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난 전남편, 겨울날 3살 딸 버려…영양실조 사망" 오열한 아내

남편과 불통이 고민인 아내가 전남편과의 사이에 낳은 딸이 세상을 떠나게 된 아픔을 털어놨다.

지난 16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는 결혼식을 앞두고 헤어짐의 갈림길에 서 있는 13년 차 '우결'(우리 결혼할 거야, 말 거야?) 부부 박재성(49) 김정화(41)가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아내는 지인과 만나 "내가 아이 떠나보내고 힘들었지 않냐"며 과거 이야기를 털어놓다 눈물을 보였다.

아내는 "저희가 재혼 가정이지 않나. 지금 첫째는 남편의 첫째고, 저도 처음 결혼에서 딸이 하나 있었다. 그런데 그 아이가 하늘나라로 먼저 갔다"고 말했다.

그는 "전 남편이 아이 3살 때 추운 겨울날 밖에 버렸다. 보니까 잘 먹지도 못했더라. 당시 전 남편에게 물어보니 '(아이가) 울면 누구라도 나와서 데려가겠지'라는 생각했다더라"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아이를 떠나보내게 된 상황을 묻자 아내는 힘들게 입을 열었다.

아내는 "저도 이혼 가정에서 자랐다. 일찍 가정을 꾸리고 싶은 마음에 가출을 해서 지내다가 남자 만나서 임신 먼저 하게 됐고, 혼인신고만 하고 아기 낳고 살았다. 그땐 너무 어렸다. 10대 때라 아무것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그땐 한참 PC방이 유행했다. 전 남편이 PC방을 다니다가 거기 종업원이랑 눈이 맞아 도망을 갔다. (전 남편을) 길 가다가 찾아냈다. 그때 제가 데리고 있던 아이를 전남편에게 키워보라고 줬다. 그러면 내연녀랑 떨어질 줄 알았다. 싫증이 날 줄 알고 아이를 줬는데 아기를 버렸다더라"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당시 시아버지한테도 많이 연락했다. '아이 어디 있느냐. 아이 내가 키울 테니까 달라'고 했다. 연락이 왔는데 아이를 버렸다더라. 아이가 죽었다더라"라며 눈물을 쏟았다.

외곽에서 일하다 아이 사망 소식에 새벽 시간에 달려갔다는 아내는 "눈물이 나서 (아이) 사진을 볼 수가 없었다. '아니라고, 내 딸 아니라고' 했다"며 오열했다.

이어 "경찰 조사가 이뤄졌고, 전 남편과 내연녀는 교도소에 가 있는 동안 제가 아이 화장해서 뿌려줬다"고 말했다.

아이의 사망 원인은 영양실조였다. 아내는 "먹지를 못했다더라. 영양실조였다. 둘 다 일을 안 하니까"라며 "사망 원인을 찾으려고 부검했는데 위랑 장에 물 한 방울도 안 나왔다더라"라고 말했다.

아내가 겪은 충격적인 사연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 역시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뭐라 말씀을 드릴 수가 없다. 너무 가슴이 아픈 일"이라며 통탄했다.

아내는 "'내가 잘못했구나.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게 잘못된 거구나' 생각했다. 엄마·아빠한테 사랑도 못 받고 많이 배우지도 못하고. 그런 부모 밑에서 태어나게 해서 내가 지켜주지도 못했고,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게 잘못된 거구나 싶었다"라고 당시 심정을 털어놓았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