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네타냐후와 '인도적 지원' 논의···회담 중 벙커로 대피하기도[이-팔 전쟁]
바이든 18일 이스라엘 방문 거론
NYT "정치 안보 측면서 엄청난 도전"
미국이 이스라엘의 목표인 ‘하마스 제거’에 변치 않는 지지를 보내면서도 가자지구 내 민간인들의 인도주의적 위기에 대해 신경을 쏟고 있다. 국제사회는 물론 미국 내에서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이 무고한 희생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데 따른 것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이스라엘이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를 점령한다면 그것은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재방문해 미국의 지지를 확인하는 동시에, 가자지구 민간인들에게 닥친 문제 등을 논의했다.
매튜 밀러 국무부 대변인에 다르면 블링컨 장관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 하마스의 테러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이스라엘의 권리에 대한 자신의 확고한 지지를 강조했다. 또 이스라엘 정부가 자국민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것을 제공하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와 동시에 블링컨 장관은 이번 전쟁으로 위기를 맞이한 가자지구 등의 민간인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촉진하기 위해 미국이 유엔 및 중동 지역 파트너 국가들과 긴밀히 조율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논의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12일 이스라엘로 급파돼 네타냐후 총리를 1차로 만난 뒤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을 방문하고 나서 다시 이스라엘을 찾았다. 블링컨 장관의 이번 방문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에 앞서 사전 조율의 성격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18일 이스라엘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초 이날 콜로라도주를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국가안보 회의’를 이유로 취소해 이스라엘을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방문한다면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 △이란·헤즈볼라 등을 향한 경고 △이스라엘에 전쟁법 준수 촉구 등 다각도의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악시오스 등 미 언론들은 분석했다.
미국은 이와 동시에 이란과 헤즈볼라 등이 이번 전쟁에 개입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전날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출동이 격화되며 북쪽(레바논 무장 단체 헤즈볼라와 대치한 이스라엘 북부)에서 두 번째 전선이 형성되거나 이란이 개입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의 대리 세력인 레바논 헤즈볼라는 상당한 군사력과 이스라엘을 공격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스라엘 북부를 습격하고 있다”면서 “물론 이란이 어떤 방식으로든 직접 개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 혁명수비대가 시리아 동부 도시 데이르 에조르에 있던 병력을 이스라엘과 좀 더 가까운 다마스쿠스 인근 지역으로 재배치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활동가들은 WSJ에 “재배치된 병력 중 일부는 미사일 전문가들”이라고 밝혔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14일 카타르와의 회담에서 “이스라엘 정권이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한 범죄를 계속한다면 이 지역(중동) 현상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시온주의자들(이스라엘)의 공격이 멈추지 않는다면 역내 모든 당사자의 손이 방아쇠에 오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을 비롯해 레바논·시리아 등 주변 이슬람 국가들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공에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국경에서 2㎞ 이내에 있는 28개 마을 주민들을 대피시키기 위한 계획을 가동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복잡한 중동 상황과 관련해 ‘하마스 제거’와 ‘팔레스타인 국가’라는 두 가지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미국 CBS 방송 심층 인터뷰 프로그램 ‘60분’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면서도 하마스 제거에 대해서는 변치 않는 지지를 표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당국이 필요하다, 팔레스타인 국가로 가는 길이 필요하다”고 전하면서 ‘두 국가 해법’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마이클 헤르조그 주미 이스라엘 대사는 CNN에 “우리는 팔레스타인을 점령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네타냐후 총리와 블링컨 장관은 회동 중에 하마스의 로켓 공격으로 공습 사이렌이 울리면서 5분간 벙커로 대피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즈(NYT)는 “이런 중요한 순간에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방문한다면 정치와 안보 측면에서 백악관에 엄청난 도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윤홍우 특파원 seoulbird@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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