의 업무 연애 장소 역할도 크다 하겠다.

대전에서도 대전음악창작소 그리고 몇몇 연극 소극장 등을 중심으로 충분히 그런 커뮤니티가 꾸려질 만도 한데 접근성이나 주변 인프라에 대한 고민 없이 생뚱맞은 지역에 위치한 이유도 있겠으나 이후에도 주변의 상권이나 환경조성에 대한 노력이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있으니 앞으로의 변화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지난 달 대전인디음악축전 장르day로 음악창작소와 원동에 있는 문화공감 철에서 공연을 진행하면서도 각각의 장소 자체에 대해서는 공연자나 관객들로부터 매우 좋은 평가를 얻었으나 주변의 식당이나 문화적인 감성 공간들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은 점들은 매우 아쉬움으로 남았다.

최근 중촌근린공원에 제2 시립미술관과 음악 전용 공연장 시설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기존의 예술 공간들이 둔산동에 편중돼 있던 점을 생각하면 원도심의 문화예술 공동화에 대한 해결책으로 매우 긍정적인 시도라 할 수 있겠으나 기존의 공간들이 단지 관람만을 위해 다녀가는 관객들과 일회성 만남의 접점 역할에 그치고 있음에 대한 방안으로 공간 내(內)에 작업실이나 연습실, 강의실 등을 많이 두는 직접적인 지원 방법과 인근에 예술인 패스 할인이 적용되는 까페나 식당, 게스트 하우스 등을 함께 구축하는 간접적인 지원책을 함께 고민해 예술인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들고 상시적으로 머무르게 하는 커뮤니티 구역 공간으로 조성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거듭 말하자면 건물 공간에 대한 지원도 중요하지만 이를 거점으로 예술인들이 친교하고 예술 파트너들을 찾을 수 있는 맞선의 장소가 되도록 고민하는 지혜로운 매파의 역할을 관계부처에 제안해본다. 박홍순 대전인디음악축전 총감독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