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철거한다더니”…옥수동 430억 지역주택조합 사기단 구속
[앵커]
조합원들이 출자한 돈으로 땅을 매입해 재개발을 진행하는 걸 지역주택조합 사업이라고 하죠.
서울의 노후 지역 곳곳에서 추진되고 있는데요.
이런 방식으로 '한강 뷰' 아파트를 짓는다며 토지 매입률을 부풀리는 등 허위로 홍보를 해 투자금을 모은 일당이 사기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김청윤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한강을 낀 서울 옥수동 일대.
한 모 씨는 2016년 이곳에 아파트를 건립하겠다며 지역주택조합 총회를 소집했습니다.
43층 높이 593세대, 한강조망권 초역세권 아파트를 짓는다는 광고를 내고 모델하우스까지 열었습니다.
[조합 관계자/음성변조/2017년 4월 : "올해 10월경, 10일쯤에 이제 사업 승인이 신청이 되면 내년 3월 정도에 공사 착공할 예정입니다."]
2017년 조합원들에게 공지한 토지 매입률은 80% 이상.
옥수동 랜드마크가 될 거라는 기대감에 428명의 조합원이 430억 원의 투자금을 냈습니다.
하지만 곧 철거가 시작된다던 조합 측 설명과 달리 사업은 6년 넘게 제자리 걸음입니다.
[피해자/음성변조 : "조합원들이 다 믿었어요. 아예 그냥 모델하우스를 똑같이 갖춰놨어요. 저 같은 경우에도 1억 3000(만 원)을 냈고."]
매입한 토지에 아파트를 건립하겠다는 팻말이 몇년째 붙어있습니다.
하지만 사업은 시작조차 불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2010년 인가를 받은 기존 조합을 승계받았다는 주장과 달리, 새 조합은 조합원 모집 승인도 받지 못한 상태.
80%라던 토지 매입률은 피해자들이 확인해보니 8%대에 불과했습니다.
[피해자/음성변조 : "실제로 구청에서는 그게 인가가 안 났어요. 저희는 그런 거 모르잖아요."]
내집마련을 꿈꾸던 무주택 서민들이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 겁니다.
[피해자/음성변조 : "가사도우미로 요양보호사로 일하면서 십수년을 번 돈으로... 그 이후로 제가 계속 잠을 못 자죠."]
경찰은 사기 혐의로 조합장 한 모 씨등 2명을 구속 송치하고 일당 6명을 불구속 송치했습니다.
또 이들이 이미 구로구에서 유사 범행을 저질렀던 걸 확인하고, 다른 범죄는 없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청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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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청윤 기자 (cyworl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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