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 성매매 들통나자 "성폭행당했다" 허위 고소…"죄질 불량" 유죄 판결

법원 "피무고자 부당한 형사처벌 위험…방어 힘들어"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성매매 사실을 남편에게 들키자 성폭행을 당했다고 상대방을 허위 고소한 40대 여성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강민호 부장판사는 무고 혐의로 기소된 황모씨(42·여)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했다.

황씨는 지난해 12월 "마사지를 받던 남성 A씨에게 성폭행당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경찰서에 제출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 성관계는 합의에 의한 것이었고 황씨는 무고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황씨는 첫 재판에서 범행을 인정하면서 "남편한테 들통나 숨기려고 그랬다"고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가 "피고인의 혼인 생활 유지를 위해 피무고자가 몇 년간 징역을 살 수 있다"고 지적하자 황씨는 "죄송하다"고 답했다.

강 부장판사는 "무고죄는 형사사법권의 적정한 행사를 방해하고 자칫 피무고자가 부당한 형사처벌을 받을 위험에 처하게 한다는 점에서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과 같은 성범죄를 무고할 경우 당사자 진술 외 다른 증거가 부족해 피무고자가 자신을 방어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죄질도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강 부장판사는 다만 "황씨가 범행을 자백했고 A씨가 황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