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오일쇼크에 나라 망할 뻔”…트라우마 시달리는 일본
50년전 日 마이너스 성장 계기돼
중동 의존율 77.5%...물가 20%↑
월가, 중동 전쟁불구 “경기침체 안 온다”
반면 미국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전쟁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 확률을 기존 50% 이상에서 이하로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 등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미국 경제가 기준금리 인상 종료 속에 강력한 소비와 견조한 고용시장 덕에 잘 버틸 것이라고 전망해서다.
16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현지 언론은 50년 전 1차 오일쇼크의 기억을 소환하며 우려섞인 전망을 내놨다. 당시 중동 산유국들은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미국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 원유 수출가격을 70% 인상하고 공급도 줄여 원유가격은 석 달 새 4배나 급등했다.
1차 오일쇼크 당시 중동 지역에 대한 일본의 원유 의존율은 77.5%에 달했다. 유가 급등에 공급 부족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중에는 불안감이 커졌고 사재기로 이어졌다. 슈퍼에서 화장지나 세제 등이 자취를 감췄고, 이는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이듬해인 1974년 소비자물가는 20% 넘게 급등했다. 소위 ‘광란 물가’의 영향으로 일본 경제는 이 해에 -1.2%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사실상 고도성장기를 마무리 지었다.
다만 일본 정부는 전체 에너지 사용에서 석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줄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1차 오일쇼크 당시 70%대 중반이던 석유 비중은 최근 40% 이하로 떨어졌다. 대신 천연가스와 원자력, 재생에너지가 빈자리를 메웠다.
또 전문가들은 50년 전과 달리 오일쇼크 가능성을 크게 보지 않는 분위기다.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 격화로 한때 원유가격이 6% 상승하기도 했지만, 현재 미국이 셰일혁명으로 사우디를 제치고 세계 최대 산유국인 점은 과거와 큰 차이다. 또 오일쇼크가 준 교훈으로 많은 국가가 자국 내원유 비축분을 늘려왔으며, 전체 원유 시장서 중동산 비중도 50%에서 최근 36%로 하락한 점은 위기 발생 가능성을 낮춘다고 일본 언론들은 분석했다.
월가도 전쟁에 따른 불안감을 크게 보지 않는 분위기다. 경제학자들은 미국 경기침체 확률 하향 조정의 이유로 인플레 지속 둔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종료, 예상보다 강력한 고용시장과 경제성장을 꼽았다. 이것들이 전쟁으로 인한 경기 하강 요인을 상쇄하고도 남는다는 설명이다.
윤제성 뉴욕생명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인플레는 둔화하고 연준이 지정학적 갈등으로 더 이상 금리를 올리지 못하기 때문에 경기침체 확률이 줄어들 것이라는 데에는 월가도 대체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기업 실적과 전쟁 확전 여부 등에 따라 경기침체가 완전히 물 건너 간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6~11일 진행된 것으로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습이 지난 7일 이뤄진 것을 고려하면 전쟁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더 확대된 것을 알 수 있다. 설문 응답자들은 올 4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2.2%로 전망해 3개월 전보다 1.2%포인트나 상향 조정했다. 고용 시장이 여전히 뜨거운 가운데 소비도 강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유가 상승이 장기화하고 국채금리가 계속 역대급으로 올라가면 경기침체를 피하지 못할 수 있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최근 16년 만에 가장 높게 오른 미국 국채금리가 경기침체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응답자 81%가 전망했다.
스콧 클라인먼 아폴로애셋매니지먼트 공동사장은 지난주 매일경제가 뉴욕에서 주최한 글로벌금융리더포럼에서 이-팔 전쟁이 추가 중동 국가 개입으로 확전·장기화되고 기준금리까지 내년 5%대가 유지되면 내년 초 미국 경기침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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