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가해자와 같은 반…피해학생 부모 ‘반발’
[앵커]
한 초등학생이 같은 반 학생으로부터 넉달 넘게 학교 폭력을 당한 뒤 학폭위까지 열렸는데도 같은 반에서 계속 생활하게 됐다며 피해 학생 측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교육청은 가해자가 초등학생인 만큼 선도 가능성을 염두해 처분했다고 밝혔지만, 결국 피해 학생만 등교를 못하고 있습니다.
곽동화 기자입니다.
[리포트]
초등학교 6학년 A군이 같은 반 학생으로부터 받은 문자 메시지입니다.
부모에게 거짓말을 해 돈을 타 가져오라고 지시하거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집으로 찾아가겠다고 협박합니다.
[A군 부모/음성변조 : "집 앞에 찾아와서 돈을 받아가기도 하고, 걔네 집 앞에 오라고 해서 거기서 돈을 주기도 했고..."]
하루에도 수 십번씩 이어지던 협박 문자와 전화는 이를 눈치 챈 피해 학생 부모가 학교측에 알린 뒤에야 끝이 났습니다.
한 달간 심의 끝에 학교 폭력이 인정됐고 가해 학생에게는 접촉과 협박, 보복을 금지한 2호 처분과 4호 사회봉사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하지만, 이런 심의 결과에도 피해 학생에겐 달라진 게 없습니다.
심의 기간 '현장학습'을 신청하고 학교에 나오지 않았던 가해 학생이 그대로 같은 교실로 돌아왔기 때문입니다.
이번엔 피해 학생이 2주 넘게 등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A군 부모/음성변조 : "같은 공간에서 부딪히거나 하는 것 자체를 아이가 두려워하는데, 근데 '과연 피해자를 보호하는 조치였을까' 하는 억울함이 있었고요."]
교육청은 가해자가 초등학생인만큼 선도 가능성 등을 고려해 적절히 처분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현재 초등학교에서 반을 교체할 수는 없어도 징계 기한이 중학교 졸업 때까지 이어지는만큼 상급학교 반 배정에 참고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피해 학생의 학부모는 교육청 심의 결과가 피해 학생에겐 2차 가해가 되고 있다면서 행정심판을 청구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곽동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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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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