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거래소 종합검사서 20억원 과태료 폭탄…업계 "이례적"
"신고 수리에 악영향" 우려도…한빗코 "변경신고와 종합검사는 별개"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금융정보분석원(FIU)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한빗코에 과태료 약 20억원을 부과한 가운데, 그간 가상자산 거래소 종합검사(현장검사) 이후 부과된 과태료로는 이례적 금액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한빗코의 사례는 가상자산사업자 변경신고 수리 결정을 앞두고 받은 종합검사라는 점에서 다른 거래소와 구별된다.
한빗코는 원화마켓(원화와 코인 간 거래 지원) 거래소로의 전환을 위해 사업자 변경신고서를 제출한 상태였다. 보다 더 꼼꼼한 검사가 이뤄졌을 것으로 예상되는 배경이다. 원화마켓 거래소의 진입장벽이 더욱 높아졌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례적' 과태료 20억원, 왜 규모 커졌나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는 지난 13일 제재공시를 통해 한빗코 코리아에 대해 과태료 19억9420만원을 부과하고, 임직원을 대상으로 주의·견책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이는 FIU가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종합검사를 실시한 이후 부과한 과태료로는 이례적으로 큰 금액이다.
FIU는 지난부터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자금세탁방지(AML) 시스템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현장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검사 과정에서 적발된 미흡 사항에 대해서는 과태료도 부과해왔다.
거래소별 과태료 규모는 그간 비공개였다. 다만 원화마켓 거래소 중에선 코인원이 가장 많은 4억9200만원을 부과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코인마켓(코인과 코인 간 거래만 지원) 거래소 중에선 한빗코에 앞서 지닥과 포블게이트가 현장검사를 받았으나, 과태료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단, 한빗코에 비해선 적은 과태료를 부과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FIU는 감독규정 개정으로 지난달부터 제재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따라서 한빗코의 과태료 규모는 앞서 종합검사를 받은 다른 거래소들과 달리 제재공시를 통해 공개됐다.
제재공시에 따르면 한빗코는 △고객확인(KYC) 의무 △거래제한 조치 의무 △가상자산 이전 시 정보제공 의무 등을 위반했다.
이 중에서도 한빗코가 고객확인의무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고객이 197명에 달해 과태료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제 20조에 따르면 고객 신원정보를 미확인하거나 누락할 경우 3000만원 이하(고위험 고객은 1억원) 과태료를 부과받는다. 이때 한빗코는 위반 인원 수가 197명으로 많은 편이었다.
앞서 FIU는 가상자산 예치 업체 델리오에 약 19억원 규모 과태료를 부과할 당시, 신규 가상자산 상품을 제공할 때 자금세탁위험을 평가하지 않은 데에만 약 10억원치 과태료를 부과했다. 특금법에 따르면 자금세탁 위험 평가 없이 신규 가상자산의 거래를 지원하면 1억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받는다. 하지만 델리오는 위험평가 없이 제공한 상품이 총 41개로 그 개수가 많았고, 개수만큼 과태료 규모도 커졌다.
이 같은 기준을 참고하면 한빗코도 고객확인의무를 적절하게 처리하지 않은 고객 수가 많아 과태료 규모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고객확인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고객의 거래를 제한하지 않은 것, 가상자산사업자 간 송·수신인 정보를 공유하는 '트래블룰'을 준수하지 않은 것 등도 과태료 규모를 키웠다.
한빗코는 FIU로부터 가상자산 발행 재단 등을 통한 '자전거래'가 빈번하게 발생했음에도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받았다. 또 의심거래 감시체계를 미흡하게 운영해왔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특금법에 따르면 고객의 의심거래를 3영업일 이내 보고하지 않는 경우에도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 같은 사례들이 누적돼 총 과태료 규모가 늘어났을 것이란 분석이다.
◇"변경신고 수리도 어려울 것" 우려에…한빗코 "별개 사안"
거액의 과태료보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한빗코가 가상자산사업자 변경신고 수리를 위한 심사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한빗코는 지난 6월 광주은행으로부터 실명확인입출금계정(실명계좌)을 확보하고, 기존 코인마켓 거래소에서 원화마켓 거래소로 전환하기 위한 변경신고를 마친 상태다. ㅣ 이후 금융당국이 변경신고서를 낸 거래소에 대해 우선적으로 종합검사를 실시하면서 지난 8월 8일부터 2주간 종합검사를 받았다. 이번 과태료 처분은 종합검사 결과를 기반으로 한 결정이다.
종합검사와 변경신고 수리는 원칙적으로 별개이지만, 업계에서는 한빗코의 종합검사가 변경신고 수리를 염두에 두고 이뤄진 만큼 더 꼼꼼하게 진행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미흡한 종합검사 결과가 변경신고 수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명계좌를 확보한 한빗코조차 종합검사에서 여러 미흡 사항이 포착된 만큼, 원화마켓 거래소가 되기 위한 진입장벽이 더 높아졌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내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한빗코는 은행 실명계좌를 획득한 거래소다. 실명계좌조차 받지 못한 다른 코인마켓 거래소들은 시스템 면에서 한빗코보다 훨씬 심각할 것"이라며 "한빗코도 이만한 과태료를 부과받았다면 다른 코인마켓 거래소가 원화마켓으로 전환할 확률은 더 낮아진다"고 말했다.
다만 한빗코는 종합검사와 신고 수리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한빗코 관계자는 "종합검사에 따른 제재 조치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도 "변경신고 수리와 종합검사는 별개다. FIU에서도 별개로 처리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과태료 제재공시 이후 올린 공지사항에서도 한빗코는 '별개'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긍정적인 (변경신고)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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