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지 않은 인기' 특례보금자리론, 가계부채 바로미터?

노명현 2023. 10. 17.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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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말 기준 신청금액 잔액 40.5조원
금리인상·일반형 마감에 막판 수요 몰려
주금공 "10월 이후 수요 감소할 듯"
가계대출 잠재 수요 여전

가계부채 증가 발화점으로 꼽히는 특례보금자리론 인기가 여전히 뜨겁다. 금융당국이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를 인상했지만 내 집 마련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수요는 줄지 않았다.

공급을 담당하는 주택금융공사(주금공)은 막판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하며 이달부터는 신청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시중은행보다 금리 매력도가 높은 만큼 자격을 갖춘 서민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특례보금자리론에 대한 관심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이는 향후 가계부채 증가 여부의 바로미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9월 한달 만 5.1조 신청…막판 수요 몰렸다

주금공에 따르면 9월말 기준 특례보금자리론 유효 신청액(누적)은 40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8월말(35조4000억원) 대비 5조1000억원(한달 신청액) 증가했다.

지난 6월 이후 한달 유효 신청액은 6월 3조3000억원과 7월 2조9000억원, 8월 4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감안하면 최근 4개월 가운데 9월 신청액이 가장 많았다.

특례보금자리론 유효 신청액 잔액 추이/그래픽=비즈워치

금융당국은 특례보금자리론이 가계대출 증가 시작점이 된 것으로 보고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시장금리를 적극 반영하기로 했다. 이에 일반형 금리는 2회 연속, 서민 실수요자가 이용하는 우대형 금리도 한 차례 인상했다. 지난달 7일부터 특례보금자리론 신청자는 일반형 4.65~4.95%, 우대형은 4.25~4.55%의 금리를 적용받는다. ▷관련기사: 가계부채 '원흉'된 특례보금자리론, 금리 올린다(8월30일)

이전보다 금리 부담이 커졌음에도 신청 규모는 여전했다. 특히 지난달 27일부터 일시적 2주택자와 일반형 상품 공급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마감 전 신청하려는 수요가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주금공 관계자는 "일반형과 일시적 2주택자 신청접수 중단 전 미리 신청하려는 수요가 몰려 유효 신청액이 다소 늘어났다"며 "이달부터는 신청 수요가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 매력 눈에 띄는데…신청 줄어들까

특례보금자리론 금리에 시장금리를 적극 반영해 수요를 줄이기로 했던 금융당국은 10월에는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를 동결했다. 우대형(집값 6억원·부부합산 연소득 1억원 이하) 금리는 만기에 따라 연 4.25~4.55%가 적용된다. 저소득청년과 신혼가구 등 우대금리 중복한도를 충족하면 최저 3.45~3.75% 수준이다.

최근 시중은행은 주담대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하고 있다. 은행채 발행 증가와 함께 발행금리도 오르고, 수신금리도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계대출 수요를 줄이기 위해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주담대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로 인해 현재 시중은행 주담대 상단은 7%를 넘어선 상태다. 한 때 특례보금자리론과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 차이가 크지 않아 특례보금자리론에 대한 비판도 있었지만 현재는 많게는 3%포인트 가량 차이가 난다. 일반형이 사라지면서 자격 요건은 까다롭지만 자격을 갖춘 수요자라면 특례보금자리론 매력이 이전보다 돋보이는 상황이다.

일반형 공급이 중단된 만큼 특례보금자리론 전체 신청 규모는 이전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다만 감소 규모에 관심이 쏠린다. 우대형 상품만으로도 신청 규모가 크게 줄지 않는다면 내 집 마련 수요가 여전히 많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까닭이다.

이를 가계대출 증가세 가늠자로 활용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시중은행 가계대출은 주담대를 중심으로 지난달까지 증가세를 이어갔다. ▷관련기사:가계대출 증가세 '주춤'...주담대는 6조 넘어(10월12일) 다만 이달 들어 금리 인상 폭이 확대되면서 대출 받으려는 수요자들의 금융 부담이 이전보다 커졌다. 

당장은 금리 부담에 가계대출 수요가 주춤할 수 있지만 부동산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가 크다면 언제든 다시 은행 문을 두드릴 수 있다. 특례보금자리론 신청액 추이에 관심이 가는 이유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특례보금자리론과 시중은행과의 금리차가 커 우대형 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일반형 공급 중단으로 전체 신청액은 줄겠지만 부동산 시장에서의 대출 수요는 지속되고 있는 상황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시장금리 인상 압력이 존재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금융상품에 대한 인기가 있을 환경"이라며 "이는 시장에 잠재적인 대출 수요가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명현 (kidman0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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